동남아시아

전진당의 총선 승리와 ‘의회 쿠테타’ 

이 글은 2023년 5.14 태국 총선을 분석하며 전례 없는 의제들이 공론화된 태국 정치의 오늘을 논한다. 제1당으로 부상한 전진당은 징병제 폐지, 왕실모독법 개정 등 태국 사회 중추 권력 개혁을 공약에 배치했다. 전진당의 대범함은 총선 승리의 이유이자 기득권층의 저항을 받는 이유다. 이 저항은 전진당 총리 후보 피타 림짜른랏에 대한 투표 부결로 귀결됐다. 2014 쿠테타 세력이 제정한 현행의 ‘유사민주주의’ 한계는 지속될 것이다. 또한 친탁신계 프어타이당이 전진당 배제 연정을 이끌며 태국 정치갈등은 체제 변화와 맞물릴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엘리트 정부와 근대화의 언어 규범

싱가포르의 언어 정책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면서 종족에 따라 각기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정책으로 요약된다. 다종족 사회 싱가포르의 국민은 모두 영어를 ‘실용성의 언어’로 사용하는 동시에 각 종족의 언어를 ‘정체성의 언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싱가포르의 언어 정책이 인구의 75%를 구성하는 중국계 주민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영국 식민통치 시기 엘리트의 언어 규범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일반 주민에게 강요되면서 나타난 부작용과 한계에 주목한다.

끼에우의 마음(心)은 어디로 갔을까? – 베트남 고전 『쭈옌끼에우』 톺아보기

『쭈옌끼에우』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으로, 주인공인 ‘끼에우’가 세상에서 직면하게 되는 고난과 시련이 베트남 민족의 상황과 동일시되면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끼에우를 모범으로 삼고 그의 삶을 통해 위안을 얻을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에 걸맞은 시각으로 끼에우의 삶과 그의 ‘진정한 마음’을 다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