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창조되고 언어와 피부색이 다양한 것은 신의 징표 중 하나다.”(쿠란 30장 22절)

언어는 인간 생활과 사회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는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지만, 그 언어가 모두 같은 권력과 지위,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언어 사이에도 권력 관계가 존재한다. 어떤 언어는 한 나라의 국어 또는 공용어로서 권력을 가지고 사회적 위계 질서에서 상층부에 존재하는 반면, 어떤 언어는 소외되고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가는 언어 정책을 통해 언어 간 질서와 관계를 재생산하거나 변형하고 때로는 국가가 표방하는 정체성을 사회에 주입하고자 한다.

이처럼 언어 간 권력 관계는 곧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 사이의 권력 관계를 반영하며, 한 사회에서 언어가 사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곧 그 사회 내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와 사회 질서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다양성+Asia> 23호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언어가 사회 및 정치와 맺고 있는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진당의 총선 승리와 ‘의회 쿠테타’ 

이 글은 2023년 5.14 태국 총선을 분석하며 전례 없는 의제들이 공론화된 태국 정치의 오늘을 논한다. 제1당으로 부상한 전진당은 징병제 폐지, 왕실모독법 개정 등 태국 사회 중추 권력 개혁을 공약에 배치했다. 전진당의 대범함은 총선 승리의 이유이자 기득권층의 저항을 받는 이유다. 이 저항은 전진당 총리 후보 피타 림짜른랏에 대한 투표 부결로 귀결됐다. 2014 쿠테타 세력이 제정한 현행의 ‘유사민주주의’ 한계는 지속될 것이다. 또한 친탁신계 프어타이당이 전진당 배제 연정을 이끌며 태국 정치갈등은 체제 변화와 맞물릴 전망이다.

언어가 정치가 될 때: 아프리카의 언어다양성, 식민주의, 종족 정체성의 역학...

전세계에서 언어다양성이 가장 높은 대륙 아프리카를 종족정체성, 식민주의라는 열쇠어를 통해 그 다양성이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구체적, 대표적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식민통치는 아프리카의 언어상황에 영향을 미쳤으며, 언어는 종족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 언어를 통해 강화된 종족정체성은 정치적 도구화, 분쟁과 갈등 유발로 이어질 수 있다.

포스트 소비에트 무슬림 국가의 표기체 전환

소련의 해체로 독립한, 러시아연방 외 14개국은 모두 토착주도민족의 명칭을 국명으로 정하고 이들의 모어를 국어로 정하면서 소비에트의 잔재를 없애고 탈 러시아화의 상징적인 조치로 표기체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특히 남캅카스의 아제르바이잔과 중앙아시아의 5개국은 과거 아랍문자를 사용하다가 소련 초기 라틴문자, 1930년대 중반 이후 키릴로 교체되어 50년 동안 쓰였지만, 1991년 독립과 함께 아제르바이잔을 선두로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라틴으로 전환했고 카자흐스탄은 2025년이 전환 목표 연도이다. 그러나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공식적으로 전환 계획이 아직 없다.

방문학자

“어딘가”로 향하는 고려인들의 여정: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영화에 나타나는 정체성과 소속감

고려인은 소련 시기의 한인 디아스포라로, 여러 역사적 이유로 인해 19세기 한반도에서 러시아 극동으로 이주한 뒤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되어 지금까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질적이고 민족적으로 낯선 환경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러시아, 소련, 중앙아시아, 유럽 문화가 혼합된 동시에 본래의 한민족 정체성이 변형되고 부분적으로 상실되었다.

유령도시에서 벗어나기: 중국의 도시 건설 과정과 지역시민권의 구성

최근 중국의 경제위기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리며 빈집 문제를 다시 소환하고 있다. 유령도시 담론으로부터 이어져온 과잉 공급과 빈집의 문제는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새로운 현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유령도시와 빈집 담론은 지역적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지속적인 도시 건설 과정과 새로이 개발된 도시 지역의 변화 양상을 간과하게 한다.

세계경제환경의 변화와 한일경제관계의 재정립을 위하여

한일경제관계는 201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점차 약화되어 왔다. 한일자유무역협정은 2003년에 협상을 개시하였지만 2004년에 좌초되었고 양국의 금융 협력의 하나인 한일통화스왑도 2013년에 재계약이 종료되었다. 더구나 2019년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하여 양국 간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탄력적 한류와 문화다양성의 해체 : 대중문화와 문화예술의 연결 논리

한류의 성장은 단순히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류는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다양한 문화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 문화 자체도 변화와 발전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대중문화 중심 한류와 문화예술영역의 적극적 교류와 연결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문화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이해와 공감을 촉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