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의 핵심 협력 파트너,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은?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계기 자카르타에서 아세안과의 외교관계를 미·중·일·러 4강 외교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을 천명했다. 이후 2018년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인 ‘신남방정책특별위윈회’ 설치, 2019년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개최 등을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가 급진전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아세안과의 협력관계가 기존의 경제부문 뿐만 아니라 정치·안보 부문에서도 크게 진전되었다.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협력에서도 아세안은 기존의 ARF를 통한 대화창구 제공 노력 이외에 최근 1~2차 북미정상회의를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개최하며 유례없는 협력을 제공한 바 있다. 아세안은 신남방정책 발표 이전에도 이미 교역량 2위, 투자 2위의 핵심 협력 파트너였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포스트 차이나 시대의 대표적인 대안으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우리의 대표적인 주력 첨단 수출제품인 스마트폰은 이미 베트남에서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자동차 생산을 위한 차량 및 배터리 생산 기지 건설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에도 큰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코로나19 펜데믹 발생 이후 우리와 아세안의 경제 관계 변화 분석을 통해 향후 양측의 협력방안을 논하는 기회를 찾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對세계 교역 8.8% 감소 對아세안 교역은 7.7% 감소로 선방
우리와 아세안의 교역은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일시적인 반등이 있었으나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2010년부터는 미국, EU, 일본 등 우리의 전통적인 핵심 교역 대상국을 제치고 제2위 교역 대상지로 부상했으며 2019년 교역량 약 1,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1~9월 기준 우리의 對세계 교역은 전년동기간대비 8.8% 감소했다. 국별로는 전년동기간 대비 3.0% 감소, 미국과 EU의 교역 감소폭은 2.3% 수준에 불과하나 對아세안 교역은 7.7% 감소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양호한 편이며 교역 대상지 2위의 입지를 고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對베트남 교역 충격은 양호, 싱가포르는 수출 급감, 수입 급증
우리의 2020년 1~9월 누적액 기준 對아세안 국별 수출입은 국별로 증감이 상이한 구조를 보인다. 우선 수출의 경우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베트남에 대한 수출이 전년동기간 대비 약 17억 달러 가량 감소했으며, 2위 수출대상국인 싱가포르에 대한 수출이 약 22억 달러 감소한 것이 주목을 끈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수출 상위권 국가들 또한 10억 달러 이상 수출이 감소했으나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출액은 약 2억 달러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인도네시아로부터의 수입 감소와 싱가포르로 부터의 수입 증가가 대조적인 구조를 보인다. 對인도네시아 수입은 약 11억 달러 감소해 전체 수입 감소액의 약 83%를 차지하며, 對싱가포르 수입은 對아세안 수입 감소 규모와 유사한 규모인 약 13억 달러 증가했다. 우리의 對아세안 교역에서 약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 교역은 2019년 1~9월 약 519억 달러에서 2020년 1~9월 약 499억 달러로 전년동기간 대비 약 4% 감소해 對아세안 교역 감소폭을 다소 줄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위 교역 상대국인 싱가포르의 경우 수입이 크게 증가해 수입 감소폭의 절반 이상을 상쇄한 것이 특징이다. 3위 교역 상대국인 말레이시아의 경우 전년동기간 대비 교역량이 약 4천 8백만 달러 증가했다.
(단위: 백만 달러, %)
국가명 | 수출 | 수입 | ||||||||
금액 | 비중 | 증가율 | 증감액 | 비중 | 금액 | 비중 | 증가율 | 증감액 | 비중 | |
베트남 | 34,269 | 53.1 | -4.9 | -1,768 | 23.8 | 15,640 | 38.2 | -2.0 | -313 | 22.8 |
싱가포르 | 7,627 | 11.8 | -23.1 | -2,287 | 30.8 | 6,273 | 15.3 | 27.9 | 1,369 | -99.8 |
말레이시아 | 6,982 | 10.8 | 3.2 | 217 | -2.9 | 6,540 | 16.0 | -2.5 | -169 | 12.3 |
필리핀 | 5,427 | 8.4 | -15.8 | -1,022 | 13.8 | 2,157 | 5.3 | -23.2 | -652 | 47.5 |
태국 | 4,859 | 7.5 | -17.6 | -1,038 | 14.0 | 3,832 | 9.4 | -5.6 | -226 | 16.5 |
인도네시아 | 4,353 | 6.7 | -24.8 | -1,438 | 19.4 | 5,689 | 13.9 | -16.7 | -1,144 | 83.4 |
미얀마 | 455 | 0.7 | 8.6 | 36 | -0.5 | 362 | 0.9 | -17.0 | -74 | 5.4 |
캄보디아 | 415 | 0.6 | -20.0 | -104 | 1.4 | 246 | 0.6 | -5.0 | -13 | 0.9 |
브루나이 | 67 | 0.1 | 13.6 | 8 | -0.1 | 172 | 0.4 | -47.4 | -155 | 11.3 |
라오스 | 37 | 0.1 | -38.3 | -23 | 0.3 | 34 | 0.1 | 13.3 | 4 | -0.3 |
총계 | 64,490 | 100.0 | -10.3 | -7,419 | 100.0 | 40,946 | 100.0 | -3.2 | -1,372 | 100.0 |
표 2. 한국의 對아세안 국별 교역 현황(2020년 1~9월 누적액 기준)
자료: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산업재 중심 교역 감소 불구 핵심 산업 교역은 선방
2020년 1~9월 한국의 對아세안 품목별 수출은 상위 품목인 기계류, 광물성연료, 플라스틱, 철강 등 여타 산업재들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으나, 수출 총액의 약 42%를 차지하는 전기기기와 부품품(HS-Code 85)의 對아세안 수출이 전년동기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산업재 중심으로 구성된 한·아세안 생산네트워크에 대한 타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나 핵심 교류 분야인 전기기기 부문의 생산네트워크에 대한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수입의 경우 1~2위인 전기기기 및 기계류의 수입은 증가했으며, 광물성연료, 의류, 목재, 철강 등의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목을 끈다. 또한 수출입 모두 소재 및 에너지 부문에 대한 교역이 크게 감소한 것은 핵심 산업 교역이 선방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산업 생산 활동이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임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단위: 억 달러, %)
순위 | 수출 | 수입 | ||||||||
코드 | 품목명 | 금액 | 비중 | 증감률 | 코드 | 품목명 | 금액 | 비중 | 증감률 | |
1 | 85 | 전기기기와 부분품 | 271.0 | 42.0 | 1.8 | 85 | 전기기기와 부분품 | 130.2 | 31.8 | 5.4 |
2 | 84 | 기계류 및 부분품 | 50.8 | 7.9 | -11.9 | 84 | 기계류 및 부분품 | 47.8 | 11.7 | 12.6 |
3 | 27 | 광물성 연료 | 48.1 | 7.5 | -42.2 | 27 | 광물성 연료 | 44.7 | 10.9 | -20.1 |
4 | 39 | 플라스틱 및 제품 | 36.0 | 5.6 | -10.0 | 62 | 의류(편물제외) | 20.1 | 4.9 | -18.8 |
5 | 72 | 철강 | 30.2 | 4.7 | -17.2 | 90 | 광학 정밀기기 | 15.0 | 3.7 | 8.7 |
6 | 89 | 선박과 수상구조물 | 28.9 | 4.5 | -0.4 | 61 | 의류 편물 | 13.0 | 3.2 | -6.6 |
7 | 90 | 광학 정밀기기 | 25.7 | 4.0 | -15.9 | 64 | 신발류 | 11.0 | 2.7 | 1.4 |
8 | 87 | 차량 | 13.9 | 2.2 | -40.8 | 44 | 목재 및 목탄 | 10.5 | 2.6 | -7.5 |
9 | 60 | 의류 편물 | 9.5 | 1.5 | -20.2 | 38 | 화학공업 생산품 | 8.3 | 2.0 | 5.8 |
10 | 40 | 고무 및 부분품 | 9.4 | 1.4 | -8.3 | 72 | 철강 | 7.3 | 1.8 | -32.1 |
총계 | 644.9 | 100.0 | -10.3 | 총계 | 409.5 | 100.0 | -3.2 |
표 3. 한국의 對아세안 품목별(HS-Code 2단위) 수출입 현황(2020년 1~9월)
자료: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산업 생산네트워크 중심으로 구성된 한아세안 교역, 소비재 교역은 수입 중심
한·아세안 가공단계별 교역 구성을 보면 양측의 경제 협력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데,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의 경우 중간재의 비중이 약 80%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어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의 80% 이상은 아세안 현지 산업활동에 투입되는 부품으로 구성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간재에 이어서 약 13.6%의 비중을 차지하는 자본재는 산업 활동에 활용되는 설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자본재와 중간재를 합산해 보면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은 약 94%가 아세안 현지 산업활동에 투입되는 부품과 설비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수출 후 아세안 현지 시장에서 소비되는 소비재의 비중은 5% 수준에 지나지 않는데, 최근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소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 비해서는 미약한 수준으로 보인다. 한국의 對아세안 수입의 경우도 중간재가 전체 수입에서 약 5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자본재의 비중도 16.5%로 중간재와 자본재를 합하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한국의 對아세안 수입에서 1차산품(농수산물)과 소비재의 수입의 비중이 약 27%를 차지하는데 이는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수준인 점과 대조적이다. 즉 한아세안 교역은 자본재와 중간재로 대표되는 산업재 교역이 주를 이루며 아세안의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아직 미약한 상황이나 한국의 아세안산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단위: 억 달러, %)
가공단계별 | 수출 | 수입 | ||||
금액 | 비중 | 증감률 | 금액 | 비중 | 증감률 | |
1차산품 | 3.5 | 0.5 | -4.9 | 29.8 | 7.3 | -23.0 |
소비재 | 33.1 | 5.1 | -13.2 | 81.5 | 19.9 | -4.4 |
자본재 | 87.6 | 13.6 | -16.7 | 67.7 | 16.5 | 23.8 |
중간재 | 518.3 | 80.4 | -9.2 | 226.0 | 55.2 | -5.8 |
기타 | 2.4 | 0.4 | 89.9 | 4.4 | 1.1 | -6.6 |
총계 | 644.9 | 100.0 | -10.3 | 409.5 | 100.0 | -3.2 |
표 4. 한국의 對아세안 가공단계별 수출입 현황(2020년 1~9월)
자료: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20년 한·아세안 교역은 모든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특히 자본재, 소비재의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아세안측의 소비와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일상 생활에 소비되는 소비재의 감소는 물론 산업 시설에 투입되는 설비가 주를 이루는 자본재에 대한 수요 또한 감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본재와 중간재의 수입 감소는 글로벌 교역 위축도 일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한아세안 생산네트워크는 한국이 설비와 부품을 제공하고 아세안이 토지와 노동력을 투입해 미주, 유럽 등지로 수출하는 형태로 구축되어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주 및 유럽의 수요 감소가 간접적으로 한국의 對아세안 자본재·중간재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수입에서는 1차산품과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이 보이는데 이는 한국의 아세안산 농수산물과 소비재에 대한 수입이 탄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아세안산 농수산물과 소비재는 한국 시장에서 수요의 탄력성이 낮은 필수 소비재라기 보다는 소비 여력의 감소에 따라 소비를 줄일 수 있는 非필수 소비재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아세안으로부터의 자본재 수입은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3%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에도 불구하고 전기전자 부문과 같은 핵심 산업의 생산네트워크 운용을 위한 활동이 유지되고 있는 점과 유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세안, 코로나19 팬데믹 중 한국의 투자 대상지 2위 입지 탈환
아세안은 한국의 핵심 교역 지대이자 투자지대로 제3의 투자대상지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20년 6월까지의 투적 투자액 기준으로 한국의 국별 투자 대상지 순위는 미국, EU, 아세안, 중국, 케이만군도 순이다. 최대 투자처로서의 미국의 지위는 변하지 않으나 최근 수년간 EU에 대한 금융투자가 증가해 EU가 제2위 투자국으로 부상한 바 있으나 2020년에는 對EU 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아세안이 2위 투자국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한때 우리의 최대 투자대상국이었던 중국은 미국, 아세안, EU, 케이먼군도에게 상위 순위를 내어주며서 5위 투자국으로 밀려났다. 반면 우리의 對아세안 투자는 큰 등락 없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유지해왔으며, 2017년 11월 신남방정책 발표 후 2018~2019년에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 주목을 끈다. 이는 최근 수년간 미중 무역 분쟁과 중국의 내수 우선 정책으로 인해 저비용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의 매력이 반감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의 대안으로서 아세안의 매력이 주목을 받은 것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공세가 확대되면서 대미 수출에 주력해온 다수 제조 기업들의 탈 중국 현상이 가속된 바 있으며, 이러한 경제환경 변화를 주목한 아세안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탈중국 기업 유치에 주력해온 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위: 백만 달러,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투자 감소 불구 對아세안 투자는 7.5%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2020년 1~6월 기준 한국의 대세계 직접투자액이 전년동기간대비 16.6% 감소한 점에 비해, 동기간 한국의 對아세안 직접투자액은 약 7.6% 증가했다. 최대 투자 대상국인 미국의 경우 2020년 1~6월 누적 투자액이 약 73억 달러로 전년동기간대비 0.6% 감소해 큰 차이가 없는 반면, EU는 2020년 1~6월 누적 투자액 약 36억 달러로 전년동기간대비 30.9% 감소했다. 케이만군도의 경우 2020년 1~6월 누적투자액이 약 35억 달러로 전년동기간대비 8.3% 감소했으며, 중국의 경우 2020년 1~6월 누적투자액 약 12.6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66% 감소했다.
(단위: 백만 달러)
베트남向 제조업, 금융 투자 감소, 싱가포르向 도소매, 부동산 투자 증가
한국의 對아세안 직접투자 누적액을 살펴보면 베트남이 전통적으로 제1위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3위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까지 합하면 전체 투자액의 약 7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해 특정 국가에 대한 쏠림이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6월 한국의 對아세안 국별 직접투자를 살펴보면 제2위 투자대상국인 싱가포르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해 2020년 통계만 본다면 싱가포르가 한국의 최대 투자국인 상황이다. 반면 전통적인 1위 투자국인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전년동기간 대비 15.3% 감소했다. 3위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0년 1~6월간 약 4억 달러의 투자가 시행되면서 전년동기간대비 18.1% 증가했다. 투자 비중 10% 미만 국가 중에서는 미얀마와 태국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한 반면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대한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 가장 투자 증가폭이 큰 싱가포르의 경우 도소매업, 부동산업 등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해 전반적인 투자 증가세를 주도했다. 2020년 1~6월에 아세안 최대 투자대상국 자리를 내어준 베트남은 최대 투자업종인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동기간대비 약 20% 감소해 전반적인 투자 감소를 주도했다.
(단위: 백만달러, %)
전통적 최대 투자업종(제조업, 금융)은 투자 부진, 부동산·도소매 등이 투자를 주도
한국의 업종별 對아세안 직접투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제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 전체 투자액의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금융보험(13.2%), 광업(12.7%) 정도에 그쳐 최상위권에 투자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6월에도 유사하게 유지되나 업종별로 증감이 보인다. 우선 전통적인 최대 투자업종인 제조업 및 금융보험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각각 17.7%, 28.7% 감소한 것이 주목을 끈다. 하지만 제조업과 부동산업 부문의 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투자 업종인 부동산업, 도소매업, 전문과학기술, 광업 등에 대한 투자가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며 2020년 1~6월 한국의 對아세안 직접투자의 증가세를 주도했다.
(단위: 백만달러, %)
업종 대분류 | 2020년 6월 누적 | 업종 대분류 | 2020년 1~6월 | |||
금액 | 비중 | 금액 | 비중 | 증가율 | ||
제조업 | 33,157.4 | 43.3 | 제조업 | 1,477.8 | 31.9 | -17.7 |
금융·보험 | 10,089.2 | 13.2 | 금융·보험 | 827.5 | 17.9 | -28.7 |
광업 | 9,756.3 | 12.7 | 부동산업 | 818.4 | 17.7 | 98.3 |
도소매업 | 6,782.2 | 8.9 | 도소매업 | 693.6 | 15.0 | 209.7 |
부동산업 | 4,884.6 | 6.4 | 전문·과학·기술 | 188.9 | 4.1 | 26.6 |
건설업 | 2,591.8 | 3.4 | 광업 | 184.1 | 4.0 | 54.9 |
정보통신업 | 1,738.8 | 2.3 | 건설업 | 127.9 | 2.8 | -5.5 |
운수·창고업 | 1,657.1 | 2.2 | 정보통신업 | 85.4 | 1.8 | -12.0 |
전기·가스·증기 | 1,425.6 | 1.9 | 숙박·음식점업 | 72.3 | 1.6 | 111.1 |
숙박·음식점업 | 1,260.7 | 1.6 | 운수·창고업 | 42.3 | 0.9 | -49.0 |
전문·과학·기술 | 1,009.2 | 1.3 | 전기·가스·증기 | 29.3 | 0.6 | -17.7 |
농림어업 | 972.8 | 1.3 | 교육 서비스업 | 27.6 | 0.6 | 314.4 |
사업시설·임대 | 579.8 | 0.8 | 농림어업 | 19.2 | 0.4 | -20.8 |
예술·스포츠·여가 | 405.0 | 0.5 | 예술·스포츠·여가 | 17.8 | 0.4 | 760.8 |
교육 서비스업 | 129.8 | 0.2 | 사업시설 임대 | 16.0 | 0.3 | 4.6 |
수도·하수·폐기물 | 56.2 | 0.1 | 협회·단체·기타 서비스 | 1.1 | 0.0 | 177.9 |
협회·단체·기타 서비스 | 43.4 | 0.1 | 보건·사회복지 | 1.0 | 0.0 | -89.0 |
보건·사회복지 | 32.1 | 0.0 | 수도·하수·폐기물 | 0.4 | 0.0 | -18.0 |
행정·국방·사회보장 | 1.0 | 0.0 | 행정·국방·사회보장 | 0.0 | 0.0 | -38.1 |
합계 | 76,572.9 | 100.0 | 총합계 | 4,630.3 | 100.0 | 7.6 |
표 6. 한국의 업종별 對아세안 직접투자 내역
자료: 한국수출입은행(www.koreaexim.go.kr)
코로나19 팬데믹 불구 한·아세안 경제교류는 양호, 조속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관건
코로나19 발생으로 전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나 다행히 2020년 3/4분기까지는 여타 주요 교역 및 투자 대상국과의 교류에 비해서 한국의 對아세안 교역과 투자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한국의 글로벌 교역 감소에 비해서 對아세안 교역 감소의 폭이 작은 편이고, 한아세안 생산네트워크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전기·전자 부문의 교역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생산네트워크 중심의 한아세안 교역은 가공단계별 수출입 구조에도 반영되어 있는데 한국의 對아세안 수출의 94%가 아세안 현지의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자본재와 중간재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교역 구조 탓에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의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경우 우리의 對아세안 교역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향후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회복세에 진입하더라도 對아세안 교역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한국의 對아세안 투자 또한 여타 주요 투자대상국에 비해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상반기 한국의 대세계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6.6% 감소한 반면 對아세안 투자는 5.6% 증가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2017년 11월부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으로 인한 對아세안 투자 진출 지원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지난 3여년간 한국의 투자 대상국 2위 자리를 지켜온 EU에 대한 투자는 감소한 반면 對아세안 투자가 증가해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이 2위 투자대상국의 자리를 탈환하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전통적인 주요 투자대상국인 베트남에 대한 제조업과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는 감소한 반면, 싱가포르 시장에 대한 유통, 부동산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는 한국의 글로벌 교역 투자에 비해서 對아세안 교역 투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도 한·아세안 생산네트워크로 생산되는 제품들의 핵심 수요처인 미주, 유럽 등지의 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우리와 아세안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가 미주나 유럽 등지에 비해서 양호한 상황이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임상 실험 중인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이 조기에 이루어질 경우 2021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경제도 다시 성장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소개
이재호 전문연구원(jhlee@kiep.go.kr)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 지역경제 연구 담당자로 재직 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동남아 경제 지역연구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6년부터 현직에 있다. 동남아 경제 및 지역연구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대아세안 경제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 제언을 수행해왔다.
참고문헌
- 한국무역협회 www.kita.net
- 한국수출입은행 www.koreaexi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