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아프리카의 종교: 무엇을 믿고 무엇을 행하는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다양한 종교는 각 지역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종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이 믿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교는 또한 개인의 가치관과 믿음을 넘어 사회 질서가 구성되는 방식과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종교적 규범의 올바른 수행을 둘러싼 논의, 종교 생활에서 나타나는 전통과 현실 사이의 긴장 관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른 형태를 다르게 수행되고 실천되는 종교의 모습 등은 종교가 결코 동질적이거나 고착된 형태가 아니라 여러 얼굴을 가지고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유동적 성격을 가짐을 시사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종교는 다양한 모습과 형태를 지닌다. 서구식 종교관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동북아시아의 종교 지형과 외래 문화와 토착 문화의 독특한 결합 양상을 보여주는 필리핀의 가톨릭은 아시아 종교가 가진 특수성을 보여주는 예다. 종교는 또한 사회의 한 구성 요소로서 사회의 변화와 함께 변화한다. 이러한 점은 현대 인도의 힌두교, 국제정치적 변화에 따른 UAE의 종교 담론 변화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동시에 소련의 무신론 정책에서 살아남은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아프리카의 전통 종교가 보여주듯이 지역 문화의 핵심 기층 요소로서 종교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종교를 이해하는 것은 곧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문화, 정치, 사회와 변화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라는 인식에 따라 이번 『다양성+Asia』 21호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지역 종교가 가진 다양한 측면과 특수성을 살펴본다.

중앙아시아 이슬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극단주의 이슬람인가? 전통적인 관습의 이슬람인가?

이 글은 중앙아시아 이슬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즉 극단주의 이슬람인가? 전통적, 관습의 이슬람인가? 라는 주제로 구성되었다. 특히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신정국가를 주장하는 이념으로 작동했던 1990년대, 2000년대 이슬람 원리주의는 중앙아시아 지역권의 전통적 이슬람보다 수용적이지 못했다.

가족관계를 통해 표현되는 필리핀 가톨릭의 예수와 성모 숭배

필리핀 가톨릭에서 아이 예수와 성모 숭배, 그리고 사순절과 성주간의 고행 의례는 공감을 통해 호혜성이 발휘되는 가족관계의 이상을 신과의 관계에 투영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어른이 아닌 ‘아이’ 예수상을 모시면서 신의 계시나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은 좀 더 편안하고 일상적일 수 있다.

동북아 종교 지형을 읽는 눈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종교 지형을 어떤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을까? 종교 소속에 기반을 둔 종교 인구 분포로는 동북아 사회에서의 종교현상을 적절하게 묘사하기 어렵다. 19세기 이후 서구에서 도입된 근대적 종교 개념은 동북아시아의 전통적인 범주들과 결합, 충돌하였다.

‘치유의 힘’, 현실에서 구원을 찾는 아프리카인의 신앙세계

아프리카인은 종교적이다. 아프리카인이 종교적인 이유는 신앙이 이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신앙이 아프리카인의 일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아프리카인이 신앙을 통해 치유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상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불행과 질병을 신앙의 힘을 빌어 해결하려 한다.

아라비아반도는 아브라함의 가족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평화로운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까?

유대인들은 1948년 건국 직후부터 주변 아랍 국가들과 그 너머의 무슬림들로부터의 고립과 적대,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랍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고 최근에 와서는 UAE를 기반으로 아랍 내에서 입지를 마련해가고 있다. 이글은 아랍국가들의 불문율이던 반이스라엘의 장벽을 유대인들이...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모든 곳에 있는 신(神)들과 공존하는 나라, 인도

현대 사회는 종교를 선택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이것을 인도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인도에서 종교는 어떤 종교를 갖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그들의 일상 생활양식이며 규범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와 같은 다양한 종교의 발상지이지만, 현재 인도 인구의 80%정도는 힌두교도로 구성된다.

아시아·아프리카의 지역 현안과 분석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현안은 다양하지만, 모두 각 지역의 심층에 있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배경을 반영한다. 사법부 개혁을 둘러싼 이스라엘의 혼란은 이스라엘 사회와 정치에 내재한 갈등을 드러내며, 중국 청년 사이에서 새롭게 등장한 담론은 중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 양자경, 또는 미셸 여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은 사회 심층에 깔린, 그래서 우리가 포착하지 못했던 말레이시아의 종족적 복잡성을 드러냈다. 한편 인도의 개종금지법을 둘러싼 논의는 종교 문제가 인도 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인도의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종교의 자유’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보여준다.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은 또한 국제정세의 변화와 강대국 간 경쟁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강대국 간 경쟁이 펼쳐지는 무대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는 이 경쟁의 수동적 객체가 아닌, 자신들의 운명을 직접 규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능동적 주체다. 중앙아시아 튀르크권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역 협력과 경제적 통합을 추구하며 국제정세 변화 속 주체성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다양성+Asia』 21호가 다루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다양한 현안과 분석을 곧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신 돌궐제국’의 부활?: 튀르크 국가 기구를 통한 중앙아시아와 튀르키예의 연대

중앙아시아의 튀르크 민족 국가들은 튀르크 국가 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를 조직하여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과 중앙아시아 튀르크 국가들은 튀르크 국가기구를 통해 경제, 문화, 사회 전반의 협력을 약속하였다. 19세기 튀르크 민족들의 연대를 주장하는 범튀르크주의가 다시 부활한 것이다.

누가 미셸 여를 ‘화교’라 부르는가?

말레이시아의 중국계 주민은 화교인가 아니면 말레이시아 국민인가? 한국에 양자경으로 알려진 미셸 여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동남아시아의 중국계에 대한 한국 사회의 통념이 과연 현실에 부합하는지 질문하게 한다. 말레이시아의 중국계는 자신을 ‘화교’가 아니라 ‘화인’이자 ‘말레이시아인’으로 인식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중국 청년들의 정체성 변화 : 후랑(後浪) 동영상 사건과...

이 글은 코로나 이전 세대 담론들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사회 변화에 따른 중국 청년세대의 의식 변화를 특히 후랑 동영상 사건과 ‘따공런’ 담론을 통해 진단한다. 따공런 담론은 과거 청년 화이트칼라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갖은 노력을 통해 계층상승을 하면서 빈자/농민공과 자신을 구분하고 구별하고자 했다면...

자주적 경제 통합을 향한 아프리카의 여정: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추진 배경과 과제

2021년 1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가 공식 발효되었다. AfCFTA는 기존 지역경제공동체(REC)가 가진 한계를 넘어 아프리카 대륙 내 교역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 산업 발전, 경제적 통합을 달성하고자 한다. 완전한 작동을 위하여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협상 및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스라엘 극우파는 왜 사법부를 바꾸려고 하는가?

역사상 가장 극우적인 정부로 알려진 현 네타냐후 정부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사법부 정비는 위대한 이스라엘 시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사법부 정비의 핵심은 대법원과 검찰총장의 권한을 약화해 행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능력을 축소하는 것이다.

통합의 그늘과 자유의 그늘: 인도의 종교 갈등과 개종금지법

현재 인도에서는 ‘개종 금지법(anti-conversion laws)’이 확대되고 있고 기독교의 공격적인 선교 활동이 주요 대상이다. 이 법은 인도에서 정치적으로 큰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유는 두 가지 정도이다. 첫째 복잡한 문화와 종교, 언어, 민족이 공존하는 인도가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기 위해 힌두 민족 개념을 강조하는데...

방문학자

“어딘가”로 향하는 고려인들의 여정: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영화에 나타나는 정체성과 소속감

고려인은 소련 시기의 한인 디아스포라로, 여러 역사적 이유로 인해 19세기 한반도에서 러시아 극동으로 이주한 뒤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되어 지금까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질적이고 민족적으로 낯선 환경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러시아, 소련, 중앙아시아, 유럽 문화가 혼합된 동시에 본래의 한민족 정체성이 변형되고 부분적으로 상실되었다.

유령도시에서 벗어나기: 중국의 도시 건설 과정과 지역시민권의 구성

최근 중국의 경제위기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리며 빈집 문제를 다시 소환하고 있다. 유령도시 담론으로부터 이어져온 과잉 공급과 빈집의 문제는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새로운 현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유령도시와 빈집 담론은 지역적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지속적인 도시 건설 과정과 새로이 개발된 도시 지역의 변화 양상을 간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