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왕이시여,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천일야화』 의 주인공 샤흐라자드는 천일하고도 하루에 걸쳐 매일 밤 그녀가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분노한 왕을 치유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민담, 전설, 설화는 듣는 이와 읽는 이에게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간직한 공동체가 가진 세계관과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에는 높으신 분들이 남기는 엄숙하고 정형화된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과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치유하고, 즐겁게 하며,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 한때는 천박하다고 여겨지던 이야기가 오늘날 어엿한 고전의 반열에 오르고 영화의 인기 있는 소재가 될 정도로 이야기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강한 힘이 있다.
이번 <다양성+Asia> 25호는 이야기가 가진 이런 힘에 주목한다. 이야기, 민담, 전설, 설화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평범한 사람들이 간직한 문화와 가치관과 세계관을 살펴본다.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져 전해지며 오늘날에 이르러 변화했는지 그 과정을 추적하며 이야기의 다채로움과 변화무쌍함도 경험한다.
<다양성+Asia> 25호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독자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