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지역의 다채로운 문화, 삶의 방식, 역사가 녹아들어 있다. 대중문화는 또한 일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식인 동시에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저항과 변화를 추구하는 실천의 매개다. 대중문화는 또한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고 영향을 주고 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은 때로는 서구 대중문화의 영향을 거부하기도, 때로는 주체적으로 수용하기도 하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와 문화적 형태를 만들었다. 때로는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형태가 전 세계적인 공감과 호응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대중문화는 여전히 우리에게 이국적이고 낯선 것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장벽을 뛰어넘어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이 대중문화를 통해 자신들을 표현하고자 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며, 즐기고자 한다.

이번 <다양성+Asia> 26호는 지금까지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사람들에 깊게 침투해 있는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지역의 대중문화는 어떠한 특성을 보이며 이를 통해 읽어낼 수 있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지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K-POP과 할리우드 바깥의 이토록 다채로운 세계, <다양성+Asia> 26호가 그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지금, 영화로 만나는 중앙아시아

이 글에서는 2000년대 이후 공개된 중앙아시아 영화 중 필자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화 제작이 금지되었던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중앙아시아 4개국 영화의 주요 작품들을 나라별로 3편씩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중앙아시아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가족’이며, 이외에 국가별로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아프로, 끊임없이 태어나는 아프리카의 음악

이 글에서 필자는 2008년 가을 서아프리카 말리 등지로 떠난 음악여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체험한 바를 토대로 아프리카 대중음악의 본질과 그 세계적 전파과정의 특징을 파악하고자 한다. 아프리카 음악이 비트(beat) 단위의 프로토콜을 지닌 ‘아프로 모듈’로 변환되면서 전 세계의 대중음악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종의 ‘공유 플랫폼’으로 구동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도네시아 대중음악으로 경험하는 아시아의 동시대성

최근 아시아의 대중음악은 국가의 경계를 넘는 활발한 교류와 함께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인디음악이 국제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국의 공연장과 페스티벌에서도 인도네시아 음악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음악적 토양이 지닌 역사성과 역동성을 살펴봄으로써 동시대 인도네시아 음악에 담긴 서사와 의미를 이해하고자 한다.

(동)아시아 대중문화: 근대화, 지구화, 권역화

이 글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한정하여 아시아 대중문화와 역사에 관한 하나의 접근을 제공한다. 편의상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총칭하는 용어로 (동)아시아를 사용한다. 여기서는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역사와 현재를 근대화, 지구화, 권역화의 범주로 설명한다.

저항을 이끄는 횃불: 팔레스타인 저항음악, 시에서 힙합까지

이 글에서는 팔레스타인 힙합 음악과 팔레스타인인, 특히 청년들의 투쟁 의식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팔레스타인 힙합 음악의 1999년 결성된 힙합 트리오인 DAM이 리드(Lydd) 지역에서 결성되며 시작되었다. DAM는 이스라엘 점령 아래에 사는 팔레스타인 아랍인의 감정을 가사와 리듬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DAM이 팔레스타인 힙합 음악의 전부는 아니다.

볼리우드에서 변두리로: 인도 대중음악의 다양화와 미래

인도의 대중음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 있는 장르는 볼리우드(Bollywood) 영화 음악이다. 인도에서 볼리우드 영화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이야기를 담아내며 인도인들의 엄청난 인기를 받고 있는 문화 장르로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역할을 한다. 대중음악 역시 영화 음악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영화의 흥행은 곧 영화 음악의 히트로 이어진다.

방문학자

“어딘가”로 향하는 고려인들의 여정: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영화에 나타나는 정체성과 소속감

고려인은 소련 시기의 한인 디아스포라로, 여러 역사적 이유로 인해 19세기 한반도에서 러시아 극동으로 이주한 뒤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되어 지금까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질적이고 민족적으로 낯선 환경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러시아, 소련, 중앙아시아, 유럽 문화가 혼합된 동시에 본래의 한민족 정체성이 변형되고 부분적으로 상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