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기후변화, 빈곤과 생계난,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기 위한 열망…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주를 촉발하는 요인은 많으며, 그만큼 난민과 이주민의 이동 현상 또한 각기각색이다. 전쟁과 환경재난을 피해 떠나온 난민과 경제적 기회를 찾아온 이주 노동자, 오랫동안 정착해온 디아스포라 공동체 모두 ‘이주’라는 한 단어로 묶일 수 있는 동시에, 한 단어로만은 정의될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진다.

사람의 이동은 생활 환경과 경제적 위치가 변화한 난민과 이주민뿐만 아니라 이들을 받아들이는 수용국 사회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주가 수용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수용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이 과정에서 이주민에 대한 수용국 사회의 반응은 환대 또는 배척이라는 서로 다른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한편 이주의 동역학은 새롭게 들어온 이주자뿐만 아니라 이미 이주해서 정착해 있던 디아스포라 공동체와도 관련되어 있다. 세계화와 경제적 통합이라는 변화 속에서 새롭게 나타난 이주의 동역학은 디아스포라 공동체와 송출국, 수용국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이주와 이동은 그 원인뿐 아니라 수용국의 정치·사회·경제적 요인 또한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이에 <다양성+Asia> 24호에서는 아시아·아프리카 각 지역 난민과 이주민의 이동 양상, 나아가 이를 통해 형성되는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처한 다양한 상황을 살펴본다.

조미아, 국가를 넘나드는 사람들: 태국 치앙마이 산악지대의 초국주의 실천

이 글은 태국 치앙마이 주변 산악지대(조미아)와 평지 사이를 오가는 카렌족 등 소수종족의 전략과 실천을 다룬다. 평지에 터를 잡고 인구를 끌어모아 도시를 세우려는 국가에 맞서서 사람들은 자유를 찾아 산으로 향했다. 산과 평지에 두 질서가 공존하며 인구 이동의 동학을 만들어냈다.

실패 국가로 향하는 레바논, 커지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혐오

레바논은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이 대거 입국하면서 세계에서 자국민 인구대비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가 되었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발생할 당시 레바논 정부는 어떠한 정책도 내놓지 않은 ‘무정책’ 정책을 채택하였으며 그로 인해 레바논 국민은 외국인 다수 유입으로 인한 국가 안보 위기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기후 위기의 시대: 에티오피아 소작농들은 왜 도시로 가나?

기후 변화는 인간의 이동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한 대부분의 이동은 국경 내에서 일어난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이동은 주로 영구적이지 않으며, 특히 농촌 지역에서 도시로의 이동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는 대규모 기후 난민 발생에 대한 경고가 많았으나, 현재는 이러한 이동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요인을 포함한 다차원적 접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방문학자

유령도시에서 벗어나기: 중국의 도시 건설 과정과 지역시민권의 구성

최근 중국의 경제위기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리며 빈집 문제를 다시 소환하고 있다. 유령도시 담론으로부터 이어져온 과잉 공급과 빈집의 문제는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새로운 현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유령도시와 빈집 담론은 지역적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지속적인 도시 건설 과정과 새로이 개발된 도시 지역의 변화 양상을 간과하게 한다.

세계경제환경의 변화와 한일경제관계의 재정립을 위하여

한일경제관계는 201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점차 약화되어 왔다. 한일자유무역협정은 2003년에 협상을 개시하였지만 2004년에 좌초되었고 양국의 금융 협력의 하나인 한일통화스왑도 2013년에 재계약이 종료되었다. 더구나 2019년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하여 양국 간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