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본 경제 전망과 과제

2012년 출범한 제2기 아베 정부는 일본의 경제 회복을 목표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아베노믹스를 통한 적극적인 금융완화 및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로 2020년 동경 올림픽이 연기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본 경제의 회복은 보다 지연되었고, 아베 총리는 건강상 이유로 8년 만에 사임하였다. 이 글은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점검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본 경제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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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석(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

아베노믹스란?

2020년 9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아베 총리는 연속 재임 기간이 2799일을 넘은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로서, 그의 사임으로 “아베노믹스”는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의 경제 재건과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했던 아베 내각의 경제 정책을 의미한다. 시기적으로 아베노믹스는 “3개의 화살”을 내걸고 경제 재건 정책을 펼쳤던 2013~15년과 ‘일억 총 활약 사회(一億総活躍社会)’를 실현하고자 했던 2016~20년까지의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출처: Wikimedia Commons

2012년 12월 총리로 임명된 아베는 대담한 금융 정책(양적완화), 기동적인 재정 투입[1], 민간 활력이라는 “3개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선 대담한 금융 정책의 핵심은 ‘양적완화’로서, 일본은행이 국채를 사서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는 것이다. “통화량 증가 → 통화가치 하락 → 인플레이션 유발 = 디플레이션 극복”이라는 리플레이션(reflation) 이론을 일본 경제에 적용한 것이다. 다만 유동성 확대가 바로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실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계 소비 촉진과 정부지출 확대도 필요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기민하게 재정을 투입하였다.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해외 여행객 유치 강화, 카지노 활성화 법안, 수도 사업 민영화 등을 들 수 있다. 이 정책들은 대규모 정부 지출이 없어도 민간 경제의 활력 제고를 통해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단계인 “일억 총 활약 사회”는 일본 내 전 국민이 활약하는 전원 참가형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였다. 일억 총 활약 사회 달성은 ‘인생 100세 시대 구상(人生100歳時代構想)’과 ‘일하는 방식 개혁(働き方改革)’이라는 2가지 세부 목표로 구성되었다. 인생 100세 시대 구상은 청년층이 얇고 노년층이 두터운 ‘소자고령화[2](少子高齡化)’인 일본 사회에서, 각 연령층에 대한 맞춤형 정책을 실시하고자 하였다. 세부사항으로는 유아교육 무상화, 고등교육 무상화, 사회인을 위한 직업 교육 및 지원, 고령자 고용 등이 있었다. 이런 각 연령층에 대한 지원은 사회 보장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런 기반에서 모든 연령층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각자 기여하는 새로운 경제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였다.

일본 인구비율 변화
출처: World Bank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일본 고용 환경의 오랜 관행인 “종신 고용, 연공서열형 임금, 기업별 노동 조합”의 변화를 통해 장시간 노동, 정규-비정규 노동자의 격차 등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또, 자주적인 노사 관계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을 변화시키고자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노동 조합의 참여를 독려하였다. 일본의 고용 환경이 오래된 관행이라 즉각적인 변화가 있지 않았으나, 많은 기업이 연공 서열형 임금에서 성과주의형 임금으로의 전환을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코로나 사태 및 대응

일본에서 최초 확진자는 2020년 1월 16일 발생하였다. 이후 2월 3일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되면서 일본에서의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외국에 비해 미미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올림픽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림픽 참가 거부 의사를 밝히는 국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2020년 동경 올림픽은 결국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확진자 수가 4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일본 정부는 결국 4월 7일 주요도시가 있는 7개 현(동경, 사이타마, 치바, 카나가와, 오사카, 효고, 후쿠오카)에 긴급사태를 선언하였고, 4월 16일에는 전국으로 확장하였다. 일본 국민들에게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공간, 다수가 모인 밀집된 장소, 가까이 대화하는 밀접 접촉인 “3밀(密)”자제와 이동 자제, 식당 운영 잠정 휴업을 요청하였다.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출처: Wikimedia Commons

코로나의 확산은 일본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정부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에의 긴급 보조금 지급, 집 또는 사무실 임대 관련 지원, 1인당 10만엔의 특별 재난 지원금 지급 등 다양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하였다. 한편으로는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대응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가족구성원 수와 상관없이 각 가정당 마스크 2장씩 배부하겠다는 정책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가정형편을 고려하여 대학생에게 학비를 보조하겠다는 정책도 시행했으나, 대학원생은 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을 받았다.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서 혼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업체 휴업 관련해서 경제 활성화가 우선인 정부와 코로나 확산 방지가 우선인 도쿄시 정부와의 대립이 있었다. 유례없는 사태 속에 불거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불협화음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중앙정부가 코로나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반면, 지자체는 적극적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홋카이도는 2월말부터 외출 자제 요청을 하였고, 도쿄는 휴업한 업체에 대해 4월 한달 간 50만엔의 협력금 지급 제도를 제안하고, 오사카도 경증 환자는 호텔에서 요양시키는 조치를 취하였다. 위기관리가 중앙 정부의 지휘 하에 운영되어야 하나, 오히려 코로나 사태에서 지방정부가 많은 역할을 하였다. 중앙 정부의 수직성과 경직성에 비해 지방정부는 구체적인 수요를 파악하여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 추이
출처: 후생노동부

한 달 간의 긴급사태선언은 5월 14일에 8개 현(홋카이도, 도쿄, 사이타마, 치바, 카나가와, 오사카, 교토, 효고)을 제외한 지역에서 해제되었고, 5월 25일에는 나머지 지역도 해제되었다. 이 당시 확진자가 하루 평균 약 5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장기 휴가기간인 골든위크 기간(5월1일~5월7일)동안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던 이유가 해제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6월 말부터 제2차 확산이 발생했다. 6월 말부터 증가하던 일일 확진자 수는 7월 3일 200명, 7월 10일 400명, 7월 28일 1,000명으로 증가했다. 최대 확진자 수는 8월 7일에 1,597명이었다. 확산 원인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 미착용자가 늘고, 야외 수영장, 목욕탕, 대형 백화점과 몰에서 단체 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고투 캠페인(Go-to-campaign)’도 코로나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7월 21일부터 일본의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여행장려 정책인 고투 트레블(Go-to-Travel)을 실시하였는데, 최대 50%까지 숙박비용을 보조해주며 그 이외 다양한 쿠폰제공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정책이었다. 9월부터 실시한 고투잇(Go-to-Eat) 캠페인은 등록한 요식업체에 한해서 쿠폰을 발행하여 싼 가격에 음식을 즐길 수 있기에 먹거리 여행을 떠나도록 장려하는 정책이다. 이런 캠페인으로 인한 인적 이동이 확진자 증가에 기여하였다는 비판이 있다. 8월에 비해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9월 이후부터 10월 말까지 하루 200~700명 확진자를 보이며 평균 500명대에 있다. 11월에 접어 들면서 감염자는 다시 천명 이상으로 증가하여 제3차 확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고투 캠페인을 통한 지속적인 인구 이동과 추위에 따른 실내 환기를 자주 하지 않음에서 오는 영향이 크다는 평가이다.

 

아베노믹스의 결과 및 평가

아베노믹스의 중요 과제 중 하나는 경제 성장을 통한 재정 문제 회복이다. 즉, 소비세 등의 인상을 통해 세금을 거두기 보다는 경제 성장을 통해 늘어나는 세수(稅收) 증대를 통해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아베 총리 재임 중 두 차례의 소비세 증세는 이미 아베 정부 이전 민주당과 자민당, 공명당인 3 당 합의로 2012년 결정된 사안이었다. 당시 결정된 3당 합의로는 2014년 8%로 증세, 2015년 10%로 증세를 하려는 계획이었다. 8%로 증세는 계획대로 2014년에 진행되었지만 10%로 증세는 계획보다 5년 늦은 2020년에 실현되었다. 경제 성장을 통한 재정 문제 회복을 생각하는 아베 정권은 소비세 증세를 통한 세수 확대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고 판단된다.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제2차 아베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마지막 해인 2020년까지의 성장률, 실업률, 물가 상승률, 재정 수지 변화를 바탕으로 비교하여 평가해보고자 한다.[3]

아베노믹스 초기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 시장에 큰 자극을 주면서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고가제품을 중심으로 한 개인 소비가 확대되어 2013 년도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8 % 증가하였다. 2014 년에는 소비세 증세에 의한 성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2018 년부터는 연간 성장률 목표인 2 %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일반적으로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아지는 것을 경기 악화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GDP성장률이 목표에 미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실질 경기가 악화되었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

실질GDP 성장률
※실제치의 2020년은 예상수치
출처: 내각부

고용 측면에서는 청년 인구의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 현상으로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거나 다방면으로 채용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다. 이는 낮아진 실업률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더 낮은 실업률을 달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은 제한적이었고 물가 상승률도 그다지 높아지지 않았다.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돈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이러한 상황은 임금 상승에 장애가 되었고 소득의 양극화를 야기하였다.

실업률
※실제치의 2020년은 예상수치
출처: 내각부

양적완화가 GDP, 임금, 물가 상승에 기여하지 못한 점은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아베노믹스의 금융 정책이 디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양적완화를 시작할 때 “물가 상승률 2% 증가에 약 2년을 예상하지만 최대한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호언했지만 실현시키지 못하였다. 아베노믹스의 초기 예상은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은 후에 일본 은행의 양적 완화 철회가 명목 장기금리를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목표 물가 상승률이 달성되지 않아 양적 완화가 유지되면서 명목 장기금리는 거의 0에 가깝게 되었다. 명목 장기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금리의 저하가 기업의 설비 투자로 이어져 경제활성화를 달성하려 한 아베노믹스의 예상은 빗나갔다.

물가 상승률
※실제치의 2020년은 예상수치
출처: 내각부
명목 장기금리
※실제치의 2020년은 예상수치
출처: 내각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과 전년도인 2019년을 제외하면 명목 GDP 대비 재정수지(채무에 따른 세입·세출을 제외한 수지)의 추이는 예상치와 비슷하다. 이 점에 대해서 일본 정부의 재정 운영은 신중하게 이루어 졌음을 의미한다. 2020년의 경우, 정부의 코로나 대책 비용과 내수 시장 활성화 정책인 고투 캠페인 비용을 고려한다면 재정수지는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9년의 경우, 8%에서 10%로의 소비세 인상을 통한 세수 증가는 부채 상환, 유아 교육 무상화, 복지 등으로 사용되었다.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따른 사회 경제적 변화에 대해 대응한 점은 아베노믹스의 일억 총 활약 사회 달성을 위한 노력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응은 전 연령층으로부터의 지지를 받아 장기 집권으로 이어진 배경이기도 하다.

명목GDP대비 재정수지
※실제치의 2020년은 예상수치
출처: 내각부

 

일본 경제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현재 일본 경제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여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된다. 아베노믹스는 양적 완화를 통해 경제를 자극하여 생산과 고용을 늘리고 물가 상승을 야기시키는 “경기 호황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며 시행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는 디플레이션 현상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물가 상승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본 경제에 대해서 일본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상
출처: 내각부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경우, 코로나로 인해 수축된 수요는 곧 회복세를 보여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 생활 방식에 따른 AI 및 5G 사업의 기회는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은행의 구로다 하루코 총재도 7월 15일의 회견에서 “예상한 물가 상승이 나타나지 않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지속적인 물가 하락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대면 IT 관련 사업은 2021 ~ 2022년 사이 기업의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2023년에는 물가 상승률 2%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와 함께 열린 새로운 사업의 기회는 침체된 일본 경제를 환기시키고 새로운 동력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여전히 디플레이션의 연속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일본 경제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뉴 노멀” 시대에 디지털화의 가속은 비대면화에 따른 IT 활용이 증가하였다. 디지털화의 확대는 인적 이동에서 오는 경제 효과를 기대가 어려운 시대이다. 이는 일본도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경제 성장의 정체는 생산성과 고용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며 다시 경기에 영향을 주는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장기적인 위기를 방지하는 차원으로 일본 정부는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여 재정적 지원이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재정 지원이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중앙 정부로부터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 어렵다는 것은 과거 버블경제 붕괴에서 그 선례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미루어 보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본은 낮아진 원유 가격 등의 글로벌 외부 효과에 의해서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본 과제

국가와 지방 정부의 장기 채무는 2차례에 걸친 소비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재정 건전화 목표가 실현되지 못하고, 코로나 사태로 누적된 재정 적자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증대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차기 정권에 필요한 경제 정책은 아베노믹스의 기존 정책을 이어 가면서 지금까지 간과된 부분에 대한 대응도 해야 한다. 결국, 포스트 아베노믹스의 경제 재정 정책의 성패는 결국 성장 전략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 디플레이션 탈피도 재정 재건도 달성하지 못하면 국민 생활 수준의 저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베 정권이 해왔던 성장 전략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당초 내각부에서 목표로 하는 수치를 대부분 달성하지 못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여 국민의 안심과 공감으로 이어질 “새로운 국가의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 궁극적이 목표라 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 정권이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아베노믹스 하에 존재하는 다양한 슬로건에 대해서 세부적이고 명확한 지침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일억 총 활약, 일하는 방식 개혁, 인생 100년 시대 구상 등 잇달아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추진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소홀했다는 점이 한계이기도 하다. 초기 노사정 회의에서 노동 조합의 참여를 장려하여 일정한 성과 나타난 것이 높게 평가되지만, 정권 후반기에는 노조가 배제되고 현장의 실태를 고려되지 않은 채 추진되었다. 차기 정권은 다시 노사정의 틀을 부활시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여 정책 입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다시 노동 조합을 노사정의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와 프리랜서 목소리도 보다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베노믹스의 수정된 국가 개입의 확대와 균형 정책 시행이다. 국가 채무의 누계 증가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한 아베 정권의 노력으로 지금까지의 축소 균형 경제에서 확대 균형을 목표로 선회되었다. 해외에서 보는 정권의 척도 중 하나가 주가이다. 일본은 비교적 높은 주가를 유지하였는데 이를 미루어 보아 아베노믹스에 대한 해외 평가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무난히 이어가기 위해 아베노믹스에 대한 대안적인 경제 정책 패키지를 가급적 신속하게 제시하고, 코로나로 인한 재정 적자에서 탈피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와 재정 구축이 과제로 남아있다.

셋째, 디지털 경제를 맞이하면서 새롭게 나타날 계층간 격차 확대를 막을 방안과 제도적 시스템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 디지털화, AI, 로봇의 보급은 새로운 격차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대해서 사회 보장과 세제 개혁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증가한 재택근무와 유튜버 및 프리랜서의 증가 등에 대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른 안전망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보다 전산화에 대해 뒤쳐진 일본의 경우는 인터넷 상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다양한 민원 서류 발급 시스템 등의 도입 등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일본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마이 넘버 제도 역시 디지털 기반의 구축이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스가 정부는 도장 서명에서 디지털 서명으로 전환하여 비대면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려고 한다. 이에 일본 정부의 격차 확대 방안 및 제도적 시스템 구축을 서두를 수록 일본의 디지털 경제 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아베 정권에서 정치적인 도전이었다.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아베노믹스가 종료되었다고 하기 보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포스트 아베노믹스 전개가 기대된다. 아베노믹스에서 얻은 교훈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용하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한층 발전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정부의 고용 조정 지원금 확충으로 당분간 실업률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 구조를 어떻게 일본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시키고, 또한 억제된 금리 기간 동안 어떻게 재정 건전화를 이끌어 낼 지가 중요하다. 코로나로 인한 당장 눈앞의 경제 침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행 스가 정부가 새로운 대내 경제 정책보다 아베노믹스의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상황에 맞게 수정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소개

남호석 (namhs0107@gmail.com)
현재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 저탄소사회전략센터 연구원이다.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 석사 취득 후, 교토대학 에너지과학연구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교토대학 경제연구소에서 재직하였다. 신재생에너지 도입에 대한 기술, 경제, 제도적 평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일본의 대내외경제 정책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1] 약 10조엔 규모의 확대 재정정책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산은 전반적인 경제 부문에 투입되어 경제 활성화 및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기동적 재정 투입은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분야 혹은 일본 경제 발전에 대해 장래성 있는 분야를 중점으로 수요 창출 효과가 즉시 나타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기동적 재정 정책은 정부 지출의 수준은 완전 고용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기능적인 운영의 필요성을 주장한 러너(Lerner, A. P.)가 주장한 기능적 재정(functional finance)과는 다르다.

 

[2] “코시코우래이카”로 읽히며, “태어나는 아이가 적고 노인은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1990년대 이후부터 일본이 직면한 인구 변화이다. 저출산과 평균연령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어 전체 인구에서 젊은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노인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현상을 말한다.

 

[3] 일본 내각부(2020), 중장기 경제 재정에 관한 시산 (中長期の経済財政に関する試算) 참고.

 


참고문헌

  • 野村 明弘, 2020, 【インタビュー】ソシエテ・ジェネラル証券 会田卓司チーフエコノミスト; コロナ後の経済はインフレになる, 週刊東洋経済(8월3일)
  • 野村 明弘, 2020, コロナ対策の金融・財政拡張でもデフレは続く;みずほ証券の上野泰也エコノミストに聞く, 東洋経済Online (검색일: 2020. 9. 2) https://toyokeizai.net/articles/-/366413?page=3
  • 金子 勝, 2020, ポスト安倍にのしかかるコロナ失敗の「負の遺産」, Diamond Online (검색일: 2020.9. 22) https://diamond.jp/articles/-/247626?page=3
  • 野村 明弘, 2020, 失敗か成功か、8年弱のアベノミクスで得た教訓, 東洋経済Online (검색일: 2020. 10. 11) https://toyokeizai.net/articles/-/372890?amp_event=related_4
  • 수상관저:https://www.kantei.go.jp
  • 내각부: https://www.cao.go.jp
  • 후생노동부: https://www.mhlw.g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