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사회(小康社會) 선언 이후 중국은 어디로 가는가? -2020년 중국 경제 현황과 14차 5개년 계획 분석-

2020년은 중국 정부가 기본 민생문제가 해결되고 절대 빈곤이 사라진 ‘소강사회(중진국)’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해이다. 따라서 올해는 이를 뒷받침할 경제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중국 경제를 강타하면서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급락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빠른 통제로 V자 회복을 실현했으나 올해 성장률은 2019년 6.1%에서 크게 줄어든 1.9%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소강사회 실현의 상징적 지표인 국내총생산 목표치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빈곤탈출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중국은 내년 상반기 ‘소강사회’ 실현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제 중국은 2021년부터 ‘2049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을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 10월 말 중국공산당은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이에 대한 첫 번째 청사진을 발표했다. 고품질 발전, 쌍순환 전략, 자립적 기술혁신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대내외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은 고통스럽고 코로나19로 인한 상흔(傷痕)도 여전하며 미·중 분쟁까지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14·5계획을 통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중국의 성공 여부가 세계사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한국 또한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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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출처: 钦州市旅游局 https://dy.163.com/article/F6BJTKCI0514UA7E.html
(우) 출처: 중공중앙선전부 선전교육국(https://www.sohu.com/a/259414241_99906187)

이현태(인천대학교)[1]

2020년 중국 경제 현황과 소강사회 달성 여부

2020년은 중국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중국공산당이 2021년 창당 백주년을 앞두고 전면적 소강사회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해이기 때문이다. 소강사회는 기본 민생문제가 해결되고 절대 빈곤이 사라진 사회를 의미한다. 중국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2016년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이하 13·5계획)’을 내놓았다. 13·5계획은 경제 개발, 혁신발전, 민생 복지, 자원 환경 등 4개 분야에서 25개 주요 목표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목표가 2020년의 GDP를 92.7조 위안 이상 기록하여 2010년 GDP의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제성장, 혁신발전, 민생 복지, 자원 환경 부문에서 세부 목표치들을 정했다. 그렇다면 2020년 중국 경제는 소강사회를 달성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을까?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마지막 길목에서 큰 장애물을 만났다. 2020년 중국과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이다. 코로나는 문자 그대로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공장은 문을 닫았고 소비자는 외출을 삼갔으며, 기업가는 투자를 꺼렸고 외국 수입상은 수입을 줄였다. 공급 측면에서 생산 위축을, 수요 측면에서 소비, 투자, 수출 감소를 가져오면서 경제에 전방위적 충격을 입혔다.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4년 동안 6%대를 유지한 분기별 성장률은 2020년 1분기에 –6.8%로 급락한다(하단 그림 참조). 중국이 코로나를 빠르게 통제하면서 2분기 3.2%, 3분기 4.9%로 V자 회복에 들어섰으나 2020년 성장률은 2019년 6.1%에서 크게 줄어든 1.9%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2] 물론 세계 -4.4%, 미국 –4.3%, 유로존 –10.2%, 일본 –5.3%, 한국 –1.9%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나 올해 소강사회 달성을 공언해온 중국이 만족할 수치는 아니다.

중국의 GDP 성장률 추이(분기별)
출처: 중국국가통계국

소강사회 실현의 상징적인 목표치였던 국내총생산(GDP) 92.7조 위안(2015년 불변가격 기준)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2020년 최소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미 불가능하다. 다만 총체적 평가를 위해서 다른 목표들의 달성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총체적 평가를 위해서 다른 목표들의 달성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아래 표는 25개 주요 지표의 2020년 목표치와 2019년 수치를 비교하여 달성률을 계산한 것이다. 25개 주요 지표의 2020년 목표치와 2019년 수치를 비교하여 달성률을 계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25개의 주요 지표 중에서 달성 가능 지표(이미 달성되었거나 추세상 가능한 지표)가 19개이다. 반면 달성 불가 지표가 4개, 자료 부족으로 인한 평가 불가 지표가 2개이다. 달성률은 평가 불가 지표를 제외하면 82.6%이다. 정부가 실현을 책임져야 하는 ‘구속성’ 지표의 경우 모두 달성에 성공할 전망이다(13개). 11·5계획과 12·5계획의 이행률 86.4%, 96.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창타이(新狀態)로 인한 구조적 경제하강, 미중 분쟁의 격화, 코로나19의 창궐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꽤 선방한 편이다.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상징적인 지표인 GDP 목표도 실현 가능했다. 중국으로서는 뼈아픈 점이나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터라 외부 요인을 탓하기도 어렵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제성장 부문에서 ‘GDP 규모’ 외에도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의 달성이 어렵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2017년 52.6%, 2018년 53.2%, 2019년 53.9%로 느리게 증가하고 있어 2020년 목표치 56%는 거의 도달이 불가능하다. 중국이 2010년대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업 비중을 늘리고자 노력해왔는데 아쉬운 결과다. 노동생산성과 도시화율 부문에서는 추세상 목표에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발전 부분에서는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제외하고는 목표에 도달할 전망이다. 연구개발 비중은 2015년 2.1%, 2019년 2.2%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중국 GDP 규모가 크고 성장률도 높아서 연구개발투자가 늘어도 GDP 대비 비중 상승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

괄목할만한 성취는 인터넷 보급률 증가이다. 고정 광대역, 이동 광대역 보급률이 각각 86.1%, 93.6%로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인터넷 대국으로 도약하였다. 민생복지 부문에서는 ‘도시민 1인당 가처분 소득증가율’의 달성이 어렵지만 ‘도시 신규취업인 수’, ‘농촌 탈빈곤 인구’ 등은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농촌 탈빈곤 인구’는 2019년 기준 5,024만 명으로 달성률이 90%이나 최근 연평균 1,300만 이상이 빈곤 탈출에 성공해 왔기에 무난히 목표치를 넘어설 것이다. ‘탈빈곤’을 소강사회의 주요 기준으로 강조해 온 중국 정부로서는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코로나19, 미중분쟁 등 악조건 속에서도 도시 신규취업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자원·환경 부문은 구속성 지표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국은 에너지효율·자원보호·대기질·수질 등에서 모두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순위에서 환경과 에너지가 차지하는 위상이 올라가면서 관련 정책도 효과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소강사회는 달성된 혹은 곧 달성될 것인가? GDP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적어도 중국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지난 10월 말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민생활 수준이 뚜렷하게 향상되고 농촌 빈곤인구가 전면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13·5계획에 대한 면밀한 평가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소강사회 실현’을 정식 선포할 거라 언급하였다. 그러나 중국에 지역(동남부-중서부), 도시와 농촌, 기업과 노동, 국유기업과 민간기업 간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빈곤 문제 또한 중국 공산당의 선전만큼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3] 중국의 소강사회 달성 선언에 모두가 기꺼이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2049년 사회주의 강국 건설과 14·5계획(2021~2025년)
제14차 5개년 경제계획이 제시된 19기 5중전회 이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자간담회
출처: 연합뉴스

여하튼 중국은 2021년 ‘소강사회 실현’을 선언하고 또 다른 중국몽(中國夢)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백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하고자 한다. 세계를 이끄는 사회주의 강대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소강사회 실현 이후 30년을 중국이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6개의 5개년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 첫 번째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윤곽이 드러났다. 중국공산당이 10월 26~29일 제19기 제5차 전체회의(이하 5중 전회)를 열고 ‘14·5계획 건의(이하 ’건의‘)’[4]를 통과시킨 것이다.[5] 이 <건의(建议)>는 추후 보완을 거쳐 내년 중국 양회(兩會)에서 ‘강요(纲要)’의 형태로 최종 확정된다. <강요>는 건의에 구체 수치 목표 등을 추가하는 정도이기에, 이미 <건의>에 14·5계획의 주요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이번 <건의> 작성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문건작성소조(文件起草组)를 구성했는데 시진핑 주석이 조장, 리커창 총리, 왕후닝, 한정 상무위원이 부조장을 맡았다. 이후 여러 당내외 의견 수집, 전문가 좌담회 소집 등을 통해 토론 보완을 한 후 <건의>를 완성하였다. <건의>에는 중국 정부의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달성을 위한 중장기적 구상과 경제 사회 현실 인식이 잘 드러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건의>는 총론-각론-결어의 구성으로 15개의 대주제와 60개의 소주제를 포함하였다. 총론에서 13·5 계획 평가와 현재의 대내외 환경을 각각 평가하고 2035년 중기 목표를 제시한 후, 각론에서 혁신, 산업, 시장, 개혁, 대외개방 등 각 분야에 대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였고, 결어에서 계획 이행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내용으로 마무리하였다. 구체적인 내용 구성은 아래 표와 같다. <건의>의 총론에서는 13·5계획 시기를 평가한 후에 작금의 국제 정세를 “100년 만의 대격변을 겪고 있고… 국제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뚜렷이 커졌다”고 강조한다. ‘100년 만의 대격변’은 지금이 중국에 역사적 기회라는 의미로, 국제환경은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으나 오히려 중국이 치고 나갈 호기(好期)라는 것이다. 또한 <건의>는 2035년을 2049년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룩하기 위한 중간 징검다리로 설정한다.[6] 2035년에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달성한 후 2049년에 사회주의 현대화를 ‘전면적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35년 중국의 경제력, 과학기술, 종합국력이 대폭 상승하고 GDP와 1인당 GDP가 새로운 단계에 올라서며 혁신 국가의 선두에 서게 된다. 시진핑 주석은 <건의>에 대한 설명을 통해 2035년에 GDP 혹은 1인당 GDP를 현재의 2배로 늘린다는 구체적 목표 설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2035년 목표가 정해지면 내년 <강요>에 담길 전망이다.

 

14·5계획의 경제 분야 주요 내용

<건의>가 경제 분야에서 주로 강조한 것은 크게 3가지이다. 우선, ‘고품질(高品質)’ 발전 추동으로 발전의 ‘질(質)’을 고양하는 것이다. <건의>는 14·5계획 기간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2020년에 대한 2010년의 GDP 배증 목표를 제시하면서 ‘중고속’ 성장을 목표로 했던 13·5계획과는 다르다. <건의>는 “새시대 새로운 단계의 발전은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하면서 반드시 고품질의 발전이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 중국의 발전 수준이 인민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불균형적이고 불충분하여 발전의 모순과 문제가 발전의 ‘질’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나고 있기에, 경제, 사회, 문화, 생태 등 여러 분야에서 모두 ‘고품질’ 발전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이렇듯 중국 정부가 경제 목표를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기에 향후 그간 지지부진했던 경제·산업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본격화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고통이 수반되는 ‘질적’ 전환이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다. 고품질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유기업 개혁(경쟁 촉진), 부채 감소, 소득 분배 개선, 도시화 가속(호구제도 개혁), 지역균형발전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모두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결국 단기에 구조조정의 고통과 성장률의 하락을 감내하고 고품질 전환을 이룩하여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14·5계획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중국공산당이 2035년에 대한 중기 목표는 제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2019년 대비 GDP 및 1인당 GDP 배증 목표). 배증 목표를 달성할 경우 GDP는 약 28조 달러, 1인당 GDP는 약 2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최대경제국이자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없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중국이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한다.[7]

둘째, 국내대순환을 주체(主体)로 국내-국제 대순환을 상호 촉진하는 쌍순환 전략을 내세웠다. 개혁개방이래,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중국은 ‘국제대순환 진입으로 시장과 자원을 국외에 두고’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반세계화 추세가 심해지고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전통적 국제순환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중국은 국내 시장에 더욱 의지해 경제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 <건의>는 중국은 1인당 GDP 만 달러를 돌파한 14억 인구를 가지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잠재력 있는 소비시장이기에, 생산, 분배, 유통, 소비를 더 국내시장에 의존하여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급측 구조개혁 전략을 지속하고 국내 수요에 대한 공급의 적합성 수준을 올려 산업사슬, 공급사슬을 고도화하며, 수요로 공급을 견인하고 공급으로 수요를 창조하는 더욱 높은 수준의 동태 균형을 형성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는 폐쇄적인 국내 순환이 아니라 개방적인 국내외 쌍순환이며, 방대하고 원활한 국내 경제순환을 형성함으로써 세계의 자원요소를 더욱 잘 유치하여 국내 수요를 만족시키고 국내 산업기술 수준도 향상시켜 국제 경제 협력과 경쟁에 참여하는 새로운 우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암호처럼 읽히는 이 쌍순환 전략의 핵심은 국내-국제 대순환이 상호 작용하되 ‘국내대순환이 주체(主体)’가 된다는 점에 있다. 즉, 13·5계획의 원칙이었던 ‘국내와 국제의 통합 견지’와 달리 전략의 방점이 ‘국내’에 찍혀 있다. 또한, 국내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12·5계획(2011~2015년)에서 나온 ‘내수 주도 경제로의 전환’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쌍순환 전략은 내수뿐만 아니라 수요와 공급 측면(공급측 구조개혁 등)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8] ‘국내대순환(강대한 국내 시장)’에 대한 강조는 외부 위기에 대한 중국식 대응이다. 미중분쟁 격화와 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중국의 대외경제교류(수출입, 대내외투자, 기술)의 지속적인 악화로 이어질 것이기에, 국내 수요와 국내 시장을 강화하여 이에 대비하고자 한다. 이에 <건의>는 “국내 대순환으로 세계 자원요소를 흡수하고”, “수입과 수출, 외자유치와 대외투자의 조화로운 발전을 이룩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미중 분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악화, 고기술 제품의 수입 제한, 첨단 산업의 외자 유치 및 대외투자의 어려움 가중 등을 국내대순환 활성화로 만든 강대한 국내 시장의 매력으로 극복하겠다는 판단이다. 그간 중국이 첨단 기술을 습득하는 주요 방법이 (1) 적극적인 해외투자(M&A), (2) 외자기업의 유입, (3) 자체기술 개발이었으나 (1)의 경우 미중 분쟁으로 더이상 쉽지 않다. 따라서 중국은 더욱 매력적인 국내 시장을 형성시켜서 (2), (3)을 강화하고 하고자 하는데, 이는 정책의 중심이 외향(outward)에서 내향(inward)로 전환되는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 개방, 첨단산업에 대한 외자 우대 조치의 유지 및 강화,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의 축소,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개설 등의 정책이 이에 부합한다.

결국 국내대순환 전략은 일부의 견해처럼 자급자족형 폐쇄경제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립자강’을 이루겠다는 의미다. 미중 분쟁의 본질은 기술 패권 경쟁이기에, 중국은 기술혁신 능력 고양을 위해 국내대순환(강대한 국내 시장)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국내대순환의 활성화는 상당 부분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의미하기에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우선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소득불균형(노동분배율 개선, 국유기업 개혁, 민간 부문 활성화, 도농 격차 해소, 호구제 개혁, 지역 격차 해소 등)이 완화되지 않는 한 국내 수요 확대 등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개혁 작업은 단기적으로 이해관계 충돌과 사회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여 원활한 추진이 어렵다. 또한 아직도 저비용 수출기업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임금 상승 등을 용인하면 이는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제대순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대순환과 국제대순환이 상호 촉진하자는’ 쌍순환 전략이 어긋나는 것이다. ‘고품질 공급 증가’라는 목표도 미중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술혁신과 고통스러운 공급측 구조개혁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역시 달성이 쉽지 않다(첨단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한다면 화웨이가 질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겠는가?).

셋째, 미중 분쟁의 악화 속에서 ‘자립적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이번 14·5 건의에서는 ‘중국제조2025‘ 등 노골적인 기술굴기의 야망을 드러낸 정책은 빠졌지만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전략적 버팀목으로 삼고 세계과학기술의 최전방을 지향하고…” 등의 표현은 중국이 이제 자립적 기술혁신에 매진할 거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관건적인 핵심기술에 대한 난관공략전을 잘 치루며…”는 반도체 등 핵심 첨단기술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중국은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매진할 거라는 의미다. 그리고 “산업사슬, 공급사슬의 다원화를 추동하고, 믿음직한 산업사슬, 공급사슬을 형성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미중분쟁, 코로나19로 주요 핵심 제품(반도체, 의료물품 등)에 대한 글로벌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이 약화되고 있기에 중국도 이를 대체할 국내가치사슬(National Value Chain, NVC)이나 지역가치사슬(Regional Value Chain, RVC)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의 협조 없이 첨단기술 발전이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미국의 대중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결국 핵심기술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최대한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중국이 이전처럼 핵심기술이나 글로벌가치사슬에서 서방의 하위 파트너로 남겠다면 무리한 기술자립에 나설 필요는 없다. 그러나 2049년 사회주의 강국을 꿈꾸는 중국공산당에게 핵심기술의 자국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BT), 차세대 이동통신(5G, 6G), 반도체, 우주항공 분야에서 중국의 전면적인 기술 추격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중국몽을 향한 험난한 여정의 시작

2021년, 중국의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다음 목표는 2049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이다. 대내외 환경은 녹녹하지 않다.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은 고통스럽고 코로나19로 인한 상흔(傷痕)도 여전하며 미·중 분쟁은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14·5계획을 통해 후퇴 없는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고품질 발전, 쌍순환 전략을 내세웠고 자립적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역사상 어느 국가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중국이 이 길을 통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 역사적 실험의 성공 여부가 21세기 세계사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한국 또한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저자소개

이현태(xiantaikor@gmail.com)
현재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조교수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중국경제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중국경제실 부연구위원으로 일하였다.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중국 제조업의 고도화 요인 분석』 등 중국경제와 한중경제협력에 대한 다수의 논저가 있다.

 


[1] 이 글은 이현태(2020.11),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의 경제 전략 분석」,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제6차 일대일로 클러스터포럼 발표문, 이현태(2020.7.29), ‘코로나·부채·불균형…‘대동사회’로의 여정 험난할 듯‘, 중앙일보(https://news.joins.com/article/23835763)의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임.

 

[2] IMF,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20: A Long and Difficult Ascent, October 2020, IMF.

 

[3] 국무원 리커창 총리조차 2020년 5월 전국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에는 6억 명의 월수입이 고작 천 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여 중소 도시에서 집을 빌리고 세를 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하는 등 ‘중국식 소강사회 실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4] 정식명칭은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전망계획과 2035년 전망목표를 제정할 데 관한 중공중앙의 건의, 中共中央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〇三五年远景目标的建议>이다.

 

[5]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5년간 7회 개최되며, 1~2차 회의는 당 및 중앙부서의 주요 인사 선출, 3차 회의는 국가발전 및 경제건설 방향, 4차 회의는 공산당의 주요 의제, 5차 회의는 5개년 계획, 6차 회의는 기타 이슈, 7차 회의는 5년 평가 및 차기 당대회 준비를 논의.

 

[6] 중국공산당은 이미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전면적인 소강사회건설(2020년)→사회주의 현대화 기본실현(2035년)→부강한 민주문명과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2050년)이라는 단계적 비전을 제시하였다.

 

[7] 2035년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가 최소한 연평균 경제성장률 4.4%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대한 비관론도 존재한다. 마이클 패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2035년까지 GDP를 2배로 성장시키려면 부채는 현재 GDP 대비 280%에서 400%까지 늘어나는데 이 막대한 부채를 감당할 신규 성장동력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았다.

 

[8] “내수 확대를 전략의 출발점으로 잡고 (이를) 공급측 구조 개혁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혁신을 촉진하고 고질량의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도록 한다” 中共中央(2020), 「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〇三五年远景目标的建议」

 


참고문헌

  • 이현태(2020.11),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의 경제 전략 분석」,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제6차 일대일로 클러스터포럼 발표문
  • 이현태(2020.7.29), ‘코로나·부채·불균형…‘대동사회’로의 여정 험난할 듯‘, 중앙일보 차이나인사이트 기고문(https://news.joins.com/article/23835763)
  • 新华网(2020, 10. 29), 「中国共产党第十九届中央委员会第五次全体会议公报」.
    (http://www.xinhuanet.com/politics/2020-10/29/c_1126674147.htm)
  • 中国政府网(2020, 11. 3), 「关于《中共中央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〇三五年远景目标的建议》的说明」.
    (http://www.gov.cn/xinwen/2020-11/03/content_5556997.htm)
  • 中国政府网(2020, 11. 3), 「中共中央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〇三五年远景目标的建议」.
    http://www.gov.cn/zhengce/2020-11/03/content_5556991.htm
  • IMF(2020.10),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20: A Long and Difficult Ascent,
  • 杨帆(2020), “十四五”规划及2035年远景目标展望, 中信证券.
    中国国家统计局, http://www.stats.gov.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