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공화국 일본의 혼활 붐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에서는 ‘혼활’ 붐이 일어났다. 전후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보다 미혼 인구가 더욱 증가해 왔다. 이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성별 역할 분업을 지지하고, 전업주부로서 가사에 전념하거나, 결혼 후 파트 타임제로 가계 보조적 노동을 담당하는 것을 선호하는 보수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결국, 일본의 미혼인구 증가는 남녀 간 역할분업이 제도적, 사회적, 규범적으로 뒷받침되는 상태에서, 결혼을 해야만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수용하였고, 이러한 현상이 널리 확산된 결과이다.

11035

사사노미사에(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2000년 후반부터 퍼진 혼활 붐

‘혼활(婚活: 결혼 활동)’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AERA(2007년 11월 5일호)라는 잡지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다. 일본에서는 대학생이 일을 얻기 위해서 수행하는 활동을 ‘취활(就活: 취직 활동의 약칭)’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결혼도 결혼을 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해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잡지, 신문 등에 등장하고 유행어로 확산되어 현재는 사회 전체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2022년 2월 28일 기준으로 Google에서 ‘혼활’을 검색하면 1억개가 넘는 기사가 나타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혼활’이라는 용어와 그 활동이 확대된 이유는 결혼이 늦어지거나 감소했기 때문에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혼활’이라는 단어가 크게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혼활’을 주제로 한 일본 드라마들
(출처: http://mtv.tokyo, https://www.ytv.co.jp/konkatsu/, https://www.tokai-tv.com/chusenmiai/, https://www.ntv.co.jp/survival-wedding/, https://www.bs-tvtokyo.co.jp/konkatsutantei/)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후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디플레이션에 처했다. 오늘날 미혼자의 증가는 거품경제 붕괴 후의 경기침체를 배경으로 안정된 직장을 갖지 못한 젊은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되어왔다. 그것은 오늘날 한정된 자리를 차지해야만 하는 취업기회의 불평등, 세대뿐 아니라 동세대 안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의 확대 그리고 결혼과 출산 같은 가족형성의 불평등 등 여러 불평등과 연결돼 있다. 그러나 최근 청년들의 취업난이나 결혼난, ‘부모세대보다 부유하지 못한 첫 세대’라는 청년들의 경제적 상황은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공통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젊은 층의 사회경제적 지위 약화라는 선진국 공통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구미에서는 혼외출산이 증가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서구 국가에서는 결혼과 출산의 결합이 끊어져 혼외출산이 출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결혼이 가족형성의 출발점이라고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서구 국가에서의 가족 형성은 ‘남편과 아내와 평균 두 자녀’라는 근대적 가족 구성이 아니라 결혼과 관계없이 자녀의 출산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한편 일본과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첫번째와 두번째로 혼외 출산이 적고 두 나라 공히 결혼과 출산의 결합이 매우 강하며 출산은 혼인 제도 안에서만 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오늘날 일본에서는 결혼신고의 1/4 이 혼전 임신을 계기로 이뤄진다.(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 2015) 결혼하고 임신을 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더라도 임신을 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강하다.

서구에서는 더 이상 결혼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고 혼외출산이 증가한 반면 일본과 한국에서의 출산은 여전히 결혼제도 내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본처럼 결혼을 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결혼 활동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3포 세대’ 용어의 등장에서 읽히는 것은 경제난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 사회는 다른 선진국과 다르게 결혼하는 것이 현재에도 중시되어 ‘혼활’이 사회 전체에 침투한 풍경이 일상화되었을까? 일본 사회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비교사회학적 관점에서 혼인의 변화를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결혼을 안하거나 못하는 사람의 증가

1970년부터 오늘날까지의 결혼의 지연 및 감소 현황을 연령별 혼인율 변화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남자를 살펴보면 1990년대 이전부터 이미 일본 남성의 미혼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현재 평균 초혼 연령은 한국 남성(33.2세)이 일본 남성(31.0세)보다 높은데(2020년1)) 미혼 인구로 남아 있는 남성의 비율은 한국보다 일본이 더 높다. 이는 한국에서는 결혼하는 연령은 늦어지고 있지만 일정 연령이 지나면 일본보다 결혼하는 사람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2015년 기준 50세를 맞이할 때까지 미혼인 남성 생애미혼율은 한국이 10.89%인데 비해 일본이 23.37%로 큰 차이가 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5년 기준 남자 4명 중 1명이 평생 결혼을 안하거나 못하는 인구로 살아가는 ‘오히토리사마2)’가 진행되었다. 2015년 현재 50세는 1965년생들이다. 일본의 1965년생 남자 4 명 중 1명은 이미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고 이후 세대에서 그 비율이 계속 상승 중이다. 한편, 25-29세 남성 미혼율은 한국에서 급속히 상승했고 이미 20대에 결혼한 남성은 별로 없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완만한 상승을 거듭해 2015년 현재도 약 30%는 20대에 결혼하고 있으며 결혼하는 사람들 중 일찍 결혼하는 사람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1980년대 일본 경제가 최고조로 좋았던 시기에 20대를 보낸 25-29세(1951-1955년생)를 보면 20대 후반이라도 반수 이상이 미혼자이다. 그들이 35-39세가 되어 있는 1990년에도 미혼자로 남아있는 비율이 20%로 높은 수준에 있다. 경제상황에 관계 없이 매년 미혼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으로 결혼의 감소 및 지연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도 이 세대가 결혼할 때쯤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독신’이라는 신분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1980년대에는 일본의 경제가 좋았기에 독신을 흔히 ‘독신 귀족’이라고 부르고 독신인 것이 자유나 부유함의 상징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것은 고도 경제성장기 속에서 어렵지 않게 정규직으로 취업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여성이 결혼상대방에게 원하는 조건으로서 ‘3고(3高)’라는 조건을 원했고 유행어가 되었다. ‘고신장, 고학력, 고수입’이라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정도로 경제가 좋았기 때문인데 결혼은 아무리 경제상황이 좋아도 여성이 결혼 상대방에게 본인보다 높은 조건을 요구하는 승가혼(승가 결혼, hypergamy) 경향이 강하면 적당한 상대방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3고’ 남성을 원하는 여성 자신도 ‘3고’ 등 좋은 조건을 갖춘 남성 중에서 가려지는 처지다. 결혼상대를 고를 자유는 상대방으로부터 선택 받지 못할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좋은 시절에는 기대생활 수준도 높아지고 더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고르려다 보니 자신의 필터링과 이성으로부터의 필터링이 맞물리지 않으면 결혼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 경제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80년대에 20대를 구가했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혼율이 높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부와 자유의 상징이었던 ‘독신 귀족’은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를 거쳐 ‘패러사이트 싱글 (Parasite Single)’, 즉 결혼도 안하고 부모에게 기생한다는 청년 담론으로 변해 갔다.

일본과 한국 공히 남성보다 여성의 혼인이 빠르고 혼인율도 높다. 일본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30대의 미혼 인구가 일정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2015년 현재 50세가 넘도록 한 번도 결혼하지 않/못한 인구가 일본에서는 이미 15%나 존재한다. 젊은 세대를 비교하면 일본 여성이 한국 여성보다 일찍 결혼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회 전체의 미혼 인구 자체는 일본이 훨씬 많다. 이것은 일본의 미혼화·만혼화가 한국보다 더 장기적인 현상이며, 이미 현재의 20대 부모세대부터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 남성도 상당한 비율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일찍부터 미혼자가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1인용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슈퍼마켓에 가면 1인분의 카레를 만드는 야채 키트가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러한 판매 방식을 발견하기 어렵고 반면에 1+1 등 양이 많은 것을 어필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 많다. 또 노래방, 배달, 여행, 가전 등도 1인용의 서비스가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은 젊은 미혼자 전용의 서비스 뿐만이 아니라 비싼 것까지 폭넓은 연대의 미혼자를 향한 상품이 많이 존재한다. 일본은 이미 2015 년 기준 남자 4 명 중 1 명, 여성 7 명 중 1 명이 평생 미혼자로 살아가는 ‘오히토리사마’ 선진국이다. 앞으로도 미혼인구는 증가해 이제 미혼이 소수파가 아닌 사회가 되어 갈 것으로 여겨진다.

 

보수화하는 일본 젊은 세대

이러한 결혼의 감소를 둘러싸고 기존 가족연구자들 사이에,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못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보는(비자발적) 의견과, 여성이 스스로 하지 않는다(자발적)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내각부의 여론조사(2016)에 의하면 ‘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에 대한 여성의 찬성 의견이 20대에서 2002년 33.2%였으나 2012년에는 43.7%로 증가했고, 30대에서도 같은 해 32.9%, 41.6%로 증가했다3). 이것은 과거에 비해 여성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취업의 질은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인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다음 그림은 한국과 일본 여성의 취업률과 정규직 비율을 비교한 것이다.

여성 취업률을 비교하면 한국보다 일본의 여성 취업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결혼이나 출산을 통해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경향을 그리는 연령별 취업률의 M자는 한국이 일본보다 깊어 여성의 취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오른쪽 그림을 보면 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은 한국이 일본보다 많다. 정규직으로 일한 여성이 결혼이나 출산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비율도 일본보다 낮다. 이는 취업률이라는 일의 ‘양’을 따지면 한국이 일본보다 적지만 ‘질’로 따지면 한국 여성은 일본보다 나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규직 남녀비율 또한 한국보다 일본이 보다 더 남녀 분절적인 성격을 지닌다.

정규직 비율에 있어서 연령 구분이 양국이 다르게 공개되어 있어 똑같은 구분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충분히 양국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본 남성의 고용이 20대 후반부터 60세까지 약 90%가 정규직 고용자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점이 확인된다. 반면 여성의 정규직 비율은 낮고 남자와 여자의 노동시장 참여성격이 한국에 비해 완전히 이질적인 모습이다. OECD(2021)가 발표한 주당 노동시간이 30시간 내의 파트타임 노동에 임하는 인구는 일본이 25.8%로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데 비해 한국은 15.1%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있다4).

일본은 비정규직은 대부분 여성이 맡고 있고 생계 유지형 노동이 아닌 생계 보조형 노동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여성 스스로도 그러한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다. 즉 일본에서는 남녀역할이 분명하게 분리되어 남자는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생계부양자 역할을 맡고 여성은 가정 책임을 맡아 가계 보조를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생애과정을 보여왔다.

 

일본 미혼 여성의 이상적 생애과정과 예정 생애과정

일본 이혼여성의 이상적 생애과정과 예정 생애과정은 위의 그래프에서 잘 나타난다. 5)

일본여성의 전업주부 지향은 1987년부터 1997년 사이에 감소는 했으나 1990년의 경제위기 이후 2015년에 이르기까지 일정 수준의 여성이 전업주부가 되기를 희망하였고, 그 비율도 오늘날에도 20% 가까이 존재한다. 반면 가장 선호하는 생애과정은 결혼과 육아를 통해 한번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자녀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는 재취업형이다. 이 유형은 일본 기혼여성의 대부분이 육아를 하면서 가계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파트타임노동에 임하는 삶인데 이러한 생애과정이 가장 지지받고 있으며 실제로 실현가능성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것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삶인데 1990년대 초반의 경제위기를 거처 지지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실현예정인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생애과정은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지 않는 DINKS(Dual Income No Kids) 유형이며,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지려고 하는 여성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가장 늘어나고 있는 생애과정은 비혼취업 유형이며, 일본에서는 DINKS와 함께 가장 인기가 없는 생애과정이지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업주부를 희망하지만 그러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 비혼취업으로 사는 여성의 증가로 이해할 수 있으며 오늘날 혼활 붐이 일어난 배경을 잘 설명해 준다. 그리고 오늘날 전업주부라는 삶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남편의 수입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높은 사회계층에 속한다. 그리고 진보적으로 보였던 일하는 여성은 취업여성의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점에서 봤듯이 사실 가계보조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 청년의 고용이 불안정화되어 가는 와중에 ‘마케이누’라는 담론이 부상되었다. 酒井6)(사카이, 2003)가 ‘아무리 미인이어도 30대 이상, 미혼, 자녀 없는 여자는 ‘마케이누(싸움에서 진 개: 패배자)’이며 ‘기혼, 유자녀’ 여성은 ‘카치이누(勝ち犬, 싸움에 이긴 개)’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 ‘카리스마 주부’는 ‘카치이누’의 상징으로, 전업주부는 빛나는 존재로 TV나 잡지에 많이 등장했다. 2000년대 일본에서는 증가하는 미혼인구를 배경으로 윗세대 여성 중 결혼을 안 하고 일만 하는 커리어 우먼이 ‘마케이누’라고 부정적으로 불렸으며 ‘카리스마 주부’가 ‘카치이누’로 부상했다. 그 흐름 속에서 혼활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취업은 실패해도 결혼만큼은 성공해야 한다는 담론들과 함께 여성들 사이에서 성역할 분업을 지지하는 사람의 증가라는 보수회귀 경향이 강화되어 갔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결혼 상담소나 혼활 앱 이용자 중 20대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아사히 신문(2019. 02. 08)이 소개한 바 있다.7)

전후부터 오늘까지의 일본인의 미혼화 경향을 확인해 그것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결혼할 수 없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일본에서 ‘혼인 활동’ 붐이 일어난 배경에는 미혼자가 결혼을 선택적으로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미혼자 사이에서 결혼이 인생의 최대 중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성별 역할분업을 지지하고 전업주부로서 가정일에 전념하는 생애과정이나 결혼 후 시간제 노동으로서 가계보조적 노동을 담당하는 것을 지지하는 생애과정이 증가한 반면, 자녀 없는 생애과정, 결혼하지 않는 생애과정이라는 가장 원치 않는 형태의 생애과정이 본인들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출산율의 저하가 사회 문제로 부상해 미혼자의 증가야말로 저출산의 원인으로서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거국적으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서 결혼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행해 왔다. 또한 결혼을 원하는 미혼자와 결혼을 원하는 국가의 요구에 맞춰 결혼활동을 지원하는 결혼상담소가 증가하며 각 기업에서는 다양한 결혼활동 이벤트, 콘텐츠, 상품을 준비하고 상품화하였다. 이러한 행위자, 국가, 시장 각각의 요구가 합해지며 혼활이 일본에서 급속도로 확대 및 정착했던 것이다.

 

저자 소개

사사노미사에(sasanomisae@gmail.com)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의 객원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일본 조치대학(上智大学)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학교에서 한국학 석사와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공은 가족사회학이며 비교사회학적 시각으로 여성과 가족, 생애과정과 인구변동을 분석한다. 주요 연구로는 「한국과 일본의 가족가치: 성별 코호트별 차이를 중심으로」, 「한국의 가족주의와 가족 관념: ‘사회결합’론의 관점」, 「전후 일본 청년세대 담론과 생애 변화의 세대별 분석: 삶의 제도화, 표준화, 그리고 다양화」, 「아동 인구 변화에 따른 사회적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1) 자료: 한국, 통계청 「인구동태통계연보(혼인・이혼편)」; 일본, 후생노동성「인구동태통계」

2) 일본에서 ‘히토리(一人)’는 ‘혼자’를 뜻하고 ‘사마(様)’는 ‘님’을 뜻한다. 음식점 등에서 혼자 오는 손님을 가리키고 사용했었으나 최근 ‘유원지’ 등 원래 그룹 이용이 많은 시설을 혼자 이용하고 즐기는 사람’, ‘정신적으로 자립하고 혼자 행동할 수 있는 사람’, ‘미혼 혹은 배우자와의 사별로 인해 혼자 생활하는 사람’ 등 많은 의미로 사용된다(일본 google 사전).

3) 내각부 「남녀공동참획사회에 관한 여론조사」각년판.

4) OECD 2021 「Part-time employment rate」 자료: Labour Market Statistics 「Full-time part-time employment – common definition: incidence」 https://data.oecd.org/emp/part-time-employment-rate.htm

5) 18~34세 미혼자가 조사 대상. 기타 및 미상의 비율은 생략. 전업주부는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결혼 혹은 출산할 때 퇴직한 뒤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삶. 재취업은 결혼해서 아이를 갖지만 결혼 혹은 출산할 때 퇴직하고 아이를 키운 후에 다시 일을 갖는 삶. 양립은 결혼해 아이를 가지지만 일도 평생 계속하는 삶. DINKS는 결혼하지만 아이는 갖지 않고 평생 일을 계속하는 삶. 비혼 취업은 결혼하지 않고 일을 평생 계속하는 삶을 가리킨다.

6) 사카이준코(酒井順子), 2003. 『負け犬の遠吠え』講談社.

7) 아사히신문 2019년 2월 8일. 「결혼 상담소, 증가하는 20대 혼활을 앱이 돕는다」 https://www.asahi.com/articles/ASM283Q4DM28ULFA00D.html

 

PDF 파일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