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의 교차점, 남아시아 지역연합의 향방

아시아에서 보여주는 세계화 행보의 특색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지역(Region)’을 단위로 하는 지역협력의 틀이 중층적으로 형성되어 상호 보완적 혹은 경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SAARC(남아시아 지역협력연합)와 같이 지역권 전체를 포섭하는 조직이 있는 한편,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BIMSTEC(벵골만 기술경제협력체)와 같은 지역 간(Inter-regional) 기구들이 아울러 조직되어 있다. 남아시아의 중추국 인도의 행보가 BIMSTEC에 무게를 두고 이어지는 가운데, 본고에서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여 여러 모로 정체 상황에 있는 SAARC에 대한 간략한 이해와 더불어 향후 남아시아 협력 중심축의 향방을 보여줄 BIMSTEC을 중심으로 그 성과와 전망에 대해 개관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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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정(서울대학교)

지역 연합의 시대

지난 6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제24회 BIMSTEC(Bay of Bengal Initiative for Multi-Sectoral Technical and Economic Cooperation, 벵골만 기술경제협력체)의 날을 맞이하여 최근 강화된 벵골만 지역협력에 대해 강조하는 연설을 진행하였다. 그가 2014년 총리 취임 연설에서 강조했던 ‘주변국 우선 정책(Neighborhood First)’과 더불어 기존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에서 한 걸음 나아간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은 인접국과의 외교관계 강화 및 다양한 지역협력기구들의 활성화를 통해 착실히 수행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보여주는 세계화 행보의 특색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지역(Region)’을 단위로 하는 지역협력의 틀이 중층적으로 형성되어 상호 보완적 혹은 경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이나 SAARC(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남아시아 지역협력연합)과 같이 일정 지역권 전체를 포섭하는 조직이 있는 한편, GMS(메콩강 유역개발)이나 BIMSTEC 등 하위지역(Sub-regional) 또는 지역 간 기구의 틀을 지닌 연합이 아울러 조직되어 있고, 이들이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본고에서는 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연합 가운데 남아시아 지역의 기존질서를 대표하는 SAARC에 대한 간략한 이해를 시도하고, 향후 인도를 중심으로 남아시아 협력 중심축의 향방을 보여줄 지역협력체로서 특히 BIMSTEC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SAARC와 BIMSTEC 회원국 비교

 

통상적 이해의 남아시아 지역협력체, SAARC의 출범

1977년 9월 스리랑카의 개발도상국 연구단체인 마르가 연구소(Marga Institute)가 콜롬보에 개발협력연구위원회(CSCD: Committee on Studies for Cooperation in Development)를 설립한 이래, 1980년 방글라데시의 지아우르 라만(Ziaur Rahman)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안하였다. 1985년 마침내 정상회담이 실현되어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몰디브,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7개 국가로 구성된 SAARC가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가입으로 총 8개 회원국을 보유한 조직이 되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미국, EU, 이란, 모리셔스, 미얀마, 호주가 참관국(Observer)으로 참여하고 있다.

당초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을 목표로 삼은 SAARC는 기존 남아시아 질서를 대표하는 협력체로서 주로 SAFTA(South Asian Free Trade Area)를 중심으로 한 경제 분야에서 국가 간 협력을 주도해 왔다. 특히 2014년에 카트만두에서 진행된 제 18차 정상회담 선언에서는 ‘남아시아에서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한 지역통합(Regional Integration)을 심화’할 것을 결정하였는데, 이 회담의 결과는 향후 SAARC의 협력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먼저 지역 협력(Cooperation)이 아닌 통합(Integr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으며(Mizuno 2018), SAARC 자동차협정(the SAARC Motor Vehicles Agreement)과 SAARC 지역철도협정(SAARC Regional Railways Agreement) 등 운송 인프라 구축과 국가 간 이동의 용이함 등도 강조되었다. 중앙아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한 것도 이 시기로서, 구체적인 통합 과정이나 연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되어 있지 않지만, 연대의 방향이 BIMSTEC와는 상이한 것이 흥미로운 지점으로 거론된다.

2014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개최된 SAARC 정상회담
출처: orfonline.org

 

남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의 협력, BIMSTEC의 설립

한편 BIMSTEC은 현재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 스리랑카, 태국 및 미얀마 총 7개의 남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로 구성된 지역 다자간 협력기구로서, 1997년 방콕에서 설립되어 2021년 현재 출범 24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당초 회원국은 방글라데시, 인도, 스리랑카, 태국 4개국으로 각국의 머리글자를 따 BIST-EC(The Bangladesh-India-Sri Lanka-Thailand Economic Cooperation)라는 명칭으로 조직되었다. 당시 미얀마는 참관국으로 참여하였지만, 설립 6개월 후인 1997년 12월 장관급 회의에서 회원국으로 가입하였고, 이때 미얀마의 머리글자가 포함되어 BIMST-EC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다. 이후 2004년 2월, 네팔과 부탄의 가입으로 지금의 7개국 체제가 되었으며, 협력체의 명칭 또한 ‘벵골만 기술경제협력체’의 약자로서 BIMSTEC으로 변경되었다.

해당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협력의 중심지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벵골만으로서, 이 지역을 둘러싸고 SAARC 회원국인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스리랑카와 ASEAN 회원국인 태국, 미얀마가 소속되어 있는 형태이다. 벵골만의 시작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해 인도를 지나 방글라데시로 흘러 들어가는 갠지스 강과 브라마푸트라 강이 인도양과 만나는 지점이다. 이들 두 강이 매년 엄청난 양의 토사를 벵골만 입구로 쏟아내 차곡차곡 쌓아 올린 퇴적물들이 세계 최대 삼각주와 맹그로브 숲을 만들었다. 벵골만을 공유하는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오랫동안 해양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선박 직항로를 개설하지 못했지만, 2014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의 판결을 받아들여 분쟁을 해결하게 되었다. 이후 석 달 만에 양국 간 해상운송협정 개정안이 합의되면서 방글라데시 다카 내륙 컨테이너 터미널과 치타공 항구부터 인도 비사카파트남(Visakhapatnam) 및 카키나다(Kakinada) 항구까지 해상 직항로가 생겨났다(김찬완 2017).

통상 BIMSTEC의 탄생에 대해 인도의 동방정책(Look East Policy)과 태국의 서방정책(Look West Policy)이 결합된 결과라는 평가가 주도적이었으며, 실제로 인도와 태국은 해당 협력체의 주요 창립회원이었다. 특히 남아시아의 맹주 인도의 경우, 벵골 지역을 포함하는 동북부의 안보와 더불어 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견제,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연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위치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내적 요구가 계속되었고, 이러한 인도 정부의 방향성은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협력체(BCIM), 메콩-강가 협력체(MGC) 등 지역 간 협력체의 설립에서도 나타났다(Sampa 2014). 나아가 인도는 이른바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의 일환으로, BIMSTEC의 연계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동남아시아의 관문으로 이어지는 아쌈(Assam), 미조람(Mizoram)을 포함한 북동부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례 없는 인프라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김도연·한형민 2018).

BIMSTEC 역내 협력은 기본적으로 국가 간 평등,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성, 내정 불간섭, 평화적 공존 및 상호 이익이라는 원칙을 기조로 삼으며, 이를 통해 무역 활성화, 국경을 초월한 연계성 구축, 투자 및 관광 촉진, 기술 협력, 에너지 자원 공동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BIMSTEC은 지역 무역 활성화와 지역 가치사슬 연계를 통해 잠재된 경제 성장 촉발, 질 높은 일자리 창출, 빈곤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는다.

무엇보다도 BIMSTEC의 잠재력으로 꼽히는 것은 남아시아·동남아시아를 잇는 관문이라는 벵골만의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세계 인구의 21%를 구성하는 16억 명의 인구, 2017년 기준 3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GDP 총 규모이다(김도연·한형민 2018). 충분한 노동력의 공급을 비롯하여 풍부한 문화유산과 천연자원의 보유 등은 향후 상당한 경제 확장 가능성으로서 고무적으로 평가되었다. 물론 회원국 간 경제력 등의 격차로 인해 이러한 총 수치가 발전가능성의 절대 지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까지 수년 간 BIMSTEC 회원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에 육박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는 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표이다(RIS 2016).

 

BIMSTEC의 주요 협력 분야 및 성과

BIMSTEC은 분야 기반(Sector-driven)의 협력조직으로서, 총 14개 협력 분야가 있으며, 분야별로 담당 국가가 지정되어 있다. 초기 주요 협력 분야는 무역, 기술, 에너지, 운송·통신, 관광, 어업이었으며, 2008년 농업, 공공보건, 빈곤 완화, 대테러, 환경 및 재해 관리, 문화, 인적 교류, 기후 변화가 추가되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 협력 분야와 2018년까지의 주요 논의는 다음과 같다.

BIMSTEC 주요 협력 분야
*KIEP 18-30 보고서 표2를 바탕으로 일부 추가 수정.
**BTILS: BIMSTEC Transport Infrastructure and Logistics Study

 

2018년 9월 인도 온드(Aundh) 군사기지에서 수바쉬 바므레(Subash Bhamre) 국방장관의 주도 하에 실시된 BIMSTEC 군사훈련 MILEX-2018. 해당 연도 정상회담에서 BIMSTEC 회원국 지도자들은 대테러와 국제범죄 방지를 목적으로 한 협력과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데 합의하였다.
출처: hindustantimes.com

 

2018년 카트만두에서 개최된 4차 BIMSTEC 정상회의에서는 BIMSTEC 사무국 강화, BIMSTEC 기관 활성화, BIMSTEC 개발 기금 설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 후 BIMSTEC의 통합을 활성화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최근 팬데믹이 성행한 2020년에 들어서 벵골만 지역은 많은 경제적 타격을 받았지만, 오히려 BIMSTEC의 활동과 협력에 대한 의지는 탄력을 받은 듯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De 2021). 특히 2020년 9월 BIMSTEC 사무국은 아시아개발은행과의 MoU 체결 후 기술 지원을 받으면서 BIMSTEC 마스터플랜 10개년 전략 및 실행 계획을 논의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에 대해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2020년 12월 22일 화상 회의로 개최된 제5차 BNPTT(BIMSTEC Network of Policy Think-Tanks). BIMSTEC에서는 회원국의 정책 싱크탱크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출처: BIMSTEC twitter

 

최근 중요 성과로 주목받는 것은 지난 2008년 합의 이후 본격적으로 준공이 착수된 ‘칼라단 복합운송 프로젝트’(Kaladan Multi-Modal Transit Transport Project)이다. 이는 육로와 수로를 통해 미얀마를 경유함으로써 인도 동북부 내륙지역과 벵갈만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복합물류 운송 프로젝트이다. 구체적으로는 <그림 5>와 같이 인도 콜카타(Kolkata)에서 미얀마 시트웨(Sittwe) 항구를 통해 인도 미조람(Mizoram)까지 연결하는 루트로서, 시트웨 내륙항과 터미널 건설, 시트웨-팔라트와 수로 건설, 팔라트와 내륙항 및 터미널 건설, 시트웨-팔라트와 내륙 강의 물류 운송을 위한 바지선 6척 건조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1년 현재 미얀마의 불안정한 국내 상황으로 인해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최종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발표되었다(The hindu, 2021.2.15.).

칼라단 프로젝트의 수송 경로
출처: Wikipedia

 

BIMSTECSAARC의 교집합과 차집합, 지역연합의 각종 장애물

 

 

SAARC-BIMSTEC 비교표

 

SAARC과 BIMSTEC은 둘 모두 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협력체라는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5개의 동일한 회원국을 보유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실질적인 협력 분야 또한 무역통상, 수송 통신, 관광, 기술, 농업, 보건, 빈곤 대책, 테러 대책, 기후와 자연환경 문제, 인적 교류 등 많은 교집합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SAARC의 경우 설립 이후 35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협정과 제도적 메커니즘이 수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기적 정상회담과 회원국 간의 불신, 추상적 목표 설정 등으로 인해 성과 달성이 더딘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다. 이는 SAARC과 BIMSTEC 사이의 차집합 국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의 긴장에 많은 부분 기인하고 있다. 18차 SAARC 정상회담에서 SAARC-MVA를 지원함으로써 협력과 지역 내 연결성을 강화하고자 인도가 해당 논의를 추진하였으나 파키스탄의 반대로 협정이 지연되었고, 마찬가지로 인도가 제안한 SAARC 위성 프로젝트 또한 2016년 파키스탄의 반대에 따라 중단되었다. 이는 비단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경제와 군사력, 영향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인도와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 나타나는 비대칭으로 인해 인도의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회원국들은 SAARC 하에 협정을 이행하는 데에 다소 소극적인 경향을 보였다(Bhattacharjee 2018).

한편 BIMSTEC이 직면한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인프라의 부족이었다. 벵골만이라는 교량적 위치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권역 사이의 연결망이 필수적이었으나,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도로 및 철도 연결망과 기반시설의 부족, 교통 인프라의 열악함으로 인해 이러한 목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도로는 대형 차량을 위한 설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이는 물자 이동을 지연시키고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나아가 국경 간의 이동에 필요한 행정절차의 복잡성, 회원국 내부의 불안정한 정세 등 각종 문제들은 가맹국 간의 무역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운송 외에도 비효율적인 에너지 인프라는 또 다른 문제가 되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족, 지역 에너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전 지역적 기관의 부재, 국가별 에너지 정책과 규정, 실질적 상황의 격차, 국경을 넘어서는 에너지 연결망의 절대적 부족은 BIMSTEC 역내 에너지 협력의 장애물이었던 것이다(Sampa 2014).

SAARC뿐 아니라 BIMSTEC 또한 회원국들의 정치적 불안정성이나 회원국 간의 사회·정치적 역학관계가 협력체 연계에 있어 일정한 불안 요소로 작용하였다. 앞서 언급한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해양 영유권 분쟁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의 로힝야(Rohinya) 난민 문제, 최근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SAARC과 BIMSTEC 둘 모두 기본적으로 회원국 양자 간의 문제나 논쟁적 논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지리적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열악한 인프라, 정치적 문제 등으로 회원국 간 교역 및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는 협력체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016년 고아에서 열린 BRIGS 회의에서 간소화된 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BIMSTEC에 대한 지원은 어느 정도 탄력을 받았고(Bhattacharjee 2018), 인도 역시 SAARC보다 BIMSTEC에 힘을 실어 주는 등 정치적 갈등 조정 및 회원국들 간의 강력한 협력 의지 등을 바탕으로 연계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 및 향후 과제: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의 유기적 결합 모색

우리나라는 2006년 SAARC에 참관국으로 참여한 이래, SAARC과의 협력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1.5트랙 성격의 ROK-SAARC 파트너쉽 세미나를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하여 2021년 현재 제12차 사전 세미나를 마친 상태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으로 SAARC 회원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연수초청사업을 2008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최근 신남방정책이 인도 및 아세안과의 새로운 협력 시각을 강조하는 가운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와 개별 연구 및 기고문을 통해 BIMSTEC 회원국들과의 인적 교류와 다양한 협정 및 투자를 통한 상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일본의 경우 일찍부터 인도에 대한 직접투자 증대뿐만 아니라, 인도의 신동방정책을 면밀히 분석하여 북동부 지역 개발에 대한 지원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BIMSTEC 회원국과 다양한 교류를 추진하여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아울러 BIMSTEC 협력방안과 무역 증진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적인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인도와 일본은 2018년 10월, 제2차 Act East 포럼을 개최하는 등 인도 북동부 지역의 주요 산업을 반영한 세부적 협력방안을 수립한 바 있으며, 인적자원 관련 무상원조(JDS: Japanese Grant Aid for Human Resource Development Scholarship) 제도를 바탕으로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와 활발한 인적 교류도 추진하였다(김도연·한형민 2018).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기준 한국·BIMSTEC 간의 무역 규모는 350억 달러이며, 2008년 무역규모 대비 약 28% 증가하였으나, 동 연도 기준으로 BIMSTEC 지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또한 9억 3000만 달러로 타 국가들에 비해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한국의 BIMSTEC 국가에 대한 움직임은 다소 정체되어 있고, 투자 규모 또한 적은 편이다.

작금의 팬데믹 상황은 남아시아 지역 연합들에게는 오히려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협력과 단합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벵골만을 위시한 인도 북동부 지역에 대한 관심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외교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인도의 신동방정책에 효과적으로 호응하기 위해서는 상기 지역연합체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기술 협력, EDCF(대외경제 협력기금) 등을 활용하고, 나아가 인프라 개발을 통한 BIMSTEC 회원국과의 관계 강화 등 유기적 결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020 The 11th ROK-SAARC Partnership Seminar
출처: www.rok-saarc-seminar.org

 

저자소개

류현정(rhj_varoru@snu.ac.kr)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강사이다. 동국대학교에서 인도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산스크리트 고전문학, 인도 신화, 종교 및 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표 논문으로는 “희곡 <나가난다>(Nāgānanda) 연구”, “맹세와 실행으로 완성되는 시의 논리:『카비야알람카라』(Kāvyālaṃkāra) 제5장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