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연애결혼

세계화와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 간의 연애결혼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서양에서 주로 말하는 ‘자유연애’ 개념과는 다르다. 설령 연애결혼이라 해도 이슬람교에 근거한 우즈벡 문화 절차를 따라야 하며 중매를 통해서 결혼이 이루어진다. 특히 양부모들의 허락이 중요시되는데, 이는 부모들이 자녀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자녀를 보호해주고 자녀에게 좋은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우즈벡 문화에 있어서 부모는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구성원이므로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은 이를 부모의 권력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여성도 남성도 법적으로 만 18세부터 결혼할 수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은 결혼율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현재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청년들의 결혼 및 가족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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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노바 딜로자(호남대)

결혼에 대한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인식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결혼
출처: 저자 제공

가족은 한 사회의 일부이다. 따라서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영적으로 성숙하며 도덕적으로 순하고 교양 있는 젊은 세대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가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건강한 가정을 형성하고 가정에서 높은 도덕적, 윤리적 환경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우즈베키스탄 정부 정책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정부 정책은 특히 결혼할 청년들이 가족의 신성함과 결혼의 책임을 갖도록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헌법 63조에 “가정은 사회의 기본적 단위이며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는 가족을 강화하고, 상호 사랑, 신뢰 및 존중, 연대, 상호 지원 및 모든 구성원의 책임감을 기반으로 관계를 구축하고 권리를 보호한다. 여성도 남성도 법적으로 만 18부터 결혼할 수 있으나 최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2세부터 결혼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책임감을 기르고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Djuraev O., 2020). 또한 결혼을 강요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 공화당 여론 조사 센터 “Ijtimoiy fikr”는 18세 이상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인성과 경제력을 제시하였다. 또한, 배우자를 선택할 때 부모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청년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부모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를 부모에 대한 존경, 부모의 사랑 그리고 살아온 경험에 대한 신뢰 등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계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할 때 배우자와의 사랑을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상호 애정이 없는 경우 이혼까지 가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연애결혼 현황

고대부터 우즈베키스탄은 결혼율이 높은 나라에 속하였다. 소비에트 인구 조사에 따르면 결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우즈베키스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에 혼인신고를 한 사람이 168.908명, 2005년에 183.991명, 2010년에 292.286명, 2017년에 306.197명 그리고 2019년에 310.899명을 차지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 감소(296.751명)하였지만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현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연애결혼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중매결혼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실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38,1%는 ‘연애결혼’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중매결혼’하겠다고 한 청년들은 31%로 2위를 차지하였다. ‘부모님 결정을 따라 하겠다’라고 한 청년들은 27,3%로 그 다음 순위였다.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은 ‘기타’로 ‘믿음’ (1,3%), ‘느낌’ (0,7%), ‘자기 판단’ (0,6%), ‘양쪽 합의’ (0,5%), ‘대답하기 어려움’ (0,5%) 등을 제시하였다(Mamadalieva Kh. Kh., 2017).

대부분의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은 공식적으로 가족관계를 등록한 형태의 결혼을 선호한다. 민법상 결혼의 수와 비율은 적은 편이며 증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종교적으로만 결혼하거나 민사 결혼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경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06년에는 그러한 형태의 결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들의 비율이 19.4%, 2011년에는 34.3%였던 반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들의 비율은 각각 33.6%에서 11.7%로 감소하였다. (Saidova Y., Isakulov Sh., 2016). 또한 2000~2015년 우즈베키스탄의 국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혼외 출생 자녀 수는 11.1%에서 9.7%로 감소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 통계자료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높은 결혼율과 낮은 이혼율은 세계 여러 나라의 상황과 뚜렷이 구별되는 우즈베키스탄의 특징이다. 이러한 안전한 가정생활은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건강한 생활 방식을 장려한다. 유엔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술과 마약 사용률이나 AIDS 발병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연애결혼 특징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연애결혼을 하더라도 결혼하기 전에 부모님의 허락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공화당 여론 조사 센터 “Ijtimoiy fik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9,5%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결혼하겠다고 응답하였다. 같은 조사를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서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의 82,9%, 슬라브 민족의 경우에는 85,7%가 그러한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에게 있어서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결혼하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존경 및 사랑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심리학자인 홉스테드(Greet Hofstede)는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를 5가지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그의 문화 차원 이론(cultural dimensions theory)에 따르면 세계의 모든 사회나 문화는 권력 거리(power distance), 개인주의-집단주의(individualism-collectivism), 남성주의-여성주의(masculinity-femininity),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 그리고 장기 지향성(long-term orientation) 등으로 구분된다. Hofstede의 분류에서 한국의 권력 거리는 60점으로, 미국(40점)이나 캐나다(39점)보다 높은 편이다. Hofstede의 본 이론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다루지는 않았으나, 우즈베키스탄과 구소련 국가라는 점에서 역사적 배경이 비슷하고 인구 다수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사회·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 카자흐스탄의 권력 거리를 보면 88점이다. 한국과 비교할 때 카자흐스탄의 권력 거리는 높은 편이지만 한국에서의 권력 거리는 주로 사회에서 발견되고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의 권력 거리는 가족 내에서 나타난다. 특히 부모의 권력 거리가 가장 높은데, 이에 자녀들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모님의 허락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결혼 역시, 청년들이 아무리 서로를 좋아한다 해도 양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못한다.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한다면 행복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가 축복하는 것을 신도 축복한다.’라는 우즈벡 속담도 있듯이, 부모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자녀들은 권력으로 보지 않고 부모에 대한 존경 및 애정으로 받아들인다.

이슬람교에 기반한 우즈벡 문화에서의 ‘연애결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대부분 우즈벡 청년들은 ‘연애’하기 위해서 아니라 ‘결혼’하기 위해서 만난다. 남자에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기면 그 여자에게 고백과 프로포즈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법으로 남성과 여성이 모두 결혼할 나이가 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고백 이후 오래되지 않아 결혼한다. 이러한 결혼의 중요성은 우즈벡 문화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준 이슬람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결혼의 종교적 미덕, 사회적 필요성 그리고 도덕적 장점 등을 중시하므로 혼인과 가족은 이슬람 제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쌀람누리 편집부, 2016).

앞에서 제시된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슬람교에서 결혼은 의무이고 도덕적 안전장치이며 사회적 약속이다. 따라서, 우즈벡 청년들은 결혼할 나이가 되고 마음이 든 사람이 생기면 연애하면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결혼을 먼저 한다. 대부분의 우즈벡 문화권 사람들은 진지한 의미의 사랑은 결혼 후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둘째, 앞에서 제시된 Hofstede의 이론에서 볼 수 있듯이 우즈벡문화에 있어서 부모는 매우 소중하고 자녀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따라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할 때 보통 그와 결혼할 것인지를 직접 물어보지 않고 여자의 집에 자신의 어머니와 어머니가 잘 아는 여자(일반적으로 친척)로 구성된 중매를 보내도 되는지를 물어본다. 이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그와 결혼할 것인지를 물어봐도 보통 여자는 직접적으로 ‘네’라고 대답하지 않는데, 이는 여자의 결혼 결정권이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집에 중매(남자의 어머니를 포함한 1~2명 여자)를 보낼 수 있다. 이는 부모가 허락하면 그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아무리 연애결혼을 하더라도 결정을 내릴 때 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개인마다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이 다르지만 보통 우즈벡 부모들은 며느리나 사위가 될 사람의 가정환경이 어떻고 배우자의 교육 수준이나 직업이 무엇이고 살림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보고 평가한다. 부모의 경험은 자녀보다 풍부하고 자녀에게 좋은 것만 바라기 때문에 우즈벡 청년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할 때 부모의 결정에 따른다. 이와 관련된 하디스1)를 보면 어떤 사람이 예언자 무하마드에게 사람들 중에서 누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때 예언자는 당신의 어머니라고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같은 질문을 또 하였다. 예언자는 이번에도 당신의 어머니라고 대답하셨다. 그 사람은 또 물어보았다. 예언자는 이번에도 같은 대답을 하셨다. 그 사람은 네 번째로 물어봤을 때 예언자는 당신의 아버지라고 말씀하셨다(장 후세인, 2017). 위 하디스에서 볼 수 있듯이 이슬람교에 근거한 우즈벡문화에서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존경 및 애정의 정도가 매우 높으며 자녀가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부모의 허락과 축복을 받아야 한다. ‘천국은 어머니의 발밑에 있다.’라는 유명한 우즈벡 속담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다.

셋째, 청년들이 아무리 서로를 좋아한다 해도 자유연애는 허락되지 않는다. 자유연애는 사회구성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데 이는 이슬람교에서 결혼하지 않는 남녀는 서로에게 낯선 사람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통적인 우즈벡 가정에서는 아버지나 오빠가 딸이나 여동생이 자유연애를 할 수 없게 통제한다. 같은 맥락에서, 연애를 많이 한 여성은 사회구성원들로부터 부정적으로 평가받고, 결혼을 못 하거나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는 결과를 맞이한다. 특히 여자는 한 가족의 자존심을 상징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이들의 자유연애를 금지한다. 따라서 어떤 여성을 좋아하는 남성이 있으면 먼저 그녀의 집에 중매(어머니를 포함한 1~2명의 여자)를 보내고 약혼 후 결혼해야 한다.

 

나가며
우즈베키스탄 신혼부부를 위한 티무르 동상 앞 포토타임
(원제: Séance de photographies devant la statue de Tamerlan pour de jeunes mariés ouzbèkes)
출처: Wikimedia Commons, 촬영: Jean-Pierre Dalbéra

21세기 들어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세계화로 인해 우즈베키스탄 청년들 간의 연애결혼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연애결혼은 다른 나라와 달리 우즈벡 문화의 규칙을 따른다. 연애결혼이라도 중매인이 여자 집을 방문하는데, 이 점에서 중매결혼과 연애결혼이 거의 비슷한 절차로 진행된다. 중매결혼의 경우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어떤 집에 좋은 며느리가 될 여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중매인이 그 여자의 어머니와 통화하여 집을 방문할 시기를 묻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게 된다. 되도록 그날 여자도 집에 있어야 한다. 약속한 대로 남자의 어머니는 여자의 집에 가서 여자 어머니를 만나서 이야기하며 가능하면 여자도 만난다. 양어머니들이 서로 마음에 들어하면 자녀들을 몇 번 만나게 하고 자녀들도 서로 마음에 들면 그때 다시 만나서 약혼 및 결혼 날짜를 정한다. 반면 연애결혼에서는 청년들이 먼저 만나서 서로를 좋아하게 된 후 중매인이 여자 집을 찾아간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우즈벡문화에 있어서 중매결혼이든 연애결혼이든 중매인의 역할이 크며 중매인이 여자 집을 방문하는 순서만 다를 뿐이다.

 

저자소개

갈라노바 딜로자(2020027@honam.ac.kr)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교 우즈벡어문학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타슈켄트 국립기술대학교 학생들에게 우즈벡어,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후 한국에 유학으로 와서 인하대학교에서 다문화교육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호남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 및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학과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은 「재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이 경험한 상호문화소통의 공간별 의미 탐색」, 「우즈베키스탄 청소년들이 한국드라마를 통해 인식한 한국의 이미지와 재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결혼이주여성의 자녀 이중언어교육 방식에 대한 사례연구」 등이 있다.


1) 하디스는 예언자 무하마드의 말이나 행동, 또는 다른 사람의 행위를 묵인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참고문헌

  • 쌀람누리 편집부(2016). 모두를 위한 이슬람. 쌀람누리.
  •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가족법. 타슈켄트: 2000.
  •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헌법. 타슈켄트: 2012.
  • 장 후세인(2017). 최후의 예언자 무하마드. 예언자 무하마드의 삶을 소개하는 이슬람과 이슬람문명. 젠나부민북스.
  • Djuraev O. (2020).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가족 문화 현황과 특성에 대한 비교 연구. 중부대학교 인문산업대학원.
  • Hoftede Insights: https://www.hofstede-insights.com
  • Mamadalieva Kh. Kh. (2017). Young family as the basis of forming family potential in perspective. Statistics and Economics., 14(2).
  • Mamadalieva Kh. Kh. (2017). Marriage and family in Uzbekistan. Demographic policy and fertility, 4, 67-77.
  • Representation of the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UNICEF) in Uzbekistan. (2020). Youth of Uzbekistan: challenges and prospects. Tashkent.
  • Saidova Y., Isakulov Sh. (2016). Research on the role of men in families and their participation in strengthening reproductive health (survey results). Tashkent.
  • Sher A. (2010). Ethics. National Society of Philosophers of Uzbekistan. Tashk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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