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치에 대한 개요

아시아 정치는 역동적이고 다양하며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가 직면하는 정치적 다양성을 단순히 하나의 지표로 나타내는 것은 쉽지 않다. 민주주의, 권위주의와 같은 단순한 정치체제의 개념 조차도 학술적으로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이를 측정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정치체제가 갖고 있는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하지 않은 채 아시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 나갈수는 없다. 본 호에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정치체제 지표를 활용하여 아시아 국가의 정치체제의 안정성, 민주적 성숙성을 분석한 후 과연 아시아의 민주주의는 쇠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데이터를 이용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295
정치체제를 측정할 수 있을까?

정치체제를 측정하는 시도는 오래되었다. 가장 오래된 지표중의 하나는 1972년 Freedom House의 “The Comparative Study of Freedom”에서 정치적 권리(political rights)와 시민의 자유(civil liberties)를 측정하여 발표한 Freedom in the World 지표이다. 이 지표는 125명의 분석가와 40명의 자문단에 의한 분석과 검토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2018년 지표의 경우에는 10개의 정치적 권리에 대한 지표와 15개의 시민의 자유와 관련된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적 권리는 선거과정, 정치적 다원주의와 참여, 정부의 기능정도로 측정이 되고 시민의 자유는 표현과 신념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법에 의한 통치, 개인의 자율성과 권리 등으로 측정된다.1) 이 측정결과를 종합하여 자유, 부분적 자유, 자유롭지 않음의 상태로 국가를 구분한다. 또한 Freedom House는 독립적으로 선거 민주주의(electoral democracy) 지수를 독립적으로 측정하여 제시한다. Economist지의 Democracy Index 역시 많이 인용된다. 이 지표는 2006년에 처음 발표된 이후에 완전 민주주의(full democracy), 흠결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혼합체제(hybrid regimes), 권위주의 체제(authoritarian regimes)으로 구분하면서 선거과정 및 다원주의, 시민의 자유, 정부의 기능 정도, 정치적 참여, 정치문화 등의 차원에 대한 60여 개의 질문을 가중평균하여 지수를 구한 후 체제를 구분한다.2) 전체적으로는 Freedom House의 민주주의 측정 영역과 상당히 겹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지표는 Center for Systemic Peace에서 발표하고 있는 통합정치체제 점수(combined polity score, 이하 민주체제 점수)로써, 1975년 Polity I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표된 이후 지속적인 수정 및 보완을 통해 현재에는 Polity 5라는 이름으로 발간되고 있다.3) 민주체제 점수는 민주주의 제도화 점수에서 권위주의 제도화 점수를 차감한 값으로, 두 지표는 5개의 하위 지표(행정부 수장 임명과정의 경쟁력(competitiveness), 개방도(openness), 행정부 수장에 대한 견제, 정치참여의 경쟁력, 정치참여의 제한)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 지표의 구성을 볼 때, 분석대상이 행정부 수장, 정당 등 표면적으로 권력의 중심이 되어있는 조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여타 민주주의 지수들에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민의 자유, 비공식 정치단체, 언론 등은 제외되거나 낮은 비중으로 다루어진다. 따라서 민주체제 점수는 시민, 정부 외 비공식 단체, 언론 등의 자유, 이들의 정치적 참여의 정도와는 별개로, 행정부 수장의 임명절차가 민주적이거나, 정당 등 다른 권력기관이 행정부 수장을 잘 견제할 수 있다면 민주체제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미얀마는 2016년 문민정부가 선출됨에 따라 2014년 –3점이었던 민주체제점수(-10점에서 10점)가 2016년 8점을 기록하여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체제가 달성된 것으로 보는 반면, Freedom House(0에서 100점)는 26점에서 28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Economist지의 Democracy Index는 3.05점에서 4.2점으로 상승하여 권위주의 체제에서 혼합체제로 분류되는 긍정적 변화가 있었지만, Polity 5와 같은 큰 점수 변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Polity 5의 이러한 특성은 권력기관, 민주주의 체제의 성립 여부를 중점으로 둔 본 분석에 있어서, Freedom House와 Economist지의 Democracy Index 보다 용이하기 때문에 Poliy 5의 민주체제 점수를 민주주의 수준의 척도로 사용했다.

 


1) https://freedomhouse.org/reports/freedom-world/freedom-world-research-methodology

2) http://www.eiu.com/Handlers/WhitepaperHandler.ashx?fi=Democracy-Index-2019.pdf&mode=wp&campaignid=democracyindex2019

3) http://www.systemicpeace.org/inscr/p5manualv2018.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