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플러스(BRICS PLUS)와 아프리카: 중국이 구상하는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

올해 열린 제15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추가 6개국 (에티오피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그리고 아르헨티나)을 공식적으로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했다. 이제 브릭스의 회원국은 기존 4개국에서 11국으로 확대되었다. 브릭스 플러스의 목적은 국제질서의 다양성과 다극화이다. 중국은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아프리카에서도 미국을 견제할 반(反)서방연대 구축을 꿈꾸고 있다. 동시에 아프리카 대륙 내 많은 지역 경제공동체들과의 파트너십 다양화 및 정치, 경제, 안보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는 향후 중국의 대(對)아프리카의 전략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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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아시아연구소)

브릭스 플러스,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의 출현

다자주의를 구현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강대국의 리더십이다(주재우, 2021). 중국은 그간 중국 주도의 다자주의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으며 브릭스 확장의 주요 지지자였다. 지난 제9차 정상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브릭스 플러스 개념을 소개한 중국 정부는 이후 금년도 제15차 정상회담에서 신흥개발도상국의 대표성 강화를 위한 ‘베이징 선언’을 소개하며 브릭스 플러스 개념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중국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지난 8월 24일, 신흥경제 5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는 6개국 (에티오피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그리고 아르헨티나)을 공식적으로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했다. 브릭스의 회원국은 기존 4개국에서 11국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지난 2010년 남아공을 마지막으로 승인한 이후 13년 만이다. 브릭스는 이제 브릭스 플러스로 불리며 지정학적으로는 아프리카, 중동 및 북아프리카, 그리고 남아메리카로 확대된 브릭스는 대략 세계인구의 47%, 세계 GDP 점유률의 36%, 그리고 세계 석유매장량의 44%를 차지하게 되었다.1)

BRICS 기존 회원국과 신규 가입 국가

이런 중국의 다자주의 확대에 대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은 “브릭스는 미국이나 그 누구에게도 지정학적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2)라는 입장을 백악관 비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밝혔다. 하지만 그의 관점과는 다르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브릭스와 아프리카: 상호 가속화된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동반관계’라는 회의 주제 아래 남반구 국가들의 현재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앞으로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것에 대해 동의하는 자리였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합의문 ‘요하네스버그 II 선언’을 통해 상호존중, 민주주의, 연대, 이해, 주권평등, 개방, 포용, 합의, 그리고 협력의 브릭스 정신을 기반으로 6개(포용적 다자주의 · 지속가능한 발전 · 상호 가속된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 평화와 발전의 환경 조성, 인적교류 심화, 그리고 제도 개발) 분야의 협력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협력 방향의 특징은 첫째 중국이 그간 중국-아프리카 포럼(FOCAC)에서 지속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제시했던 협력방안의 내용과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미 · 중 전략경쟁이 지속화되는 시점에서 미국을 견제할 반(反)서방연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다자주의에 입각한 남반구 국가들의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 지속가능한 성장, 공정한 국제질서 등의 실현을 위한 협력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의 브릭스 플러스 회원국들 간의 역내 통화결제 방식의 전환과 통화결제시스템의 발판 마련에 대한 논의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탈(脫)달러의 시도가 있었기에 이번 회원국들 간 달러패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브릭스가 외연 확대를 하는 시점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진영경쟁 속 강화되는 남반구 국가들의 협력

금년도 제15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내용은 브릭스 회원국 확대 함께 공동통화 ‘R5’였다. 시진핑 3기 지도부는 미국과 서방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상징하는 달러가 국제사회에서 반(反)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라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탈(脫)달러를 주장해왔다. 중국뿐만이 아닌 브릭스 나머지 회원국들 역시 이를 공감하며 무역 결제 수단으로 공동통화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즉, 달러패권 체제에서 벗어나 회원국들의 경제 확장이라는 목적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최근 러시아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서방의 제제로 외환보유고의 약 절반이 동결되었고 급기야 은행들의 해외 거래망 SWIFT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면서 러시아산 석유는 수출에 제약받게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에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며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브라질의 경우 아르헨티나와의 무역을 위해 공동통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올 초 발표한 바 있으며, 같은 시기 인도 역시 아랍에미리트와 자국 통화로 무역 결제를 개시했다. 이처럼 브릭스 플러스로 확대된 시점에서 회원국들은 브릭스 내 금융 결제 뿐만이 아닌 국제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브릭스가 달러 영역 밖의 유연하고 다양한 협력방식을 만들며 남반구 국가들로 구성된 경제 공동체로 확장 시킬 가능성의 물꼬를 텄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공동통화 ‘R5’가 도입된다면 회원국들이 속해있는 지역 내 가장 활발한 경제 협력체 (예: 브라질은 남미의 경제 블록 메르코수르(Mercosur), 러시아는 유라시아 경제 연합(EEU), 인도는 남아시아 지역 협력 연합(SAARC), 중국은 상하이 협력기구(SCO)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그리고 남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 개발 공동체(SADC))까지 공동통화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나아가 브릭스가 미국 주도의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대안으로 설립한 다자간 개발 은행인 신개발은행(NDB)을 통해 지금처럼 회원 확대를 추진하고 회원국의 자국 통화 투자와 융자를 지속해서 지원해나간다면 향후 브릭스 플러스는 다자주의와 다원화된 세계의 특징을 갖춘 금융 구조 구축 실현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 회원국들의 동상이몽

브릭스의 외연확대가 실현된 시점에서 기존 회원국들이 브릭스를 반(反)서방 연대로써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모두 동의하는가에 여전히 많은 이견이 있다. 다시 말해 더 강력해지고 있는 서방의 압력에 더욱 돈독해지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인도와 브라질이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G7에 맞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화상으로 진행된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신흥 및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확대된 브릭스 플러스를 “인류운명공동체의 ‘대가족’”으로 그리고 미국과 G7과 같은 서방 중심의 협력 플랫폼을 “패권주의의 ‘소그룹’”으로 비유하며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서구 중심의 체제를 넘어설 것을 우회적으로 암시했다. 이와 반대로 브라질과 인도는 그들의 G20에서의 영향력 약화와 비동맹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인 노선을 추구하며 외교적 이익을 얻으려는 브라질과 인도의 행보는 곧바로 브릭스 정상회담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증명됐다.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과 인도 그리고 브라질은 글로벌 바이오연료 동맹을 출범시키며 친환경 연료 보급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또한 G20 정상회의 첫날 남반구의 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태전략의 핵심 참여국으로 활동하지만 대표적인 친러 성향 국가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미국, 인도, 아랍에미리트연합, EU,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정상들이 인도, 중동, 그리고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 및 항만 연결 사업인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India-Middle East-Europe Eonomic Corridor)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을 포함 서방 국가들로 구성된 본 사업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며 동시에 G7 국가들과의 경제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듯 브릭스 회원국들이 국제관계에서 추구하는 다른 이익들은 결국 브릭스 플러스가 국제사회의 다극성을 강화하는 데 장애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아프리카에서 인류운명공동체를 꿈꾸다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오랜 협력을 유지해온 국가는 아프리카다. 1953년 반둥 성명을 바탕으로 제3세계의 정신을 바탕으로 발전된 중국과 아프리카는 동맹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그리고 현재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적 관계로 지속해서 발전했다. 이에 발맞춰 최근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 분야는 기존의 경제통상에서 디지털 · 금융 · 녹색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에 자주 언급되는 운명공동체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도 자주 등장하였다. 운명공동체 외교 담론은 지난 2010년 미 · 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처음 언급되었으며 이후 시진핑 시기로 넘어와 인류운명공동체(人類命運共同體) 개념으로 확대되어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더욱 집중했다. 또한 인류공동체 구축을 위해 인류가 운명공동체로서 도전과 어려움들을 함께하며 협력과 공동발전, 평화 등의 시대적 흐름을 따르기 위해서는 경제정치적 상호이익, 문명 간 상호교류 및 학습, 평화 · 안보 등 분야에서 인류의 공동가치 선양과 협력과 건설 그리고 함께 누리는 거버넌스 이념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김윤희, 주재우, 2022).

시진핑 시기 중국의 대아프리카 외교 전략은 이번 브릭스 플러스 연설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연설에서는 아프리카 우분투 철학을 인용하여 브릭스 회원국들의 운명공동체 구축과 전략적 동반관계 강화를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세요. 나는 우리가 있으므로’라는 우분투 철학은 모든 민족의 상호의존성과 결성을 강조합니다. (…) 중국은 인류를 위한 공유된 미래를 가진 공동체의 비전을 추구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전반적으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브릭스 파트너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우리는 공통된 사명감으로 공통의 도전에 대처하고,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더 밝은 미래를 형성하며, 현대화를 향한 여정에서 함께 행진해야 합니다.”3)

현재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이라는 다자협력 플랫폼을 이용하여 운명공동체 담론 하에 아프리카와 정치·경제·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54개국 아프리카 국가 중 53개국이 가입해 참여하고 있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통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운명공동체 관계 실현을 강조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세계 경제 군사 · 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 가입을 촉진해왔다. 이를 증명하듯 2023년 4월 기준 중국의 세계 경제 군사 · 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에 가입한 국가 중 아프리카가 44개국으로 가장 많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가 아프리카와의 공동발전, 인프라 구축, 관계와 소통을 통한 양국의 발전 촉진, 아프리카 내 친환경 녹색 사업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개발도상국 간 포용 및 연대, 기존 발전모델에서 벗어난 다양한 모델들 수용, 문화의 다양성 존중 및 공동의 평화와 발전 추구 등이 중국과 아프리카 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프리카 국가의 일대일로 가입 연도
중국의 대()아프리카 협력 플랫폼으로 거듭난 브릭스 플러스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의 변화와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두 국가의 정상들은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공동 건설’을 주제로 ‘중국-아프리카 국가 지도자 대화’를 공동 주재하며 ‘중국-아프리카 국가 지도자 대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주목만 할 점은 국제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남반구 국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지속해서 높이기 위해 아프리카 연합의 G20 가입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과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아프리카와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동시에 아프리카의 거버넌스와 금융 시스템의 발전 및 아프리카 내 기관 통합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제20차 당 대회 이후 출범한 시진핑 3기에서 강조하고 있는 주요 대외정책은 중국이 서방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남반구 국가들과 연대하며 새로운 다극화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개최된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 개막식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대중 정책을 빗대어 일방적인 정치 제재라 비판하며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강력한 대안은 일대일로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에 제시하고 있는 방향 역시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 호혜협력, 공동번영, 그리고 평화발전을 바탕으로 상호평등한 발전이다.

브릭스 플러스로의 새로운 가입국 중 에티오피아와 이집트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가입국이자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사업의 중심 국가이며 중국과 50년 넘는 세월 동안 깊은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지난 마오쩌둥 시대의 아프리카에 관한 관심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견제하고 아프리카와의 연대를 통한 유엔 가입이 목적이었다면, 현 시진핑 시대는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목적 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는 나이지리아다. 그런데도 에티오피아가 브릭스의 신규 회원국으로 선정된 이유에는 자원은 없지만 유리한 지정학적인 위치와 잠재적 경제성장이 큰 국가이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인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 번째로 많으며, 지난 2022년 말 실질 GDP는 1,060억 달러로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6.0% 성장률로 고성장했다. 아프리카에서 큰 경제 협력체의 하나인 동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의 가입국이기도 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 6번째로 큰 경제국이고 이는 케냐보다도 앞서는 성장률이다.4) 에티오피아의 위치는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바로 밑에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홍해 입구에 있는 지부티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 유럽과 일본 등 군사 대국들이 기지를 건설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아프리카 연합(AU), 정부 간 개발 당국(IGAD),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 그리고 다양한 비정부기구 들이 있어 아프리카 대륙 내 외교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에티오피아는 2020년 기준 138,000명의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집트는 북아프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중동-아프리카(MENA)지역의 주요 국가다. 과거 핸리 키신저의 유명한 어록인 “이집트 없이는 중동에서 전쟁할 수 없고 시리아 없이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처럼 이집트의 지정학적, 경제적, 군사-안보적 중요성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집트가 보유하고 있는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해주는 수에즈 운하는 지난 19세기 프랑스의 후원으로 건설되었다. 현대의 최첨단 운송 수단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해상 운송은 무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고 있기에 수에즈 운하는 현재까지도 육로와 해상 운송 확대를 할 수 있는 주요 요충지다. 또한 이집트는 2023년 기준 세계에서 14번째로 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1억 이상의 인구수 보유하고 있어 아랍지역 중 최대의 인구 대국이자 아랍연맹의 본부를 유치하고 현재 좌장국으로서 다양한 중동과 아프리카의 분쟁 및 평화 문제를 중재하고 있는 중심국이다. 특히 이집트는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내 천연가스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러시아를 대신해 이집트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주고 있어 에너지 공급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중국

전언했듯이 다극화하는 국제사회에서 남반구의 세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국은 지속해서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 세계 질서가 신형대국관계를 통해 질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으며 동시에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국제질서의 다극화의 실현을 강조해왔다. 이번 아프리카 국가들의 브릭스 추가 회원국으로서 의미는 다음과 같다. 미 · 중 패권 싸움이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은 브릭스 플러스를 미국을 견제하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되었던 무역 결제 달러 비중 축소 논의 역시 그간 브릭스 회원국들을 경제적으로 통합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이 아닌 일대일로의 주요 거점 국가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는 국가들과의 동맹 강화를 이용하여 미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도 무역, 투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브릭스 추가 회원국인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를 거점으로 협력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이를 통해 중국 특색 그리고 중국 주도의 포용적 다자주의 체제를 구현하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운명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브릭스 플러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아프리카 대륙 내 많은 지역 경제공동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다양화함과 동시에 정치경제안보 관계를 지금보다도 더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야심 찬 계획들은 기존의 대(對)아프리카의 전략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중국 주도의 중국-아프리카 포럼과 같은 다자협력 플랫폼을 브릭스 플러스에 연계시켜 자국 외교정책 실현을 위해 아프리카 전략의 다각화를 시도할 것이다. 특히 일대일로 사업 및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를 내세워 북아프리카와의 협력을 이전보다 확대하여 중국의 아프리카 대륙 진출 및 영향력을 더욱 증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소개

김윤희(love2unice@snu.ac.kr)는
아시아-아프리카 센터 방문연구원이자 성신여대 강사다. 영국 더럼(Durham)대학교에서 국제관계 박사학위를 그리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얼바나-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구 주요 분야는 중국-아프리카 그리고 한국-아프리카의 정치경제 관계 및 외교정책, 국제 정치이며 관련하여 다양한 논문과 저서 작업을 하였다.

 


1) Xinhua. 2023. “Xinhua Commentary: BRICS gains charm as global dynamics shift.” https://english.news.cn/20230822/df661448e34b42edae5db6341b6d6124/c.html

2) The White House. 2023. “Press Gaggle by National Security Advisor Jake Sullivan”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press-briefings/2023/08/22/press-gaggle-by-national-security-advisor-jake-sullivan-2/ (검색일: 2023. 10. 30).

3) Chinadaily. 2023. “Full Text: Remarks by Chinese President XO Jinping at the 15th BRICS Summit.” https://news.cgtn.com/news/2023-08-23/Full-text-Xi-Jinping-s-speech-at-the-15th-BRICS-Summit-1mvxFMvuFLW/index.html

4) World Economics. 2022. “Ethiopia GDP Annual Growht Rate: 3.8% (2022).” https://www.worldeconomics.com/GrossDomesticProduct/GDP-Annual-Growth-Rate/Ethiopia.aspx

5) GFP. 2023. 2023 Egypt Military Strenth.“ https://www.globalfirepower.com/country-military-strength-detail.php?country_id=egypt

 


참고문헌

  • 김윤희, 주재우. 2022. “다자주의를 통한 중국의 對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상-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중심으로-.” 한중사회과학연구 20권 4호, 9-31.
  • 주재우. 2021. “미중 전략경쟁 시대에 미국의 대 중국 배타적 다자주의와 중국의 대응.” 전략연구 83권 1호, 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