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전쟁의 화근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암암리에 유보한 채로 맺은 어떠한 평화조약도 결코 평화조약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 칸트의 『영구평화론』 중에서

탈냉전 이후 아시아에서 전쟁의 위협을 올해처럼 구체적으로 떠올려 본 일이 있었을까.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대만분쟁 그리고 북한 미사일 발사까지 우리 안에 일상을 흔드는 일들이 만연해졌다. 본 웹진 2022년 마지막 호에서, 각 전쟁과 분쟁에 대해 잘 만들어진 ‘평화의 로드맵’을 제시할 순 없지만, “그래도 다시 평화”라는 차원에서 아시아에서 평화를 되물어보았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1월 시위를 통해서 본 사회 불평등구조와 불안정성에 대한 탐색, 서아시아 시리아 10년간 있었던 내전의 결과를 통해서 본 난민의 삶,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흩어져 있는 로힝야 난민과 미얀마 민주화 세력의 연방 민주주의 지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중심지가 될 대만 문제를 평화의 관점에서 되물었다. 열전의 2022년을 떠나보내면서 ‘되찾은 평화의 2023’을 기대해 보고자 한다.

방문학자

요리책과 음식 혼종(culinary hybrid): “오리엔탈·아시아·에스닉”

물질과 개념이 경계를 넘어 이동이 빈번한 현대의 음식은 혼종의 운명에 놓인다. 또, 내셔널리즘은 19~20세기 ‘오리엔탈·아시아·에스닉’ 음식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사람들이 오리엔탈과 아시아로 규정되는 국가·민족의 정보를 갈망하는 이유는 중산층이 지적 취미를 개발하고 식민지 및 개척지를 파악하는 데 있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으로 이주한 ‘오리엔탈·아시아·에스닉’에 해당하는 이주민은 자국을 소개하는 문화 대사(cultural ambassador)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 글은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혼종화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현상을 통해 오리엔탈·아시아·에스닉 음식이 만들어져 온 지형이 있음을 이해하기 위하여 요리책의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World Conjuncture: A Core Concept in the Making of Vietnam’s Foreign Policies

Since its first appearance in the Eleventh Congress Documents of the Communist Party of Vietnam (CPV), the concept of “cục diện thế giới” [world conjuncture] has been the foundation for Vietnamese official discourse on the regional and world political landscapes. However, there have been debates about this concept’s contents and its academic issues. As the CPV rushes to prepare for the summary of 40 years of Đổi Mới [Renovation] and the Fourteenth Congress scheduled for early 2026, it is an opportune time to look back on more than a decade of developing a Vietnam-specific international research approach based on the concept of world conjuncture. This article generalises this concept’s basic connotations and identifies the relationship between world conjuncture and world order from the Vietnamese public perspective. On this basis, the article clarifies the elements of world conjuncture based on the Vietnamese viewpoints, from which the predictability of Vietnamese assessments, especially those of the CPV, for upcoming regional and international conjuncture could be, to some extent, improved.

중앙아시아 국경 분쟁의 해결 방안 모색

1991년 중앙아 5개국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하자 급선무는 국경선을 조기에 획정하는 것이었다. 지난 30년간 협상한 결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국경선을 획정하였으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3국은 이견으로 국경선을 획정하지 못했다. 영토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서 외부 개입으로 해결이 어려운 만큼 앞으로 국경 획정을 위해서는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한 해결이 최적의 방안이다. 국제사회는 당사국이 무력 충돌을 자제하고 평화적으로 국경선을 획정하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