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문학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사회가 가진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반영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문학가는 그들이 속한 사회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을 글로써 그려내고 평범한 시각이 포착하지 못한 모습을 찾아낸다. 소수자, 디아스포라, 여성 등 주류에서 소외되어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언어를 부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함으로써 문학은 실천적 성격을 가지기도 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문학을 들여다보는 것은 따라서 단순한 예술 창작물을 향유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회를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다양성+Asia』 22호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지역의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 지역에서 이전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측면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아프리카의 『참지 않는 여자들』: 사헬 지역 여성들이 직면한 고난과 도전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원인을 전통과 인습,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사회-경제적, 생태적 요인에 있다. 사헬 지역은 서아프리카 모리타니아에서 동부의 에리트리아까지 사하라사막 경계의 반건조지대로, 이 지역은 가뭄,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의 준동으로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핵재난의 시대, 일본의 기록주의 문학에 길을 묻다

2011년 3월 11일, 역대 최대라는 9.0 매그니튜드의 대지진과 대쓰나미가 동일본 일대를 강타하면서 그 여파로 도쿄전력후쿠시마제1원전은 세 기의 원자로가 멜트다운되고 폭발하는 인류 최악의 원전사고(이하, ‘후쿠시마핵재난’)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로부터 어느덧 12년여가 흘렀지만 우리는 끝이 요원한 핵재난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끼에우의 마음(心)은 어디로 갔을까? – 베트남 고전 『쭈옌끼에우』 톺아보기

『쭈옌끼에우』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으로, 주인공인 ‘끼에우’가 세상에서 직면하게 되는 고난과 시련이 베트남 민족의 상황과 동일시되면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끼에우를 모범으로 삼고 그의 삶을 통해 위안을 얻을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에 걸맞은 시각으로 끼에우의 삶과 그의 ‘진정한 마음’을 다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종파 갈등은 어떻게 구현되는가?: 『움미 히싸네 쥐들』 속 갈등과 적의의 언어1)

쿠웨이트 작가 사우드 알산누시(Sa‘ud al-Sannousi)의 『움미 히싸네 쥐들(Fi’ran Ummi Hissah)』은 2000년대 이후 서아시아에서 고조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종파 갈등이 표출되는 형태를 그려낸다. 특히 종파 갈등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 종파를 적대하고 공격하는 갈등과 적의의 언어로, 이러한 언어는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 기억의 차이에 근거한다.

중앙아시아 초원에 피어난 고려인 한글문학

중앙아시아 고려인 한글문학은 연해주 일대 고려인들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강제이주 이듬해 필화사건이 일어나 고려인 한글문학은 매우 부자유하게 전개됐으나 1938년에 창간된 모국어신문 《레닌기치》 문예페이지를 통해 1980년대까지 크게 번성했다.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사회 : 아룬다티 로이의 시선들

지난 2017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는 20년 만에 새로운 소설을 발표했다. 1997년 부커상을 수상한 데뷔작 『작은 것들의 신』 이후 10여 편에 달하는 논픽션을 집필하면서 인도사회의 면면을 비판적으로 드러낸 로이는 그 시선들을 그러모은 집대성과 같은 소설 『지복의 성자』를 통해 현대 인도의 종교, 카스트, 젠더 문제를 실제 역사적 사건들과 엮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