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中國夢)”을 이끄는 중국 특색의 군부 파워 엘리트: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주목하라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강군몽이 한창 진행중이다. 2035년엔 군 현대화를 마무리하고 2049년엔 미군과 같은 세계 일류급 군대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공산당 중군위 차원의 대대적인 국방개혁과 군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특유의 민군 관계와 문민통제 원칙하에서 군은 중국 역사의 주요 페이지마다 발자취를 남겨왔을 뿐 아니라 절대 권력을 행사해왔다. 오늘날 중앙군사위원회가 주도하는 중국 군부 파워 엘리트의 변신과 군 개혁에 주목할만하다. 중국군 현대화는 세계 어느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성공적 사례이다. 19기 6중전회에서 시주석의 3연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군부 파워 엘리트들의 강군몽과 세계 일류급 군대 건설은 향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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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과 강군몽(强軍夢)
중국몽 강군몽 부대 선전 (中国梦强军梦部队宣传栏展板设计)
출처: http://www.900ppt.com

중국군 파워 엘리트는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이하 중군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창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中國夢) 구현을 위한 강군몽(强軍夢)을 지향한다. 사실상 중국의 역대 지도자 중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처럼 강력한 국가를 위한 강한 국방력의 필요성을 제창하면서 군 개혁을 공개적이면서도 공세적으로 추진한 적은 없었다. 놀랍게도 이는 “실력을 갖출 때까지 절대로 자신의 힘을 노출시키지 말라”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유언을 거스르면서 초군사강대국 미국에게 도전장을 내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군 개혁을 2035년과 2049년 2단계로 구분하면서, 2035년엔 군 현대화를 마무리하고 2049년엔 미군과 같은 세계 일류급 군대를 만들겠다는 강군몽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를 두고 마오쩌둥(毛澤東)과 동급의 권력을 갖춘 시진핑 주석이 군 현대화와 개혁을 국내용으로 추진한다는 평가가 있고, 인민해방군이 종이 호랑이가 아닌 미군같은 무적의 강군이 되겠다는 강군몽(强軍夢)의 구현을 지향한다는 평가도 있다. 2017년 8월 30일에 내몽고 주르허 군사훈련장에서 시진핑 주석이 인민복이 아닌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고 중국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혼자 받던 모습은 그의 강군몽이 단순히 국내용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냈다.

중국 건군90주년기념열병식
출처: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중국군 현대화는 세계 어느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성공적 사례이다. 현재는 공산주의 이념에 추가하여, 첨단 무기와 장비, 군사지식의 배양과 실전경험에 따른 첨단 교리 개발 등을 지향하면서 2049년에 세계 일류급 군대를 건설하려 한다. 이러한 군 현대화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성공적 사례로서 간혹 베트남및 북한과 비교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강대국 반열로 격상된 모습을 고려할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군부 파워 엘리트가 군 현대화를 위해 자존심을 낮추고 미군을 배우려 노력하고, 힘을 축적한 결과 이제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장을 내는 과감성마저 보이고 있다.

 

당 중군위가 주도하는 파워 엘리트의 변신과 군 현대화 : 부패청산과 전문성 향상

시진핑 주석은 우선 군대내 부패 청산에 집중했다. 시주석 이전까지 중국군은 혁명기의 군벌(軍閥) 후유증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각 지방성 군구(軍區) 파워 엘리트가 지방정부 당 정치인과 야합하여 권력을 남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면 2013년 8월 19일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당 서기가 구역내 군구 사령관과 야합하여 중앙정부에 도전한 사례였다.

이에 2012년 당•정•군 권한을 장악한 시진핑 주석은 반부패 운동을 명분으로 군부 파워 엘리트와 지방 정부 정치인 간 연계를 근절하기 위해 토착화된 군구제도를 폐지하였다. 특히 그동안 군구가 전투군대가 아닌, 일종의 지방군벌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오직 방어적 군사전략을 지향한 단점도 해소하였다. 이를 위해 2016년 1월 시진핑 주석은 군구를 미군 통합사령부와 유사한 전구(戰區: theater) 사령부로 개편하였으며, 각 전구사령부를 5개 전구 방향에 따라 중국 내륙을 넘어 동서남북으로 공세적 원정작전까지 가능하도록 역할을 부여하였다. 특히 군 지휘관들을 실전을 경험하였고 전투력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야전형으로 전면 교체하였다. 예를 들면 해군의 경우 2009년부터 인도양 아덴만 소말리아 해적퇴치작전과 리비아와 예맨 중국인 철수작전을 경험한 간부들이 대거 제독으로 승진하였으며, 과거 육군이 하던 주요 보직에 해군 제독을 임명하였다. 현재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 남부전구 사령관은 해군 위안유바이(袁警柏) 제독이 보직되었다.

다음으로 군부 파워 엘리트의 전문성 향상이다. 예를 들면 혁명기 마오쩌둥의 인민전쟁(People’s war) 이론을 접고, 정보화와 지능화 등으로 군사전략을 개선하고 새로운 작전개념에 적합한 첨단 무기와 장비 개발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엘리트들을 양성하였다. 이들은 러시아 무기와 장비 도입에 따른 역설계 수준이 아닌, 중국 독자형 무기와 장비를 개발하고자 한다. 이는 2012년과 2019년에 각각 2척의 항모를 실전에 배치하였고, 현재 3번째 ’진짜‘ 항모가 건조되고 있으며, 2019년에 J-20형 스텔스기와 DF-17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한 이유와 배경이었다.

현재 시진핑 주석을 제외한 당 중군위 군부 파워 엘리트는 모두 전문가들이다. 예를 들면 부주석 공군 쉬치량(許其亮) 상장이 있으며, 그는 최초 공군 전투 조종사 출신이 중군위 부주석에 임명된 인물이고, 또 다른 부주석은 전력건설 분야 전문가인 육군 장요우샤(張又俠) 상장으로 그는 첨단 무기와 장비 개발을 주도한다.

여기에 추가하여 핵과 우주를 무기화하는 전문화된 군부 파워 엘리트들이 포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약 400기의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통제하는 로켓사령관 조우에닝(周業寜) 상장과 우주와 사이버 도메인 장악을 담당하는 전략지원사령관부 주치엔성(巨乾生) 상장은 해당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역사의 주요 페이지엔 늘 중국 군부의 발자취가 있다

중국처럼 인민, 정치인, 경제인, 경찰 그리고 군인 간 구분이 애매모호한 국가는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이는 중국 특유의 군부 파워 엘리트인 인민해방군의 구조에서 나타난다. 우선 중국 특유의 민군 관계와 문민통제 원칙을 들 수 있다. 통상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문민 대통령의 군 통수권한에 의해 통제되는 문민통제 원칙을 갖고 있으며, 군은 정부의 외교정책을 힘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함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경우는 대부분 개인이 통치하는 권위주의적 독재국가들로서, 이러한 국가들의 군부는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심지어 군사력을 동원하여 정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의 사례는 지난 2월 1일 자유선거와 민주화 운동을 두려워 한 미얀마 군부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주도한 군 쿠데타를 들 수 있다.

중국의 군부 파워 엘리트는 1921년 부패하고 무능한 만청(滿淸)에 반대하여 혁명을 같이 한 국민당과 싸워 이겼다. 이후 당시 핍박받던 농민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열악한 상황하에서도 자본가의 지원에 의해 첨단 무기로 무장한 국민당 군을 격파하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주역이다. 당시 그들은 인민, 정치인, 지식인 간 간 차이가 없이 개국 원수(元帥)로만 대우되었다. 비록 1949년 신중국 수립시 군부 파워 엘리트의 지식 수준과 세계관은 다소 편협하였으나, 이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은 세계 어느 국가 군부 파워 엘리트와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이후 국내 정치 혼란기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고, 구소련과의 갈등 국면에서 미중관계 정상화를 주도하여 당과 국가를 지켰다. 예를 들면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에서 홍위병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자 결국 군이 나섰고, 마오쩌둥 후계자로 지목된 린빠오(林彪)가 권력을 남용할 때에도 군이 나섰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4인방 체포에도 군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또한 중국 군부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견지를 위해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함으로써 중국을 살렸다. 이후 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바 있지만 아무도 이를 군부 쿠데타라고 부르지 않았다.

당시 중국군이 정치 민주화를 주장하며 톈안먼 시위대를 주도하던 지식인과 대학생들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모습이 세계 언론에 노출되면서 ‘인민을 해방시킨다’는 명분에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중국은 이후 글로벌 추세에 올라 타 축적된 경제력을 노후된 군 현대화에 아낌없이 투자함으로써 세계 2위 수준의 강군을 만들었다. 중국 군부는 이제 자국 동부 연안 코앞까지 다가온 해외 주둔 미군을 밀어내면서 중화민족 부흥과 21세기 중국 특색 사회주의 발전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당 중군위 주도의 군부 파워 엘리트의 변신과 군 현대화가 있었다.

 

중국 특색의 문민통제 속 보장받는 절대 권력

초기 혁명기의 군부 파워 엘리트는 마오쩌둥의 인민전쟁 이론에 치중하던 홍군(紅軍)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서구식 군사전략의 중국화, 첨단 군사과학기술의 중요성 인식, 그리고 국제협력 필요성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 “위대한 21세기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통해 미국을 이긴다”는 강군(强軍) 의지를 구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군부의 파워 엘리트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이념으로 한 공산당 당원이자 당 중앙군사위원회(黨中軍委) 주석인 민간 정치 지도자에 의해 통제 받는 특유의 민군 관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전 세계 2위 규모의 군사력을 갖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정부가 아닌 공산당의 통제를 받아 국가정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아무도 이를 군부에 의한 독재정권으로 보지 않는다. 당 중군위는 다른 국가와 달리 국방정책과 군사전략 결정에 있어서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며 유일한 민간 영도(領導) 주석을 보좌한다. 시진핑 주석은 당 중군위 7명 위원 중 유일한 민간인으로 군사전문 지식, 야전과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는 기라성 같은 상장(上將)급 군부 엘리트들을 지휘하고 있으며, 미국 등 서방 국가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특색의 문민통제”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인민해방군은 정부군이기보다, 당군으로서 역할을 선호한다. 이는 왜 인민해방군이 1989년 6월 4일에 인민해방군이 텐안먼 사태를 주도한 지식인과 학생들을 무력으로 진압하였는가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다. 당시 인민해방군의 텐안먼 사태 개입은 시위에 직면한 공산당 생존을 먼저 고려한 결과이었다. 이는 인민해방군 고위급 지휘관들은 자군 내 지휘관 보직보다, 당 중군위 직위를 더 중시하며, 이는 아직까지 유일하게 야전형 지휘관과 동급인 정치담당 지휘관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당 중군위 시진핑 주석이 임명한 해군 상장 미아오화(苗華) 제독은 전군에 보직된 야전군 지휘관과 동급인 정치군사 지휘관을 통제하여 시진핑 주석의 문민통제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군부는 정치 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파워 브로커 역할도 수행한다. 지금 중국 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시진핑 개인 권한 강화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마오쩌등 이후 군부 파워 엘리트는 집단지도 체제에서 누구를 다음 지도자로 정하는가에 대해 결정적 파워 브로커 역할을 담당하였다. 2012년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强)이 차기 지도자 경합시 군부는 중군위 근무 경험이 있던 시진핑을 지지하였다.

이 외에도 군부 파워 엘리트는 공산당의 마지막 과업인 영토 통합을 수행하고자 한다. 중국은 서구식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과 대만과 관련하여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또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해양 영토 분쟁, 그리고 인도와 국경분쟁을 치르는 신시대(新時代)를 맞이하여 영토 통합을 공산당 발전과 중국이 강대국으로 가는 마지막 과제라고 선언하고 있다. 특히 당 중군위 시진핑 주석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명분으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불사를 선언하고 있으며, 이에 군부 파워 엘리트는 대만 사수를 위해 미군과 싸워 이기는 강군몽을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당 중군위는 다른 국가와 달리 법집행력을 갖춘 무장경찰과 해양경찰까지 통제한다. 이는 당 중군위가 2018년 1월 1일 무장경찰을 7월 1일에는 중국 해양경찰을 각각 예하 조직으로 변경함에 따른 군과 법집행 기관간 일체화 사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세계 어느 국가도 평시에 군 지휘통제 체계에 법집행 사법조직을 예하로 두는 경우는 없다. 당 중군위가 국내 소요와 테러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하에 군과 법집행기관을 일체화시키는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다. 이는 중국 군부의 파워 엘리트가 인민해방군을 미국과 유사한 강군으로 만들면서 주변국에게는 전평시를 가리지 않는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한다는 불신을 자초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현재 당 중군위에 배속된 법집행 수장들은 당 중군위 위원이 아니며, 단지 당 중군위 위원중 하나인 연합참모부 참모부 육군 리주오청(李作成) 상장의 지휘통제를 받아 평시 법집행작전을 전시 군사작전과 같이 하고 있으며, 더욱이 지난 8월 31일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자 아프간 내 테러 집단이 중국 신장 위구르족 자치운동과 연계되는 것으로 간주하되 당 중군위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군부 파워 엘리트는 당 중군위를 통해 2049년엔 인민해방군을 세계 일류급 강군으로 발전시켜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발전을 주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꿈을 실현하여 강대국을 만든다는 중국 내 유일 무일한 절대적 파워 엘리트 집단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대회 제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十九期 六中全會)는 지난 100년 간 공산당의 성과를 평가했다. 이때 시진핑 주석을 당의 핵심이자, 시진핑 사상을 중국의 지도적 지위라고 결의함으로써 내년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에 군부 파워 엘리트들의 강군몽과 세계 일류급 군대 건설은 향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저자 소개

윤석준(sjyoon6680@kima.re.kr)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해군사관학교 학사, 대만 국방대 푸싱캉(福興崗) 정치연구소 정치학 석사,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SPAIS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해로연구회 연구집행위원, The Diplomat 초빙연구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국방정책, 군사전략과 중국 군사와 해양안보 분야에 대한 국영문 저술과 논문을 약 100여 편 발표하였으며, 최근 Gordon Houlden, Scott Romaniuk and Nong Hong, ed., Security, Strategy, and Military Dynamics in the South China Sea (Bristol, UK: Bristol University Press, 2021)에 chapter를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