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질까? 청년세대는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비슷한 가치관을 지닐까?

본 섹션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의 청년세대들의 가치관을 살펴보기 위하여 World Values Survey (WVS, http://www.worldvaluessurvey.org) 를 분석하였다. WVS는 전세계 사회과학자들이 세계 각국의 일반인들을 상대로 가치관과 정치사회적 일상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하여 1981년에 시작된 국가패널 조사연구로 현재 7차 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결과가 발표된 가장 최근 조사인 6차연구의 조사대상이 된 아시아 국가 중 분석이 가능한 유의한 숫자의 응답자가 있는 중국,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의 결과 중 흥미로운 질문을 소개한다.

일자리가 부족한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일자리에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

국가별로 응답양상이 세대별로 다른 흥미로운 문항이다. 먼저 중국의 청년세대는 중년이나 노년세대에 비해 남성의 일자리 우선권에 반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이 문항에 동의하는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적었으나 절반 이상은 남성의 일자리 우선권에 동의하였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의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 청년세대는 남성의 일자리 우선권에 동의하는 비중이 다른 세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찬성도 반대도 아닌 응답이 절반 이상이고 남성의 우선권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25%가량이었으나 한국의 청년세대의 경우 남성의 우선권에 반대하는 의견이 40%가 넘었다.

일자리가 부족한 경우, 선주민은 이주민보다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

이 문항은 모든 국가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찬성의 의견이 많았다. 특히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세대간 차이도 거의 없이 압도적으로 찬성하였다. 반면 일본과 한국의 경우 젊은 세대일수록 이주민과 선주민간의 차별에 반대하는 응답이 많았다.

국가를 위해 싸울 각오가 되어 있다.

중국의 청년세대는 젊은 세대일수록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이 (84%) 높았으나 노년세대의 경우 70% 미만이 싸울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점이 흥미롭다. 말레이시아의 청년세대로 비록 차이는 작지만 노년세대보다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이 많았다.반면 일본과 한국의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이 확연히 낮았는데 특히 일본 청년세대는 15%만이 싸울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여 46%가 싸울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일본 노년세대에 의해 확연히 낮았다. 한국의 청년세대도 노년세대에 비해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자는 작았으나 여전히 3분의 2가량의 청년들은 국가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응답했다.

정치적으로 좌파/중도/우파 이다.

모든 국가에서 세대를 막론하고 중도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말레이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좌파라고 응답한 비율은 세대를 막론하고 극히 낮았다. 반면 일본과 한국의 젊은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좌파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각각 18%, 23%).

소득은 평등해야 한다 vs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국가별로 공산권에 속하였거나 속하였던 경험이 있는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소득이 평등해야 한다는 문항에 찬성을 하는 비중이 높았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세대간의 차이가 포착되지 않았으나 중국의 경우 청년세대의 경우 소득이 평등해야 한다는 명제에 찬성하는 비중이 낮았다. 일본의 경우 세대를 막론하고 중간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으나 소득평등에 동의하는 비율과 반대하는 비율도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소득이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에 찬성하는 비율이 청년세대일수록 낮았으며 청년세대 중 소득평등에 반대하는 비율이 4배 가까이 되었다.

기업과 기관의 사유화가 증가되어야 한다 vs 기업과 기관의 공공화가 증가되어야 한다.

중국의 경우 세대에 따라 사유화에 찬성하는 비율이 차이를 보였다. 청년세대는 사유화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찬성하는 비율이 낮고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연령에 따른 의견의 차이보다는 국가별 차이가 더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중간이 가장 많지만 사유화에 찬성하는 비중이 국유화에 찬성하는 비중보다 훨씬 높으나 한국의 경우 양쪽이 비슷하며, 말레이시아는 세대관계 없이 국유화에 찬성하는 비중이 크게 높았다.

국민들의 복지에 있어 정부의 책임이 크다 vs 각자 자신의 안녕에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중국, 일본, 한국,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복지에 있어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이 크게 높았다. 반면 말레이시아의 경우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응답에 찬성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노동의욕과 혁신을 위하여 경쟁은 장려되어야 한다 vs 경쟁은 악영향을 가져온다.

경쟁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모든 국가에서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경우 청년세대가 경쟁의 필요성을 덜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도성장기에 치열하게 노력했던 일본과 한국의 노년세대가 경쟁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은 것도 흥미롭다.

열심히 노력하면 결국 성공하게 된다 vs 노력보다는 운과 연줄이 성공의 요인이다.

본 설문에 응답한 아시아 5개국의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비중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일본, 한국의 청년세대는 윗세대에 비해서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답한 비율이 낮다. 특히 중국의 청년세대는 노력보다는 운이나 연줄이 성공을 가져온다고 믿는 비율이 윗세대보다 높았다. 반면 일본과 한국은 운과 연줄이 성공을 가져온다고 믿는 비율과 세대간에 연관성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