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청년세대

2020년 아시아는 세계 경제 규모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의 경제적 급성장, 지역 내 통합 증대, 중국, 인도 등 주요국들의 슈퍼파워로의 부상과 글로벌 거버넌스 내 영향력 증대되고 있다. 이에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 혹은 시대 등으로 불리며, 아시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부상하는 아시아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아시아의 현실을 직시하는 시선으로 바뀌는 지금, 새로운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새로운 아시아’, ‘미래의 아시아’ 에서 찾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아시아의 청년세대를 통해 아시아의 미래를 조망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격변의 세계 속에서, 미중 무역분쟁, 경기동향, 새로운 소비문화의 부침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망에 대한 요구가 높다. 미래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당연한 것이며 현실적인 차원에서도 사회 경제 문화 등의 미래를 알면 대비가 가능하기에 미래에 대한 전망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의 문제 만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급속한 출생률감소로 학령인구가 급감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밀학급 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증설하는 등 부족한 교원을 충원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 조출생률은 감소하기 시작하여 학령인구의 감소가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래를 예견하는데 가장 유용한 도구인 인구를 바탕으로 볼 때 아시아의 미래는 어떨까?

먼저 전세계의 인구변화의 추세를 알아보기 위하여 1960년부터 2060년까지의 대륙별 총인구변화를 살펴보았다. UN 인구국(Population Division)의 인구전망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이며 2019년 이후 데이터는 해당 기관이 중위전망치(medium-variant projection)를 활용하여 예측한 데이터이다.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의 인구는 2019년 현재  약 45억 명이다. 이는 전세계 인구 77억 명 중 약 58 %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2019년 IMF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경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36%로 단일 대륙으로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의 인구 45억 중 중국의 인구는 14억, 인도의 인구는 13억 8천만 명으로 각각 약 31%와 30%를 차지한다. 이와 같이 두 국가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나머지 아시아국가의 추세를 상쇄해 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두 국가는 나머지 아시아전체와 분리하여 제시하였다.

1960년 유럽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인구보다 규모가 컸으나 거의 증가하지 않다가 2000년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북미와 남미를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도, 중국보다 인구가 약간 작았지만 비슷한 규모였으나 증가세가 약하여 현재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인구의 절반 정도의 규모이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나머지 아시아대륙의 인구는 2020년까지 비슷한 정도의 증가세를 보이며 줄곧 증가하다가 이후 인도의 증가세가 중국을 앞서면서 2030년 경에는 중국인구를 추월하여 아시아 최고의 인구대국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1960년까지만해도 오세아니아대륙을 제외하고는 가장 인구규모가 작던 아프리카는 2000년대 이후 증가세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어 2040년 경에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대륙의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의 인구만 분리하여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중국, 인도 제외)의 인구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별로 차이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지역별로 인도와 중국을 제외하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의 인구규모가 가장 크다. 이들 지역은 인구증가 추세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동남아시아의 경우 이후 조금씩 증가세가 감소하여 2035년 이후 증가세가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후 2060년에는 두 지역의 인구규모는 비슷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 증가세가 곧 변곡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어 2035년 이후에는 중국인구는 감소추세를 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아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인구규모를 가진 국가인 인도의 경우 인구 증가세가 줄곧 이어지고 있어 아시아 최대의 국가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살펴본 남아시아의 인구성장과 인도의 인구성장으로 미루어 보아 2030년대 이후에는 이곳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서아시아의 경우 전체 아시아 인구 증가와 유사한 추세선 모습을 보이고 있어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한 일본, 한국, 몽골 등 동아시아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앙아시아는 비교적 일정하게 낮은 인구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로 인한 인구유입, 전쟁등의 국내외 분쟁으로 인한 인구감소 등 외부적이거나 특수한 요인을 제외하고 인구의 증감을 예측하는 1차적인 변수는 출생률이다.

본 그래프는 World Bank에서 제공하고 있는 1960년부터 2017년까지의 대륙별 및 중국, 인도의 인구천명당 출생률(조출생률)을 시각화한 것이다. 모든 지역에서 조출생률 감소 경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프리카의 조출생률이 감소하고 있는데도 총인구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감소세를 타고는 있는 조출생률이 절대값으로는 타대륙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다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한 영유아 사망률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으며 평균수명이 증가하여 노인인구의 증가일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의 경우 조출생률 추세가 연도별로 급격한 변화가 확인되는데, 이는 정부주도의 출산정책으로 인한 인위적인 변화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1965년 경 급격한 조출생률 상승하여 1980년 막중한 벌금을 동반한 강력한 한자녀 정책으로 조출생률이 최저에 이른 것을 볼 수 있다.

아시아의 지역별 조출생률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유사하게 조출생률이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의 나라는 한국, 북한, 일본, 몽골을 포함한 것인데, 조출생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낮은 것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일본과 한국의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출생률 감소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의 경우는 앞서 말한 출산정책으로 인한 인위적이며 급격한 변화가 눈에 띄고 중앙아시아 역시 조출생률 추세선이 증감을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생률이 증가하는 것은 소련해체 이후 극심한 경제난과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서서히 해소되면서 2000년 이후 부터 조출생률이 서서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문화가 강하면서 가족의 가치가 몹시 높은 중앙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상 전후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출생률증가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출생률이 증감을 반복하는 것은 중앙아시아는 과거 구소련의 일원이었으며 구소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사상자가 많았던 국가임을 생각해볼 때 2차 세계 대전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어 이때의 인구적 손실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다음은 1950년부터 2020년까지의 아시아 지역별 및 중국, 인도의 청년인구(20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 5년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추세선이다. 이 차트는 이전의 조출생률 추세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차트는 UN 인구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구전망 보고서 데이터를 활용했다. 동아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그래프를 보면 유사한 패턴의 흐름을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데 1970년의 최저점을 찍고 1980년대 중반까지 어느 정도의 상승폭을 유지하다가 2010년 이후 다시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1970년과 2020년의 20대는 각각 1940년에서 1950년,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써 제2차세계대전과 아시아경제위기로 인한 출산 감소로 판단된다. 중국보다 더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는 곳은 중앙아시아이다. 중앙아시아의 경우 1950년대에는 20대의 비율이 18%이상이었다가 1970년대에는 12% 이하로 급격히 감소한다. 이후 20대의 비율은 다시 급격히 상승하다가 1995년 급격히 감소한다. 1995년의 급격한 감소는 1975년 청년들이 극단적으로 적었기에 이들의 자녀들의 숫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청년인구비율추세를 따로 살펴보자. 앞선 그래프에서의 동아시아 추세선이 일본과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일본의 인구가 한국과 약 2.5배, 몽골과 약 5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인구가 추세선에 영향을 많이 주었기 때문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일본은 오히려 1970년에 청년비중이 최고점을 찍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다른 아시아국가들과는 달리 원자폭탄 투하지역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제외하고는 본토전쟁이 없어서 자국 내에서 전쟁을 치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 시민, 즉 가임기 여성의 희생이 적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중국의 청년 비중은 1995년 최고점을 보인 후 2005년까지 급속도로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1979년1월 시행된 ‘한 자녀 정책’이 인구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청년인구 비중이 잠깐 증가하지만 이는 1990년~1995년의 최고점에 있던 청년들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해당 세대가 결혼하여 낳은 자녀도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내 젊은 세대의 비중은 이때 일시적 상승으로 보인 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에 나타난 아시아의 청년들의 삶의 모습은 어떨까?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한 취업과 교육을 살펴보았다. 먼저 2000년부터 2020년까지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에서 제공하고 있는 실업률 데이터를 활용했다. ILO의 데이터는 전체 아시아 국가를 모두 포함하고 연령을 구분하여 분석할 수 있는 실업데이터로는 가장 신뢰성이 높은 데이터이다. 이 데이터에서 청년 실업률이 만15세에서 24세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본 그래프에서는 청년을 만15세에서 24세로 설정하였다. 최근 10년간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중앙아시아는 고용 상황이 좋아져 10% 전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남아시아와 서아시아는 20% 가량의 실업률로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남아시아와 서아시아가 비교적으로 분쟁지역이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중앙아시아는 2005년부터 청년실업률이 크게 감소하여 2000년대 20%가 넘던 청년실업률이 최근 11%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그래프는 World Bank에서 제공하고 있는 1960년부터 2010년까지의 아시아 지역별 청년의 평균 교육기간을 살펴본 것이다.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가 비교적 높은 교육기간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 일본, 한국의 의무교육 기간이 높고 대학진학률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평균적으로 10년에서 11년 가량 학교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아시아 해당 국가들은 모두 구소련 국가로써, 소련의 10년 의무교육체계를 도입하였기 때문에 교육기간이 10년을 전후로 하여 분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소련 교육에 대한 논문은 아래 논문 참조). 그외 지역은 1970년 2~4년의 교육기간에서 시작하여 2010년에는 8~9년 정도의 교육기간을 이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 Spearman, “Scientific and technical training in the Soviet Union,” NASA, Langley Research Center, Hampton, VA, AIAA-1983-2520, American Institute of Aeronautics and Astronautics, Aircraft Design,Systems and Technology Meeting, Fort Worth, TX, Oct 17-19,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