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보고(吉林報告)』 논쟁을 통해서 본 중국 동북지역의 사회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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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역과 사회주의 시기 톄시구 공업기지
© DIVERSE+ASIA

박철현(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현재 중국 동북지역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한국에는 흔히 만주(滿洲)로 알려진 중국 동북지역은 현재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3개 성(省)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동부지역 일부분을 가리킨다. 20세기 초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기존 러시아가 만주에서 가지고 있던 이권을 차지하면서, 남만주(南滿洲)철도를 부설하고 그 부속지(附屬地)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다롄(大連), 선양(瀋陽),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 주요 도시에는 일본계 자본이 진출하여 근대적 공업시설을 건설해간다. 1932년 만주국(滿洲國) 건국을 계기로 일본의 동북지역 진출은 본격화되어 동북지역에는 석탄, 금속, 철강, 기계, 철도, 조선, 화학 등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최대의 중화학공업 밀집지역이 형성된다. 2차 대전 종전과 국공내전(國共內戰)을 거쳐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에도 동북지역은 중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중화학공업 밀집지역의 지위를 유지했다. 1949년~78년의 사회주의 시기 동안 동북지역은 중화학공업 분야 중대형 국유기업(國有企業)과 소속 노동자가 밀집된 “선진지역”이었으나, 1980년대 중국이 개혁기에 들어서면서 동북지역의 공업기업들은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쇠락을 거듭하여 1990년대 중후반에는 기업도산, 노동자 해고, 파업 등으로 사회와 경제가 침체되는 이른바 ‘동북현상(東北現象)’이 발생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는 이 지역 주요 도시의 GDP 성장률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신(新)동북현상’이 출현하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지린보고(吉林報告)』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중국 동북지역의 사회와 경제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다. 『지린보고』는 『지린성 경제구조 전환 업그레이드 연구보고(吉林省經濟結構轉型昇級報告)』의 약칭으로, 2017년 8월18일 전 월드뱅크(World Bank) 부총재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학 교수가 이끄는 신구조경제학연구중심(新結構經濟學硏究中心)의 연구팀이 지린성정부(吉林省政府)의 의뢰를 받아서 지린성 발전개혁위원회(發展和改革委員會)와 함께 작성한 것으로, 위기에 처한 지린성의 경제구조를 개혁할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그 핵심내용은 기존의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바꿔서 경공업 등 새로운 산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린보고』가 발표되자 말자 지린성을 비롯한 동북지역에서는 물론 전국적인 범위에서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서 린이푸 교수 연구팀은 반론을 제기하면서 여러 논자들이 참여하는 논쟁으로 비화되었다. 이 글에서는 『지린보고』 논쟁을 통해서, 기업경쟁력 약화, 노동자 해고, 인구감소, 도시 GDP 성장률 감소 등 이른바 동북현상과 신(新)동북현상의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 동북지역의 사회와 경제에 대해서 알아본다. 이 글은 논쟁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동북지역 사회와 경제의 다양한 문제는 단지 개혁기에 맞닥뜨린 산업구조 전환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역사적 구조적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는 틀로서 ‘전형단위제(典型單位制)’와 ‘노후공업도시(老工業城市)’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 글은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상적 국민국가적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 지역적 수준에서 주요 도시의 역사적 구조적 맥락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한다.

 

지린보고의 내용

『지린보고』는 다음과 같은 8개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과제배경(課題背景)
2장 지린과제 연구내용 요점(吉林課題硏究內容要點)
3장 지린성 경제발전의 장기추세와 성장잠재력 연구(吉林省經濟發展的長期趨勢與增長潛力硏判)
4장 지린성 경제구조가 직면한 근본문제 진단(吉林省經濟結構面臨的根本性問題診斷)
5장 지린성 경제구조 전환 업그레이드를 통한, 정밀한 “장점 강화, 단점 보완” 방법(吉林省經濟結構轉型昇級如何細致地“揚長補短”)
6장 지린성 잠재적 비교우위에 기반한 5대 산업클러스터 계보 창조(基於吉林省潛在比較優勢打造五萬億量級的五大産業集群譜系)
7장 지린성 5대 산업클러스터 계보 강화를 추진하는 5대 정책 플랫폼의 동력(助推吉林省五大産業集群譜系壯大的五大政策平臺推手)
8장 지린성 소속 지역의 비교우위를 통한 전환 업그레이드 방법(吉林省各個地市州如何發揮比較優勢轉型昇級)

선양주조창(瀋陽鑄造廠)

『지린보고』의 핵심주장은 5장, 6장, 7장에 나와 있다. 이 장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5장: 첫째, 지린성 경제구조의 단점은 방직패션산업, 가전, 소비자전자 등 경공업 클러스터와 이에 상응하는 네트워크가 크게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둘째, 장점은 장기간 축적된 구조적인 산업기반이다. 셋째, 저장성(浙江省) 및 광동성(廣東省) 등지에서 이미 경쟁력이 고갈된 방직과 소비자가전 산업을 지린성에 유치하여, 지린성 산업구조의 ‘단점’을 보완한다. 넷째, 추격형 산업(농업, 방직, 자동차, 석유화학, 의약, 야금, 건자재, 장비제조업), 선도형 산업(옥수수, 목재가공, 제지, 철로, 선박, 항공), 전진형 산업(철강, 시멘트, 유리), 추월형 산업(신에너지, 신재료, 환경보호, IT제품 소프트웨어), 전략형 산업(국방, 우주, 위성, 수퍼컴퓨터) 등 ‘5대 산업’을 육성하여 지린성 산업구조의 강점을 강화한다.

6장: 첫째, 5대 산업(농업산업, 건강산업, 현대경방직산업, 현대장비산업, 융합형산업) 클러스터 계보를 만든다. 둘째, 5대 산업 클러스터 계보의 집중 육성을 통해서 두 자리 숫자 성장을 실현한다.

7장: 첫째, 5대 산업 클러스터 기업육성 플랫폼을 만들어서 핵심기업들을 집중 지원한다. 둘째, 5대 산업 클러스터의 합자와 투자 플랫폼을 만든다. 셋째, 5대 산업 클러스터의 요소결합과 ‘쌍창(雙創: 대중창업, 만인창신)’ 플랫폼을 만든다. 넷째, 5대 산업 클러스터의 산업유도펀드 플랫폼을 만든다. 다섯째, 5대 산업 클러스터를 국내와 동아시아 범위에서 선전홍보하기 위한 협력 플랫폼을 만든다.

정리하면 『지린보고』는, 지린성 경제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교우위론’에 입각하여 5대 산업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해야 하고 그 핵심내용은 ‘약점’인 방직과 소비자가전 등의 경공업을 보완해야 하고 ‘강점’인 장비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중화학공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을 담은 『지린보고』가 나오자 말자, 중국 전역에서 비판이 쏟아졌고 이에 대한 린이푸 연구팀 측의 반박에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다음에서는 이 논쟁을 4개의 논점을 중심으로 간략히 정리하고 그 한계를 지적해보자.

 

지린보고를 둘러싼 논쟁 [2]

논점 1: 하나의 성(省)에서 5대 산업 클러스터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가?

『지린보고』는 개혁기 이전 동북 ‘노후공업기지(老工業基地)’의 발전은 당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중화학공업 우선발전 추월전략의 수혜를 받은 것인데, 개혁기 들어서도 동북지역은 시장경쟁력을 결여한 산업, 생산품, 기술구조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기존의 “비교우위에 위배되는 추월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비교우위를 따르는 발전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동북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출로(出路)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 인허증권(銀河證券) 수석 애널리스트 순젠보(孫建波)는 「린이푸는 지린을 불구덩이 속으로 몰고 가는가(林毅夫要把吉林帶到火坑里)?」라는 문장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비판한다. “설사 하나의 국가라 하더라도 무슨 산업이든지 모두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장 우위에 있는 산업만 발전시키고 다른 것은 국제무역에 의존하는데, 하물며 중국의 한 지역에 불과한 동북삼성(東北三省)이 방직, 가전, 소비자전자 등을 모두 발전시킨다고? 만약 중국의 모든 지역에서 이런 산업들을 발전시켜서, 장쑤(江蘇), 저장, 광동 등지와 경쟁한다면, 성(省) 사이에 분업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린이푸의 치명적인 문제는, 지린과 동북을 하나의 국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지린이 경공업이란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면, 티베트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그의 주장은 상식을 결여하고 있고, 그의 주장대로 하면 향후 백 년 동안 엄청난 해를 끼칠 것이다.”

논점 2: 단점을 보완해야 하는가, 아니면 단점을 피해야 하는가?

방직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린보고』에 대해서, 순젠보는 지린은 북유럽처럼 위도가 높고 한랭한 기후 때문에 방직과 같은 경공업을 발전시킬 수 없고 필요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 린이푸 연구팀의 핵심 구성원이자 『지린보고』의 작성자 중 한명인 푸차이후이(付才輝)는 핀란드 노키아는 원래 목재와 제지업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에 네덜란드 필립스의 가전을 대리 생산하다가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TV를 만들고 결국에는 전신설비와 휴대폰을 만들게 되었고, 스웨덴과 스위스도 처음에는 방직, 패션, 제화 등 경공업으로 시작했으며, 동아시아의 일본, 한국, 타이완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하면서, “지린에 경공업이 결여되었다는 점이 곧 경공업이 이 지역의 비교우위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결여는 계획경제시대 국가의 중화학공업 추월전략이라는 왜곡이 초래한 결과다”라고 주장했다.

순젠보는, 린이푸 연구팀의 신구조경제학이 중국 지난 30년을 해석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장점 강화, 약점 보완” 주장을 동북지역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상하이재경대학(上海財經大學) 경제학원 원장 톈궈창(田國强)도 린이푸 연구팀의 “약점 보완” 주장에 반대한다. 중국런민대학(中國人民大學) 구역도시경제연구소(區域與城市經濟硏究所) 장커윈(張可雲) 교수도 비교우위이론에 기초한 린이푸의 신구조경제학은 ‘노후공업기지(老工業基地)’ 분석에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논점 3: 도대체 지린은 어떤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가?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소장 황췬후이(黃群慧)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편으로는 지린이 생산자 서비스업(producer service)과 같은 3차 산업을 강화해서 3차 산업 비중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업 전환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해서 공업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 지린성은 자동차제조업 자주창신(自主創新) 능력을 제고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산업기지를 만들고, 새로운 지주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린의 새로운 지주산업은 무엇일까? 순젠보는 고속철도 시대에 동북지역의 자연관광자원, 건강요양(健康療養)자원을 충분히 발굴하여 동북을 중국 여름피서와 겨울스키 메카로 만들고, 관광, 양로, 건강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또한 동북의 농산품과 식품 브랜드를 만들고, 생물의약과 중약(中藥)산업을 발전시키고, 특히 지린은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인삼 관련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푸차이후이가 보기에 이러한 주장은 이미 『지린보고』의 5대 산업 클러스터 내용에 들어가 있다. 그는 이미 『지린보고』에는 동북평원의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이 지역은 농업, 목축업, 의약산업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논점 4: 동북경제의 관건은 투자환경인가, 아니면 산업선택인가?

황췬후이에 따르면, 동북 노후공업기지가 가진 문제는 다음과 같은 3가지이다. 먼저, 경제구조 측면에서 공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고 서비스업이 낮다. 공업 중에서도 중화학공업 비중이 높은데, 자본집약적, 자원형(資源型) 산업이 비중이 특히 높고 하이테크 산업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 다음으로, 경직된 체제, 낮은 행정효율, 낙후한 사상관념 때문에 정부에 의한 직접적 자원배분과 과도한 국유경제 비중, 잘못된 정부직능과 창업 및 혁신 환경부족 등의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요소공급(要素供給)의 문제가 있다. 즉 기업가 공급부족, 중소기업 육성발전 미미, 인구유실(人口流失) 등의 문제가 경제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동북지역의 경제 구조 및 전국 비중(좌)과 전국대비 동북지역의 경제 비중(우)
(출처 : 이현태 외, 2017)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展和改革委員會) 국토연구소 연구원 샤오진청(肖金成)이 보기에는 바로 이 3가지 체제문제가 동북문제의 관건이다. 정부는 기업과 국민을 위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지, 관제(管制)에 몰두하거나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서비스형 정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동북의 문제는 투자환경에 있는 것이지, 무슨 산업을 발전시키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체제혁신이 없으면 아무런 투자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샤오진청을 비롯한 논쟁 참가자들은 모두 『지린보고』가 바로 체제개혁의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지 않은 점이 바로 비판을 받은 이유라는 데 동의하는 것이다.

푸차이후이도 『지린보고』가 체제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지만, 체제는 내생적(內生的)인 것이라 발전과정에서 해결될 수 있으며, 체제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산업발전이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논쟁의 한계
린이푸 베이징대학 교수
출처: Wikimedia Commons

이상에서 베이징대학 린이푸 연구팀의 『지린보고』의 핵심내용 및 이를 둘러싼 논점을 정리해보았다. 요약하자면, 『지린보고』는 비교우위론에 기초한 산업정책의 관점에서 동북지역이 경공업을 보완하고 기존의 중화학공업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고, 이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논자들은 과잉생산능력 감소와 부채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공급 측 개혁(供給側改革)’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인 범위에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린성(을 포함한 동북지역)이 『지린보고』가 주장하는 방직, 가전, 소비자전자 등의 경공업을 한다면 기존 상하이, 광동, 저장과 같은 경제발전지역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훨씬 낮은 기업과 상품만을 양산할 것이 필연적이라고 우려를 표시한다. 또한 양 진영 모두 동의하는 것은 『지린보고』가 체제개혁의 문제가 빠져있고,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지린보고』를 둘러싼 이러한 논쟁이 최근 중국 동북지역의 기업도산, 노동자 해고, 노동자 파업, 주요 도시의 GDP 성장률 감소, 인구감소 등 앞서 서론에서 지적한 동북현상과 신동북현상으로 표상되는 문제들을 산업정책의 문제로 귀결시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첫째, 모든 논자들이 동의하고 있듯이 『지린보고』는 체제개혁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체제개혁의 문제를 투자환경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있다. 동북지역의 특수성이 투영된 체제개혁의 문제를 역사적 구조적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진단하기 보다는 단지 개혁기 시장경제 배경 하에서 이윤창출을 위한 ‘투자(投資)’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논쟁이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선택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됨으로써, 경공업이냐 중화학공업이냐, 가전이냐 제조업이냐, 방직이냐 철강이냐를 둘러싼 주장과 반론만 제기되고, 현재의 동북지역 특유의 사회와 경제의 문제를 초래한 기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사회주의 시기 주요 도시 중심의 중화학공업 위주 발전전략을 추진한 중국의 특징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는 동북지역의 사회와 경제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않고, 개혁기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과거를 ‘경직, 낙후, 비효율, 관료주의’로만 인식하여, 동북지역의 역사적 고유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동북지역의 문제를 단지 경제의 문제로만 단순화시킴으로써, 동북지역 주요 도시들이 처한 동북현상과 신동북현상의 사회정치적 경제적 기원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동북지역의 문제를 배태한 기원은 무엇인가?

 

동북지역 전형단위제

1950년대 건국 초기 중국은 농촌의 희생을 대가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공업화 인프라를 이미 갖춘 도시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중화학공업 위주 발전전략을 채택했고, 이러한 전략은 개혁기 직전인 1978년까지 유지되었다. 이 시기 동북지역의 주요 도시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중화학공업부문 공장과 소속 노동자가 있었고, 도시화율도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문제는 다롄, 선양, 창춘, 하얼빈, 안산(鞍山), 푸순(撫順), 치치하얼(齊齊哈爾), 다칭(大慶)과 같은 동북지역 도시들은 모두 석탄, 석유, 금속, 철강, 기계, 철도, 조선, 화학 같은 중화학공업 부문 공장과 소속 노동자(와 그 가족)가 해당 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고, 이들 기업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맺는 사회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해당 도시의 자원배분, 권력관계, 도시계획, 도시개발, 정책결정 등 도시레짐(urban regime)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개혁기 들어서 발 빠르게 시장경제에 적응하고 국유기업 개혁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남방지역과 달리 동북지역의 이들 기업은 여전히 사회주의 시기의 관행과 제도를 벗어나지 못한 채 경쟁력을 상실하고 점차 쇠락하여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동북지역이 처한 여러 문제들은 이 지역 주요 도시들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사회와 경제의 구조적 기원에서 비롯한 것이지, 단순히 경공업 아니면 중화학공업을 선택하는 산업정책의 문제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비교우위의 문제도 아니다.

아래에서는 ‘전형단위제’와 ‘노후공업도시’를 통해서 동북지역 사회와 경제의 역사적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자.

1950년대 중후반 중화학공업 위주 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 도시에는 단위체제(單位體制)가 형성되었다. 단위는 국가기관단위(國家機關單位: 당, 정부, 군대), 사업단위(事業單位: 대학, 병원, 연구소, 각종 협회 등), 기업단위(企業單位: 국유기업, 집체기업)로 나뉜다. 이 중 기업단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위 내부에는 공산당 조직이 설치되어 국가는 이 공산당 조직을 통해서 단위 소속 노동자를 지배하였고, 동시에 노동자는 단위를 통해서 국가로부터 임금과 식량은 물론, 교육, 의료, 주택, 문화 등 각종 사회경제적 보장을 제공받았다. 사회주의 시기 중국 모든 도시에 존재했던 이러한 단위체제는 특히 동북지역에서 그 전형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지린대학(吉林大學) 사회학과 톈이펑(田毅鵬) 교수에 따르면, 동북지역 전형단위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3]

첫째, 물리적 공간 측면이다. 전형단위제 성격이 두드러진 기업들은 주로 도시 교외의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공장과 소속 노동자의 주택을 조밀하게 배치한 구조였다. 이 중 상당수 기업들은 건국 이전인 만주국(滿洲國) 시기에 이미 존재했거나 건국 초기인 제1차 5년 계획(第一個午年計劃: 1953-57) 시기 소련이 자금, 기술, 전문가까지 지원해서 추진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156개 중점건설항목(重點建設項目)’에 힘입어 세워졌다. [4] 광대한 부지, 공장과 노동자 주택의 조밀한 분포, 기존 도시의 교외라는 입지 등은 동북지역 중화학공업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형단위제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5]

둘째, 사회공간(social space) 측면이다. 전형단위제 기업들은 건국 초기 공산당의 “생산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주의 도시” 건설 이념에 따라, 노동자의 생활에 필요한 전면적인 사회경제적 보장을 제공하기 위해서 ‘공인촌(工人村)’이라는 노동자 공동주택을 대규모로 건설하였다. 중국 최초의 공인촌은 1952년 5월 상하이 푸퉈구(普陀區)에 건설된 차오양신촌(曹楊新村)이었지만, 이후 설치된 선양 톄시구(鐵西區) 공인촌이 규모면에서 훨씬 더 컸다. [6] 공인촌은 강한 폐쇄성과 배타성을 지니고 있었고, 사회경제적 보장은 해당 기업 소속 노동자에게만 제공되었기 때문에, 소속 노동자들 사이에는 독특한 유대감이 형성되었고, 이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다시 말해서 기업 외부에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구매할 수 없었고, 사회경제적 보장은 당조직을 통한 국가의 정치적 지배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기업 내부에서만 노동자에게 배타적으로 주어지는 것이었다. 또한 국유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중앙기업, 지방기업, 집체기업 등 행정급별(行政級別)의 차이가 존재했고, 중화학공업, 경공업 등 업종에 따른 차이도 존재했기 때문에, 해당 노동자가 소속된 기업이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보장은 큰 차이가 존재했다. 아울러 기업 내부에서도 부서 사이의 인력이동이 자유롭지 않았고, 기업 외부에 노동력을 매매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기업과 부서가 정해지면 사실상 전직과 이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공간으로서의 기업 내부에는 매우 폐쇄적 배타적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단위체제의 사회공간적 성격이 특히 두드러진 곳이 바로 동북지역이었고, 개혁기 4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날에도 동북지역에는 그 유산이 강력하게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행정구역(行政區域) 측면이다. 동북지역 중화학공업 분야 중대형 국유기업들은 상당수가 중앙정부 관련부처에 직속된 ‘중앙기업(中央企業)’으로서 기업 소재지 지방정부와는 직접적인 지휘계통에 속해있지 않았다. [7] 또한 이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교외에 광대한 부지를 차지하고 있고 그 내부에 학교, 상점, 병원, 문화시설, 은행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사실상 하나의 행정구역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동일한 층위의 지방정부와 수직적 ‘지도관계’에 있지 않았고 단지 수평적 ‘협조관계’가 형성되어있을 뿐이었다. 아울러 이들 기업들은 종종 수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거느리고 중앙정부에 직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자원이란 측면에서 보면 해당 층위의 지방정부에 비해서 결코 약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주의 시기 동북지역에는 지방정부와 기업 사이에 ‘약한 국가(지방정부) vs 강한 사회(기업)’이라는 구도가 형성될 정도였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1953년 설립된 ‘창춘 제1자동차제조창(長春第一汽車廠)’은 창춘시 행정구역에 위치해있지만 중앙정부 기계공업부(機械工業部)에 직속된 중앙기업이기 때문에, 창춘시정부 및 창춘시 공산당위원회와는 상하관계에 있지 않다. 행정급별로 볼 때, 창춘 제1자동차제조창의 공산당위원회 서기(書記)는 부부급(副部級: 차관급)으로 부성급(副省級)인 창춘시 공산당위원회 서기와 동일하다. 또한 수만 명의 노동자를 보유한 거대 중앙기업이기 때문에 재정, 인력, 네트워크 등 각종 풍부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었다.

 

노후공업도시의 문제

이상과 같은 물리적 사회적 공간과 행정구역 상의 특징을 보유한 전형단위제 기업은 앞서 언급한, 자원배분, 권력관계, 도시계획, 도시개발, 정책결정 등 도시레짐(urban regime)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였다. 개혁기 들어서 동북지역의 전형단위제 기업이 쇠락하게 되면서 이들 기업이 속한 도시들도 심각한 사회정치적 경제적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쇠락한 중화학 부문 중대형 국유기업의 역사적 유사의 강고함이나 기업 내부에 형성된 폐쇄적 배타적 노동자 문화에 주목하고, 이를 개별기업을 넘어서 도시 전체 차원으로 확대된 개조와 변화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노후공업도시’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전형단위제’와 그것의 도시적 차원의 확대로서의 ‘노후공업도시’ 관점에서 보면, 동북지역의 경제문제는 단지 경제문제가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역사적 구조적 문제이며, 단지 어떤 산업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도시 전체범위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문제이며, 문제와 관련된 행위자도 단지 기업 그 자체가 아니라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 노동자 등 다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북지역의 문제는 『지린보고』 논자들이 요구하는 체제개혁과 같은 단순한 ‘정기분리(政企分離: 정부가 기업에 관여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정기분리는 개혁기 초기인 1980년대 최초의 국유기업 개혁이 시작될 때부터 제기된 과제이지만, 개혁기 4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날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도 여전히 달성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널리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동북지역에는 1990년대 말 단위체제 급속한 해체 이후에도 여전히 기존 단위체제의 유산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지방정부가 시장경제 시대에 적합한 기층사회관리(基層社會菅履) 체제 구축에 곤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자면 동북지역도 2000년대 들어서 기존 단위체제를 대체하여 사구(社區)건설을 통한 새로운 기층사회관리를 시도하고 있는데, ‘역비단위화(逆非單位化)’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역비단위화란 가도(街道) 층위에 있는 기업에게 과거와 같이 해당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복지, 공공사업, 취업 등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요구하고 실제로 기업이 이를 떠맡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단위체제 해체를 뜻하는 ‘비단위화’가 역행(逆行)하고 있는 현상이다. 포스트사회주의 체제로 접어든지 이미 40주년이 되었음에도 ‘기업이 사회를 대신하는(企業辦社會)’ 전형단위제의 유산은 여전히 동북지역 기층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속한 국유기업 개혁을 통해서 1990년대 이미 ‘사영기업가(私營企業家)의 천국’이라고 불린 저장성과 같은 남방지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동북지역 문제해결을 위한 2017 동북진흥논단

 

뉴노멀 시대 선양 4대 국유기업 개혁

이상과 같은 동북지역의 역사적 구조적 성격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기초한 동북현상, 신동북현상 해결책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사실 『지린보고』가 나오기 전부터 중국정부는 ‘뉴노멀’을 중저속(中低速) 성장이 일상화되는 시대로 규정하고, 이를 계기로 경제체질 전환을 위해 국유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현재 대표적인 노후공업도시 선양은 앞서 언급한 ‘뉴노멀’ 시대에 맞추어 4대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개혁의 핵심내용은 ‘혼합소유제(混合所有制)’ 개혁이다. 이것은 198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국유기업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국유기업 지분에서 국가가 장악한 ‘공유자본(公有資本)’의 비중을 줄이고, 민간자본 및 외국자본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국유기업의 기업지배구조(治理結構)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러한 혼합소유제 개혁의 시점(試點)으로 지정된 4대 국유기업인 선양공작기계그룹(瀋陽機床集團, 1935년), 북방중공집단(北方重工集團, 1937년), 선양송풍기그룹(瀋陽鼓風機集團, 1934년), 동북제약그룹(東北製藥集團, 1946년)은 모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 1930~40년대에 설립된 중대형 공업기업이며, 앞서 언급한 전형단위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국유기업이라는 점이다. 즉 현재 이들 4대 국유기업은 모두 선양시정부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기업(地方企業)’이지만, 1978년 개혁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모두 중앙정부 관련부문이 소유하고 있던 ‘중앙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이 중앙기업에서 지방기업으로 바뀐 것도 기본적으로는 개혁기 분권화로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증대된 결과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혼합소유제 개혁은 뉴노멀이란 시대적 배경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볼 때 198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정기분리’를 좀 더 심화시킨 것으로 기업 사무에서의 정부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국유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보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기업지배구조의 변화를 통해서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자체가, 앞서 지적한 대로 동북지역의 사회와 경제가 가진 역사적 구조적 성격을 외면하고, 기업을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 경제적 존재로만 보고 있는 중국정부의 태도와 그 한계를 드러내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사회주의 시기 동북지역에서 전형단위제 기업이 국가, 사회, 노동자와 맺은 관계가 단지 기업 내부에서만이 아니라 도시범위로 확대되어 도시레짐에 중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점을 중시하는 ‘노후공업도시’ 개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식도 결여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후공업도시장기지속(longue duree)’ 동북

이 글에서는 2017년 8월 발표된 『지린보고』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정리하고, 그 한계를 지적한 후, 기업경쟁력 약화, 노동자 해고, 인구감소, 도시 GDP 성장률 감소 등 최근 동북현상과 신동북현상을 단지 경제의 문제, 산업정책의 문제로 환원시킬 것이 아니라, ‘전형단위제’와 ‘노후공업도시’ 관점에서 사회주의 시기 동북지역 형성된 사회와 경제의 특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프랑스 역사가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저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역사의 표면과 심층을 나눠서 장기지속(구조: structure)-중기지속(국면: conjuncture)-단기지속(사건: events)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북현상과 신동북현상은 ‘사건’으로, 1950년대부터 형성된 동북지역 사회와 경제의 특징이라는 ‘국면’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심층에는 19세기말~20세기 초부터 시작된 100여년 동북지역의 공업화라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은 ‘국면’에 초점을 맞추고, 그 국면의 특징을 ‘전형단위제’와 ‘노후공업도시’로 규정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동북지역은 19세기말~20세기 초에 비로소 도시화와 공업화가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관내(關內) 지역인 화북(華北), 화동(華東), 화중(華中), 화남(華南), 서남(西南)의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蘇州),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우한(武漢) 등을 비롯한 수많은 도시들이 많게는 2천년 이전에 형성되었고, 주로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의 지위를 유지하다가 19세기 중반 이후에야 비로소 공업화가 진행되었던 것에 비해서, 동북지역은 19세기 말 외부로부터의 이민증가와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에 의해서 비로소 도시화가 시작되었고 동시에 공업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동북지역의 지난 100여년 공업화의 역사는 곧 도시화의 역사였고, 이것은 곧 브로델적인 의미에서의 ‘구조’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지린보고』는 ‘사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배경으로서의 ‘국면’은 물론, 심층적인 ‘구조’의 문제는 더더욱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동북현상과 신동북현상이라는 문제점에 대한 대증적 처방의 의의를 부인할 수 없지만, 앞서 보았듯이 도시화와 공업화가 동시에 시작되어 100년을 넘어선 동북지역 사회와 경제의 복잡한 구조적 문제를 산업정책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시각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자명하다.

향후 지난 100여년 ‘구조’의 도시화와 공업화의 특징을 분석하여, 그러한 특징이 ‘국면’의 특징인 ‘전형단위제’ 및 ‘노후공업도시’와 ‘사건’으로서의 동북현상 및 신동북현상에 미친 영향을 밝혀내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소개

박철현 박사(chparke@hanmail.net)는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관심주제는 중국 사회주의, 동북지역, 도시, 기층 사회, 공장체제, 냉전 정치 경제학 등이다. 대표 논저로는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공저), 다롄연구:초국적 이동과 지배, 교류의 유산을 찾아서(공저) 등이 있다.

 


 

[1]林毅夫, 『吉林省經濟結構轉型昇級報告』(徵求意見稿), 2018

[2]이하의 내용은 다음을 참고: 王紅筎, 「林毅夫團隊 「吉林報告」引發大討論: 東北要不要補輕紡工業短板?」, 『中國經濟論壇』, 2017年35期.

[3]전형단위제 특징은 다음을 참고: 박철현, 「중국 동북 지역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노후공업도시’」, 『역사비평』, 116호, 2016, pp. 131~132.; 田毅鵬 漆思, 『“單位社會”的終結: 東北老工業基地“典型單位制”背景下的社區建設』,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05, pp. 52~62.

[4]156개 중점건설항목 중 약35%에 달하는 54개가 동북삼성인 랴오닝(24개), 헤이룽장(19개), 지린(11개)에 배정되었다. 何一民 周明長, 「156項工程與中國工業城市發展」, 『當代中國史硏究』, 第14卷2期, 2007;張翼鵬, 「1954年蘇聯對華援助15項工業企業項目之緣起問題的再探討」, 『黨史硏究與敎學』, 6期, 2012.

[5]한국 울산 현대자동차공장의 면적은 5km2인데 비해, 창춘시 서남부 교외 농촌지역에 건립된 ‘창춘제1자동차제조창(長春第一汽車製造廠)’은 그 면적이 무려 14km2에 달했고, 그 내부에는 공장과 노동자 주택 및 각종 부대시설들이 밀집해있었다. 中國第一汽車集團公司史志編纂室, 『中國第一汽車集團公司年鑑』, 吉林科技出版社, 2000, p. 252.

[6]톄시구 공인촌과 사회주의 노동자계급 형성에 관한 연구는 다음을 참고: 한지현, 「새로운 중국의 새로운 노동자 만들기」, 박철현 엮음,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 1』, 역사비평사, 2017, pp. 90~113.

[7]중국 국유기업은 중앙기업과 ‘지방기업(地方企業)’으로 나뉘는데, 중앙정부가 소유한 중앙기업에 대해, 지방정부가 소유한 기업은 지방기업이라고 한다. 2017년 12월29일 현재 중앙기업의 숫자는 97개이며, 국무원(國務院: 중앙정부)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有資産監督管理委員會)가 그 실질적 소유권을 행사한다.

 


참고문헌
  • 박철현, 「중국 동북 지역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노후공업도시’」, 『역사비평』, 116호, 2016
  • 한지현, 「새로운 중국의 새로운 노동자 만들기」, 박철현 엮음,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 1』, 역사비평사, 2017
  • 王紅筎, 「林毅夫團隊 「吉林報告」引發大討論: 東北要不要補輕紡工業短板?」, 『中國經濟論壇』, 2017年35期
  • 林毅夫, 『吉林省經濟結構轉型昇級報告』(徵求意見稿), 2018
  • 張翼鵬, 「1954年蘇聯對華援助15項工業企業項目之緣起問題的再探討」, 『黨史硏究與敎學』, 6期, 2012
  • 田毅鵬 漆思, 『“單位社會”的終結: 東北老工業基地“典型單位制”背景下的社區建設』,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05
  • 中國第一汽車集團公司史志編纂室, 『中國第一汽車集團公司年鑑』, 吉林科技出版社, 2000
  • 何一民 周明長, 「156項工程與中國工業城市發展」, 『當代中國史硏究』, 第14卷2期, 2007
  • http://finance.qq.com/original/caijingzhiku/jilin0828.html

*본 기고문은 전문가 개인의 의견으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